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나우 (클리앙)
2024-05-04 03:58:18 수정일 : 2024-05-04 04:14:30
민 씨의 기자회견은 '파격'적이라 불편했던 것이 아닙니다.
욕을 하든 스탠딩 코미디를 하든 오열을 하든 그건 다 그 사람 표현 방식입니다.
격에 맞냐 아니냐 따질 수 있겠지만, 본질은 격이 아니라 메세지고요.
저는 이 분이 래퍼로 불리든 래이퍼로 불리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딱 하나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다른 아이돌을 무차별 거론한 대목이죠.
이 분 진지하게 평소에 사쿠라 욕하는 글 쓰고 다닌 거 아닌지 확인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을 정도임.
거의 살의가 느껴지는 목청으로 사쿠라를 외치며 울부 짖더군요.
어른들 싸움은 어른들 끼리 해야지 왜 애들을 끌어 들입니까.
자기도 애들이 무슨 죄가 있냐고 했잖아요.
기자회견 이후로 르세라핌 멤버들 개인 인스타까지 악플에 유린 당하고 있고
아일릿은 공계는 물론 지코랑 챌린지한 영상까지 따돌림을 종용하는 손가락질이 난무합니다.
이건 잘못된 거에요. 이래서는 안 되는 거에요.
나 살자고 남을 죽이고,
내 새끼들 살리자고 남의 새끼 짓밟는 게 어떻게 용납이 됩니까.
만약 민희진 씨가 기자회견이 아니라 두번째 입장문을 써서 같은 얘길 했다면
반응이 완전히 달랐을 겁니다. 첫 입장문이 역풍만 불렀던 것처럼요.
그런데 지금은 왜 반응이 바꼈을 까요?
주장하는 바가 달라졌기 때문일까요?
민희진이의 입장문과 기자회견은 거의 논조가 다른 게 없습니다.
좀 더 장황해졌고 좀 더 표독해진 정도의 차이죠.
그걸 육성으로, 얼굴을 까고, 모노 드라마를 수행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민희진이의 입장에 정서적으로 넘어 간 상태입니다.
다르게는, '남의 새끼'를 욕하고 대갈통을 후리는 그 과격한 퍼포먼스가 정서적 쾌락을 줬다는 겁니다.
왜? '도파민'의 시대니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특혜의 수혜자 보다는 피해자에 감정 이입하고 사니까요.
그게 맞든 틀리든 그렇게 해야 자신을 방어할 수 있고 남을 비난하기 유리하거든요.
악역이 있어야 선역이 있는데, 민 씨는 자기 반도 안 산 아이들을 악역으로 몰고 가며 선역을 점거한 겁니다.
선과 악의 상투적 이야기일수록 솔깃한 법이고
악을 향해 침을 뱉으며 쾌감을 얻을 수 있는 명분을 위해 선이 필요한 거죠.
민희진의 퍼포먼스가 '파격'이었다고들 합니다.
그랬겠죠.
격식에는 존재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고루한 선비 놀음이 아니라 남을 해칠 수 있고 사람들 생각을 왜곡할 수 있는 음험한 충동을 담아두기 위해 필요한 그릇이
품격과 의식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일들, 공공연히 용납 돼서는 안 되는 말들이 열광을 부르고 박수 갈채를 받으며 합리화 되고 있습니다.
이건 곧 이 세상의 양식과 상식의 작은 일각이라도 하한선이 철거 돼 버린 사태입니다.
그런데 언론들은, 자칭 공중파 기자란 인간들이 기자회견의 '격식'을 깨트렸다는 이유 만으로
"이 기자회견을 기준으로 세대가 갈릴 것이다" "민며들었습니다" "맞다이로 들어와, 올 해의 명언!" 이딴 소리나 뱉으며 경마장 식 리액션이나 갖다 바치고 있어요.
공적인 말에 대한 비판 의식과 폭력에 대한 감수성은 온 데 간 데도 없음.
이게 지금 2024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자기 억울함을 풀기 위해선 남을 억울하게 만드는 걸 서슴지 않고, 거악에 맞선답시고 휘두르는 발길질에 채이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권선은 온 데 간 데 없고 뒤틀린 징벌의 방식으로만 작동하는 우리 사회 정의 관념이 낳은 사회 심리학적 사이코 드라마임.
그게 민 씨의 기자회견이었어요.
"나 살자고 남을 죽이고,
내 새끼들 살리자고 남의 새끼 짓밟는 게 어떻게 용납이 됩니까."
