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라이더는 프리만 리골라와 등을 기대고 서서 자신들을 포위한 다이안의 무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가 밥을 굶은지 삼일이야…… 품속의 육포와 콩가루로 잠깐 배를 채우기는 하였으나 많이 부족한 양이었지.”
리골라의 말에 프리만은 쓴웃음을 뱉어냈다.
"그래서 죽기 전에 밥상이라도 차려달랄까, 저놈들에게??”
곧 리골라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니, 어서 해치우고 저자들이 가지고 있는 양식 좀 빼 먹자고…… 자 서두르세!!”
순간 리골라의 손에서는 순식간에 작은 수리검들이 날라갔고 일순간 세명의 다이안들이 얼굴에 수리검을 맞으며 쓰러졌다. 그리고 어느새 리골라는 다이안들 가까이
파고들어 한 손에는 갈고리, 한 손에는 단도를 들고 갈고리로 적을 쓰러트린 뒤 단도로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속도로 수리검을 던졌고 단검은 춤을 추듯 휘둘러지고 있었다.
"자식……다음부터 삼일씩 굶긴 후 전투에 내보내야 겠군”
프리만의 놀랍다는 듯 말하고는 급히 창을 들고 뛰쳐나갔고 라이더 역시 웃음을 짓고는 다이안들에게 뛰어들었다. 곧 치열한 전투는 전개되었고 수십명이던 다이안들은 점차 라이더 일행 셋의 공격에 무너져 가고 있었다.
"겨우 이게 다이안 전사들의 실력이란 말이냐~~!!”
라이더는 전력을 다해 싸우며 외쳤고 어떻게든 파야 일행이 붙들려간 계단으로의 길을 뚫고자 하였다. 그러나 다이안들도 필사적으로 그 길은 막고 있었다.
한편 아이욜은 구석에 몸을 피해 벽에 기대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쉬라가 던져 놓았던 다른 또 하나의 자갈에 가 있었다.
"젠장…… 저것이 또 하나 있었군……”
곧 그 자갈에서는 아까와 같이 하얀 연기들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점차
뭉개뭉개 피어 올라왔다.
"이런…… 저것을 막을 힘이 없군, 큰일이야. 아까의 샐러맨더 역시 겨우 잡았는데”
그 순간 자갈에서 나오던 연기는 사라지고 곧 푸른 빛의 링이 생겨나 주위로 서서히
퍼져나갔다.
"저것은 소환의 문이다. 곧 무언가가 소환되어 올 것이다.”
아이욜은 벽에 기대어 몸을 일으켜 보았다. 어느새 그 소환의 문을 통해 커다란 석상이 하나 그 모습을 들어내고 있었다. 그것은 아까 라이더 일행을 쫓았던 스태튜의 거대한 모습이었다.
"크오~~~~”
곧 스태튜는 그 모습을 전부 들어내고 크게 포효하였고 싸우고 있는 무리들을 내려다 보았다. 어느새 다이안과 라이더 일행들은 놀라는 눈으로 스태튜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갈수록 태산이군!!”
프리만은 라이더와 리골라의 손을 잡고 은밀히 뒤로 물러났고 순간 스태튜의 그 큰
석검이 공중을 갈랐다. 그러자 일순간 방심하고 있던 다이안 수명의 몸이 뭉개지며
날아가 버렸다.
"쿠오~~~”
스태튜는 연이어 검을 날리고 발로 다이안들을 공격해 왔고 곧 다이안들은 혼비백산
하여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미 수십의 다이안들이 스태튜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뭉개지거나 찌그러지며 죽어나가고 있었다.
"아군관 적군의 구별이 없어, 단지 움직이면 죽이는 거야!!”
프리만은 다시 라이더와 리골라를 데리고 어두운 기둥 뒤로 숨었고 마치 하나의 작은 석상마냥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고 스태튜를 응시하였다. 어느새 다이안들은 도망치던지 죽어 그 주위에는 한명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스태튜는 새로운 공격
대상을 찾아 계속 주위를 돌며 산자가 있는지를 살피고 있었다.
