● UDI란 무엇인가 = 의료기기 사고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하는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2010년 발암물질이 들어있어 전 세계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프랑스제 유방보형물 사건에서와 같은 의료기기 부작용 등의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인체에 이식하는 등의 고위험군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그 유통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08년 10월, 국가 간 의료기기 규제조화 단체인 GHTF(Global Harmonization Task Force)는 미국, EU 및 일본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이력추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작업반(Work Group)을 결성했다.
작업반에서는 리콜 등의 상황 발생 시 효과적으로 제품을 회수해 판매·시술 후에도 환자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기기 이력추적을 위한 기본 개념인 ‘UDI(Unique Device Identification, 의료기기 고유식별)’가 수립되었다.
UDI란 의료기기를 고유하게 식별할 수 있는 체계를 말한다. 크게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는 의료기기 고유식별코드(Identifier)이고, 둘째는 해당 식별코드를 기계가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바코드(BarCode)이며, 마지막으로 의료기기 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Database)이다.
이러한 세 가지 구성요소를 합하여 UDI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지난 2013년 9월 전 세계 최초로 UDI 규정을 제정, 이를 의무화했기 때문에 미국에 직접 수출하거나, 또는 미국에 유통되는 의료기기를 위탁생산하는 기업은 UDI 시스템 구축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한편, GHTF는 조직 설립목적인 국가별 규제/규정의 국제적“조화(Harmonization)”를 위해 UDI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것에 주력했다. 왜냐하면 각 국가별로 UDI 시스템 표준(또는 규정)이 다르다면, 의료기기제조사는 수출국 규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제조사입장에서는 단순히 비용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각 수출국에 보고해야하는 의료기기 정보의 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복잡해진다. 그래서 2011년 9월, ISO 등의 국제표준을 반영한 UDI Draft Guideline을 발표하며 의료기기 고유식별코드로서 GS1(Gloabal Standards, 상품 및 서비스의 식별코드/바코드 표준화기관)과 같은 국제표준 식별코드의 도입을 권장했다.
또한, 의료기기정보 데이터베이스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Data Set) 표준을 제시했다. 현재 GHTF는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인 IMDRF(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s Forum)으로 전환되었으며, UDI 작업반은 IMDRF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되어 2013년 11월에는 Final UDI Guidance가 제정되었다. IMDRF의UDI Guidance에서 제시하는 UDI 시스템이 사실상 국제 UDI 표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글로벌 및 국내 동향 = IMDRF 차원에서 논의되는 가이드라인은 일반적으로 회원국에서 2년 또는 3년 안에 실제 규정화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IMDRF에 참여하는 회원국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브라질 등 8개국이다.
미국 FDA는 IMDRF의 UDI Guideline을 기반으로 전 세계 최초로 지난 2013년 9월 UDI 규정을 제정, 이를 의무화했다. EU는 IMDRF UDI Guidline를 검토했으며 2013년 EU 차원의 UDI 표준시스템(안)이 제안되었다.
현재 입법절차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실제 법제화와 세부규정 제정 단계가 남아있다. 중국 역시 IMDRF의 회원국으로서 자국 UDI 가이드라인을 제정 중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UDI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지만 다른 국가와 달리 의무사항이 아닌 권장사항이다. 이밖에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적으로 UDI 규정을 제정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다른 국가들에서 시행 또는 준비하고 있는 UDI 규정의 세부 내용과는 조금 다르지만 고위험군 의료기기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의 관련 조항에 따라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지정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1년 이상 인체에 삽입되는 의료기기 등 28종을 지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를 취급하는 제조, 판매 및 임대업자 등으로 하여금 관련 제조·수입현황과 판매·임대현황을 매월 보고하도록 하여 효과적으로 그 유통내역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향후 정부의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는 확대될 전망이다.
● 미 FDA UDI 규정 및 대응방안 = FDA UDI 규정에 따라 ‘14년 9월부터 미국 내 유통되는 모든 의료기기는 등급에 따라 단계적으로 UDI를 적용해야 한다.
