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구속하고 불법파견 비정규직을 즉각 정규직화하라!
어제(16일) 오후 3시경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 천막 농성장 앞에서 사내하청분회 조직부장이자 진보신당 광주시당의 당원인 김학종 씨(37세)가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했다. 분신 뒤 3도의 중화상을 입은 김학종 당원은 전남대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건강상태가 심각해 현재에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받고 있다.
기아차 사내하청분회는 2012년 2월부터 1년이 넘도록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해왔고, 지난 2월부터 58일째 기아차의 신규채용에 반대하며 2공장안에서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었다. 진보신당 광주시당 또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아차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헌신적으로 연대해왔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대법원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판결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을 이행하지 않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기아차 광주공장의 증설에 따른 정규직 추가 채용에서도 “사내하청의 정규직 전환”이 아닌 “신규 채용”계획을 수립했다.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깊이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세 자녀를 둔 김학종 당원은 자신의 몸에 붙은 불이 꺼지는 순간까지 “내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러줄 수 없다”, “비정규직 철폐”를 절절하게 외쳤다. 1970년의 전태일 열사가 최소한 법적으로 정해진 노동자의 권리만큼은 지키라며 분신했던 것처럼, 김학종 당원도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이행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것이다.
불과 몇 달 전의 대선에서 거의 모든 정치세력이 경제민주화니, 비정규직 문제해결 등을 떠들어댔지만, 대선이 끝난 뒤에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정치세력은 극히 미미한 현실이다. 박근혜 정부는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6개월이 넘도록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 쌍용차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일에는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재벌과 대기업의 불법에는 관대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혹독한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박근혜 정부야말로 범법자 정몽구 회장을 비호하는 배후세력이다.
한편 보수 언론은 대기업 노조의 ‘정규직 자녀 가산점제도’가 이번 사건의 본질인양 왜곡보도하고 있다. 기아차 사내하청 분회는 신규채용에 앞서서 불법파견 정규직화부터 이행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다. 인원 채용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불법으로 양산되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우선일 것이다. 사내하청노동자들을 공개 모집된 응시자들처럼 신규채용의 대상으로 삼아 선발한다는 기아차 광주공장의 방침은 불법파견 문제를 피해가려는 기만행위다.
박근혜 정부는 김학종 당원을 분신에 이르게 한 정몽구 회장을 즉각 구속해야 한다. 기아차는 기만적인 신규채용에 앞서서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먼저 이행해야 한다. 기아차 노조는 인원채용에 있어서 사회적 약자(사내하청, 협력업체, 장애인, 여성 등)에 대한 채용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노사 협상에 나서 주기를 당부한다.
김학종 당원이 쾌유해서 동지들의 곁으로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3년 4월 17일
진보신당 광주광역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