그게 용납이 되는 사람들이 이 땅에 넘쳐 나는 겁니다.
cina (클리앙)님 글 2024-05-04 00:33:46
민희진씨 기자회견 자체가 불편합니다
세상 어느 대표가 "나 불편해요" 라고 랩하는 기자회견을 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준비된 멘트나 혹은 준비된 내용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해도 되는지 조차도 모르겠습니다.)을 기자회견이라고 내뱉으면서 사회생활 및 기자회견 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해 이견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표현을 강요하는 기자회견이 기자회견이라고 할 수 있는지 조차도 너무 무례하단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당함을 알리는거야 알릴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민희진씨야 뉴진스 외 자신이 대표라는 것을 차치하면 기자회견에서 저렇게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바꿔말하면 자신이 뉴진스와 어도어의 대표라는 2가지 사실에 대해 이용하고 있는 것에 가까운데
뉴진스의 메이킹은 프로듀서의 자신의 업적이었다 하더라도 어도어의 대표라는 지위를 이용해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 자체만으로도
하이브를 대주주로 둔 이해관계를 가진 어도어와 어도어의 대표로써 자유롭진 못하단 생각이 듭니다.
최근의 트렌드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지만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과 책임을 벗어던지는건 너무 다릅니다.
프로듀서와 대표로써의 자신의 책임은 등한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을때 어도어 직원 및 하이브 담당 직원들의 생각은 어땠을지가 더 궁금하네요.
뭐 그렇다고 현재 상황상 하이브가 잘했단 이야기는 아니지만 잘잘못을 떠나서 1:N으로 민희진씨:하이브 형태로만 보이는 것도 좀 답답하단 생각이 드네요.
뉴진스와 무관하게 저 발언으로 생계가 딸린 사람들은 사람도 아닌가...
첫댓글 댓글 중---
페이퍼백
동의합니다. 기자회견 사쿠라 언급할 때의 그 적의라니... 저도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몽우기
@페이퍼백님 기자회견을 본 건지 심히 의심이 갈 정도인데요. 기자회견 그 어느 순간에도 사쿠라 언급할 때 적의를 드러낸게 있나요? 아일릿 사쿠라 이야기할 때도 잘못은 어른에게 있다고 했고, 그걸 본 사람 중에 아일릿이랑 사쿠라를 욕하는 주변 사람들은 본 적도 없는데 이런게 바로 물타기 아닙니까?
그리고 민희진의 입장문과 기자회견이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무슨 말도 안되는 주장인건지.. 왜 많은 사람들이 민희진의기자회견에 공감했고 왜 여론이 바뀌었는 지 이해하려는 시도부터 해보시길. 기자회견 한다고 다 동조하지 않습니다.
겨울엔붕어빵
저도 이 사태에 바라는게 하나 있다면 어떻게 결론이 나던간에 민희진씨가 하이브 경영진 외 언급된 다른 분들에게는 꼭 사과했으면 좋겠습니다.
NoaeC
돈에 관심 없다는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는걸 실제로 보여줬다고 봅니다. 보면서 와 욕 잘하네. 근데 개저씨니 뭐니 하는게 불편한게 아니라 딱 여성들을 지편으로 만들어서 여론 조성 하겠다 하는게 보였어요. 그게 너무 싫더군요. 문제가 있으면 서류 까고 하면 될 일인데 감정의 영역으로 끌고들어가면 그건 그냥 싸우자란 얘기밖에 안되거든요. 결국엔 모두가 피해가 갈거 같은데 안타깝습니다.
판디
그 기자회견은 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고 그 분의 태도는 자기 자신 외에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클리앙)담쟁e넝쿨
민희진 풋옵션 권리 행사는 내년부터 가능하고 해임하면 하이브가 헐값에 회수 가능해서 하이브가 절대 유리한 상황이죠
저같으면 회사가 아무리 드러워도 지분 팔수 있을때까지 최대한 억누르고 회사에 협조했을거 같은데 왜 이렇게 회사에 덤벼서 전부 날렸을까요? 저는 이점이 궁금하더라구요
사실 이런 가정도 가능하잖아요
하이브가 지분 약속으로 민희진을 데려왔고 결과적으로 성공했지만 이제보니 지분가치가 수백억이 아니라 수천억이 되어서 돈을 주기 아까워졌다 그리고 이정도 금액은 민희진이 직접 엔터사 차리고 하이브 경쟁사가 될수있다
그래서 돈을 안주기로 생각을 바꿨다면 하이브 입장에서는 무슨 명분을 만들어서도 올해 민희진을 해임시켜야 되는게 아닌가 명분이 배임이든 횡령이든 하다못해 법인카드 부정사용이든 어떻게든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그리고 민희진이 어떤 액션을 취했어도 이 상황은 피할수 없는게 아닌가 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