특히 올해 9월부터 FDA 기준 2등급(CLASS II) 의료기기 중 임플란트 및 생명유지(life saving & life sustaining) 제품이 UDI 의무화 대상이며, 내년 9월부터는 모든 2등급 의료기기로 확대되므로 관련 의료기기를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제조사는 UDI 규정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적절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먼저 조사(Research)가 필요하다.
FDA는 UDI 웹사이트(http://www.fda.gov/MedicalDevices/DeviceRegulationandGuidance/UniqueDeviceIdentification/)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웹사이트에는 FDA가 정의하는 UDI의 개념에서부터 요구사항, 그리고 교육자료까지 거의 모든 자료가 등재되어 있다.
특히, UDI System, Global UDI Database, Direct Marking의 3가지 Guidance와 자주하는 문의/답변(FAQ)자료는 필히 숙지해야 한다. 또한 FDA가 발행하는 UDI 최신뉴스를 받아볼 수 있는 이메일을 등록할 수 있는데, 사내 UDI 담당자는 자신의 이메일을 반드시 등록하여 관련 업데이트 사항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다음으로 상호기능팀 조직(Cross Functional Effort) 및 실행(Implementation)이다.
UDI 규정에 대한 사전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다음은 실제 대응하기 협업팀을 구성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허가, 생산, 품질 및 정보시스템 등 사내 여러 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UDI 개요 부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UDI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요구사항(requirements)을 충족해야 하는데, 우선 UDI 식별코드를 생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UDI 코드는 기본포장(base package)에서부터 상위포장(higher levels of packages) 모두에 개별로 부여한다. 예를 들면, 주사기 1개 단위 포장에 UDI 코드를 부여하고, 2개, 3개 혹은 5개들이 단위로 포장이 된다면 각각의 포장단위에 새로운 UDI 코드를 생성해야 한다. 이러한 코드 부여 및 관리업무는 사내 마스터데이터(master data)를 관리하는 정보시스템 부서와 관계가 깊을 것이다.
이어 UDI 코드를 바코드로 이미지화하여 의료기기에 라벨작업(labeling)을 해야 한다. 기존에 설치된 라벨프린터가 있다면, FDA의 UDI 라벨 규정에 따라 라벨을 출력할 수 있도록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라벨링 기기의 벤더가 UDI 규정 및 관련 국제표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즉, 라벨상 출력되는 UDI 바코드가 FDA UDI 표준에 맞게 출력되는지 검증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산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이 과정은 품질담당자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FDA에서 운영하는 GUDID(Global UDI Database) 데이터베이스에 개별 의료기기의 UDI 코드, 회사정보, 주소, 유의사항 등의 정보를 전송해야 한다. 현재 하나의 UDI 코드당 50가지가 넘는 데이터 항목을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를 작성, 검증하고 관리하는 담당자가 지정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FDA GUDID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는데, 웹 인터페이스(Web Interface) 방식과HL7 SPL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FDA GUDID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의료기기정보를 직접 입력하여 전송하는 방식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의료기기의 종류가 많지 않을 경우에 유용하다. 후자의 경우는 수출 의료기기의 종류가 많아 직접입력 등의 수동적인 데이터 전송이 어려울 경우에 사용하는 방법인데, 즉, 전자문서교환 방식이다.
● 시사점 = FDA의 UDI 규정이 시행된 지 거의 1년이 지났다. 3등급(CLASS III) 의료기기의 경우 지난 해9월부터 이미 적용 대상이었다. 당연히 시행 초기단계부터 많은 이슈사항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면, 의료기기 브랜드 오너와 OEM 생산자 관계에서 UDI 적용 주체는 누구인지부터, 주문 수량에 따라 달리 내부 구성물이 변경되는 포장단위가 UDI 적용 대상인지 등 FDA UDI 가이드라인에서 명확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은 이슈가 제기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발생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방법을 명확히 제시하는 규정 또는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의료기기제조사는 FDA의 UDI 제도운영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수시로 보완되는 FDA UDI규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응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표준팀은 의료기기산업 협단체 등과 협력하여 ‘美FDA 의료기기 UDI 규정 대응방안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 현재 5차까지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매번 주제를 보강하여 개최 중이다. 또한 UDI 규정 전반에 대한 업계 이해를 제고하고 있다. 차기 세미나는 11월 20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승륜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 국제표준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