프리만은 낮게 중얼거렸다.
"절대 큰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지 말게.”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 파야라는 여인이 붙잡혀 갔고 우리는 그
힘을 가진 사내를 다이안들 보다 먼저 찾아야해”
"쉿!!”
어느새 스태튜는 라이더일행이 숨은 기둥 근처로 와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곧 일행들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들이 드리워졌다. 순간 그 주위는 적막한 침묵이 흘러갔다. 그때 리골라가 고개를 설래 설래 흔들었다.
"안돼…… 에, 에에취~~이!!!”
"!!”
"!!”
순간 일행들의 얼굴들은 굳어져 갔고 일행들 곁을 지나 복도를 걷던 스태튜는 다시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하여간, 멸시를 당할 행동만 골라서 하는군!!”
프리만은 리골라를 노려본 뒤 급히 창을 꼬옥 쥐었다. 어느새 스태튜는 신경질 적으로 검을 휘두르며 기둥들을 부수어 버리고 있었다.
"뛰어!!”
곧 일행들은 뛰며 기둥의 그늘을 벗어 나왔고 그 순간 그들이 서 있던 기둥들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스태튜는 그들을 발견하였다.
"나는 수왕국의 자랑스러운 기사다!! 더 이상 도망가지 않겠어!!”
라이더는 검을 들고 스태튜를 노려보았고 리골라는 오금이 저린 듯 혼자 중얼거렸다.
"공격할 눈도 없고, 저 석상에 우리들 무기가 들어갈 리도 없잖아!!”
그러나 이미 구석으로 몰린 라이더 일행들은 필사의 각오로 각자의 무기들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스태튜는 천천히 거대한 검을 위로 높이 치켜 들어다. 곧 그 검이 바닥을 내리치면 셋 중 누군가는 뭉개져 죽어버릴 듯 하였다.
“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들에게는 공포의 그림자들이 찾아 들었고 무기들을 쥔 손에서는 땀이 가득 베어져 나왔다. 그때 어디 선가 낮은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낮게 들려오던 그 소리는 점차 분명하고 선명하게 들려왔다.
곧 스태튜는 검을 살짝 내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저 복도 끝에 한 사내가
서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는 활에 화살을 재고 조용히 휘파람을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휘파람 소리가 멎으며 화살이 날아와 그것은 스태튜의 가슴에 박혀
버렸다. 일반 화살보다 두배는 큰 그 화살은 스태튜의 몸에 박히자 하얀 연기를 내뿜기 시작하였다.
"쿠오오~~~”
곧 스태퓨는 괴로운 듯 몸을 비틀었고 성난 눈으로 그 사내를 노려보았다. 곧 사내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는…… 마론이었다.
아이욜이 죽은 줄 알았던 마론의 육체에 아직 영혼이 남아 있는 것을 알고는 그의 생명을 다시 재생시켜 줬던 것이었는데, 그는 상처가 치유되자 파야 일행을 찾아 다시
붉은 숲으로 들어갔던 것이었다. 그리고 파야 일행이 납치된 흔적을 발견하고 급히
라이더 일행의 뒤를 쫓아온 것이었다.
곧 마론은 다시 하나의 커다란 화살을 스태튜에게 날렸고 그것 역시 스태튜의 가슴에 가서 박혔다.
"대단하군…… 엄청난 힘이야, 아무나 스태튜의 몸을 뚫을 수 있는 것이 아닌데……
그리고 저 화살은 인간들이 쓰는 보통의 화살이 아냐. 요정족의 마법사들이 심혈을
기우려 하나하나 제작한 특수한 화살들이지.”
프리만은 감탄사를 뱉어내고는 급히 일행들과 스태튜의 뒤를 돌아 안전한 곳으로 나와 섰다.
이미 스태튜는 성난 얼굴로 마론을 향해 느리게 걸어가고 있었다.
"쿠오~~~!!”
곧 마론은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 파란 마법의 가루를 바닥에 뿌렸다. 곧 그 가루들은
큰 원을 그리며 바닥에 흩어져 버렸고 마론은 활을 뒤로 매고는 앞이 둥글고 커다란
검을 뽑아 들었다.
