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신문♤시가 있는 공간] 담배의 사랑 / 박완규
담배의 사랑
박완규
사람들은 불타는 나를 좋아한다
나와 한 번 인연을 맺어 친해지고
익숙해지면 이별을 힘들어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돈으로
내 몸을 산다
호주머니가 가난한 이들도 나를
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위해 기꺼이
내 몸을 사른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가
타고나면 미련 없이 버린다
손가락 끝으로 툭 처 버리거나
뭉개 버리고,
길바닥에 던지고 나서 내 몸에
가래침까지 뱉어 놓고
발끝으로 비비기도 한다
나는 사창가의 여인처럼
돈에 팔려 일회용 사랑을 나누고
타다 남아 작아진 몸이 되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을 걸 알면서
나의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모르면서
내 몸을 사른다
(박완규 시집, 『거짓말의 무게』 86쪽, 시산맥서정시선, 2020)
[작가소개]
박완규 《한맥문학》 등단, 김포문학상 대상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김포문인협회감사 역임, 시집 『거짓말의 무게』.
[시향]
박완규 시인의 삶에 대한 시선은 자아를 깨치는 통찰력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인은 시대의 선구자적인 시인으로 투명하고 진솔한 시를 통하여 큰 울림을 선사한다.
“담배의 사랑”,은 담배의 연민을 절절하게 노래한다. 가히 떼어버리기 쉽지 않은 사랑이다. 그러니 애당초 근접조차 하지 말고 명심해서 조심해야겠다.
사람들은 불타는 나를 좋아한다. 나와 한번 인연을 맺어 친해지고 익숙해지면 이별을 힘들어 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돈으로 내 몸을 산다. 호주머니가 가난한 이들도 나를 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위해 기꺼이 내 몸을 사른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가 타고나면 미련 없이 버린다. 손가락 끝으로 툭 처 버리거나 뭉개버리고, 길바닥에 던지고 나서 내 몸에 가래침까지 뱉어 놓고 발끝으로 비비기도 한다.
나는 사창가의 여인처럼 돈에 팔려 일회용 사랑을 나누고 타다 남은 작아진 몸이 되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을 걸 알면서 나의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모르면서 내 몸을 사른다.
아래와 같이 학생들이 지은 금연표어를 올려본다.
- 흡연하면 저승 로또, 금연하면 건강 로또
- 흡연은 늦을수록 좋지만, 금연은 빠를수록 좋다
- 우리 건강 학교 건강, 금연하자 약속하자
- 우리 가족이 아파요, 최고의 처방전은 금연
새봄 새 학기를 맞이하여 금연을 결심하고 실천에 옮겨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싶다.
심상숙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