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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Vers Le Soleil(1970) by Joan Miro
철학을 합네다 하고 젠체하는 자들이 오랫동안 간직해 왔던 寶刀로서 이성이나 오성이 있다. 무엇이나 그것으로 자르려고 한다. 그렇지 않은, 감성이나 욕구나 느낌이나 직감등의 말은 천덕꾸러기의 말들이었다. 그러나 감성이 동반되지 않는 이성적, 혹은 오성적 작용의 가능성이 의문시되기 시작했으며, 새삼 감성의 무게가 실리는 주장들이 적지 않다. 특히 행위에 관한 판단 내지는 선택에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곳은 이성이기 보다는 그 순간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선택한 이것이 과연 합당한가를 결정하는데 중심적인 판단은 오성적 판단이기 보다는 감성적 직감이라할 수 있다. 부끄럼없는, 나를 속이지 않는다는 그런 느낌이 중심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성적 혹은 이성적 사고작용의 과정을 완전히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판단내용에 관한 경험적 확인이나, 논리적 추리과정을 거침이 없을 때는 그냥 막연한 짐작이요, 어림잡기나 단순한 추측에 지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선택과 판단이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고 그것의 모범답안이 준비되어 있지도 않은 것이다. 판단과 선택과 직감을 바람직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인간적 성숙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숙이란 더 난해한 단어가 나오고 말았지만, 어떻든 인간이 되어야 그에게 판단자로서의 권위와 자리를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판단을 曰可曰否할 자격이 다른 사람에게 있지는 않다. 바로 그가 자신의 생각과 행위의 판단자이어야 하고 그가 의존해야할 궁극적 審判廷이 느낌의 자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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