"간다!!”
순간 마론은 거대한 스태튜를 향해 내달려 갔고 스태튜는 기다렸다는 듯이 거대한
검을 날려왔다. 곧 마론은 몸을 바닥에 붙이듯 눕혀 스태튜의 검을 피하고는 재빠르게 스태튜 발꿈치고 다가갔다. 그리고 어느새 자주색 빛을 분출해 내는 자신의 검을
스태튜의 발등에 찔러버렸다. 그러자 박혀버린 검 주위로 하얀 연기들이 새어 나오며 스태튜발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발 하나가 부숴져 버렸다.
"카아~~~”
스태튜는 곧 무너지듯 주저 앉았고 어느새 그의 몸은 마론이 바닥에 뿌려놓은 파란
마법의 가루 중간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자 그 순간 마법의 가루들이 빛을 내더니 스태튜의 몸을 감싸 갔고 땅속으로부터 이상한 음성들이 들리며 스태튜의 몸이 서서히
땅속으로 스며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사진이군…… 죽음의 늪이라고도 하지…… 저 가루도 최고의 요정족들이나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다.”
프리만은 다시금 감탄하는 표정이 되어가고있었다. 그리고 그사이 스태튜는 조용히
그 사진이라는 마법의 늪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끝났어……”
다시 한번 안도의 숨을 내쉰 일행들은 급히 마론에게 달려가 보았다. 곧 마론은 눈인사로 라이더 일행에게 인사를 대신하고는 급히 물어갔다.
"나의 일행들은?”
곧 라이더는 계단을 가리켰다.
"저위요.”
마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단숨에 그곳을 향해 뛰기 시작하였다.
"아~!! 당신들의 친구는 저기 오고 있소!!”
곧 라이더일행들은 마론이 가리킨 복도 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스토어웜이 뱀처럼 기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스토어웜은 부상이 다 낳지 않았던 마론을 보살피기 위해 아이욜이 마론에게 딸려 보냈던 것이었다.
"저것도 죽지않고 살아 있었군”
라이더 일행들은 비교적 반가운 표정들을 해보이고 있었다. 한편 마론은 계단을 오르기 전 아이욜에게 호리병 하나를 던져 주었다.
"신들이 마신다는 넥타르라는 술이요!!”
"넥타르……?”
아이욜은 곧 그 호리병을 응시하였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 보통의 인간은 아니군”
어느새 마론은 그 높은 계단을 뛰어 오르고 있었고 스토어웜과 만난 라이더 일행들도 급히 아이욜에게 다가왔다. 라이더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하였다.
"우리도 가보겠습니다. 혼자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래…… 신이 너희와 함께 해 주실 것이다.”
"예”
곧 라이더 일행은 아이욜을 남기고 가는 아쉬움을 담고는 스토어웜과 함께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 뒤에서 아이욜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태초의 방은 최초의 인류가 태어난 곳이다. 또한 다이손의 선택된 생명 카시스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인간에게 있어 신이 내려주신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은 방이다. 전 인류의 자궁…… 지금 그곳에서 사악한 주문이 외워지고 피가 터지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렇게 신성한 자궁은 더럽혀지고 병들어 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인류의 멸종과 연결되어 질지도 모르는 일… 그리고 그 파급의 역효과는 중간계 전 생명들 까지 위협할 것이다. 이제 이 대륙의 운명은 저 젊은 생명들에게 달렸다……신이시여, 당신이 비프로스트이건 다이손이건, 저들만은 지켜주어야 합니다.”
곧 아이욜은 온몸의 기력이 전부 쇄하여 짐을 느끼며 스르륵 눈을 감아버렸다. 라이더를 따라 길을 나서고부터 그의 몸은 마법 하나하나와 함께 약해지고 병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생명 에너지는 바닥을 들어내 버린 것이었다. 곧
고대도시의 오래 묵었던 공기들이 조용히 아이욜 주위에서 맴돌다 사라져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