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말 그대로 주님의 탄생 예고를 기념하는 날이다.
예전에는 ‘성모 영보 대축일’이라고 하였는데, ‘영보’(領報)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셨다는 소식을 천사에게서 들으셨다는 뜻이다.
본디 이 대축일은 '3월 25일’로 예수님께서도 여느 사람처럼
성모님의 태중에 아홉 달을 계셨다고 믿어
주님 성탄 대축일에서 아홉 달을 거슬러 계산한 것이다.
올해는 "이 대축일이 성주간에 오면 부활 제2주일 다음 월요일로 옮겨 지낸다.”라는
『로마 미사 경본』의 지침에 따라 오늘 지낸다.
“은총이 가득하신 이여, 기뻐하여라.” 가브리엘 천사는 이렇게 인사한다.
기쁨의 이유가 은총이라는 말씀이다.
아무것도 모르셨던 마리아께서는 순명을 약속하신다.
주님의 이끄심을 믿으신 것이다(복음).
이천 년 전,
이스라엘에서 처녀의 임신은 죽음을 각오한 행위입니다.
설령 죽지 않는다고 해도 마리아는 이제 처녀 엄마로서
미혼모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자렛 동네 사람들은 끝없이 눈총을 줄 것입니다.
아낙네들의 입방아는 참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하느님에 대한 신뢰로
이 모든 어려움과 시련을 견뎌 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말씀이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믿음을 고백합니다.
믿음은 다른 사람들이 주는 상처와 모욕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합니다.
믿음은 위험이나 고통 한가운데에 있을 때에도
잘 버틸 수 있게 해 줍니다.
믿음의 바탕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자식을 위해서는 어떤 십자가도 받아들이려 합니다.
오히려 그런 희생을 기쁨으로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어머니는 은총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자식의 십자가를 안고 가면서도 그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는 분이 어머니입니다.
그러기에 모든 자녀는 힘들고 괴로울 때 어머니를 먼저 떠올립니다.
자신을 대신해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러한 ‘어머니의 길’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천사는 장황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라고만 답합니다.
그러고는 노년에 아기를 가진 ‘엘리사벳’의 이야기를 합니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에는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이끄심과 깨달음이 답일 뿐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분의 이끄심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마리아께서도 선뜻 답하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역시 그렇게 답하며 살아야 합니다.
‘내 뜻’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들 앞에서 그렇게 받아들이며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머니의 평화를 만납니다.
나자렛
주님 탄생 예고 대성당(Basilica)
성모영보 동굴 및 1층 성당
성모 영보 기념 대 성당은 마리아의 집터였다고 하는 곳에
1960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969년에 완성된 것인데,
그 자리에 세워진 다섯 번째 교회이다.
5세기 초에 성모 영보가 있었던 동굴 위에 작은 경당이 세워졌으나,
614년에 페르시아 군인들에게 파괴되었다.
그 후 십자군 시대에 큰 규모의 성전이 지어졌으나
다시 1263년에 이슬람들에 의해 파고 되었고,
1632년, 1730년, 1877년, 1969년에 성전이 지어지지만 지진과 전쟁등으로 파괴 되었으며
현재의 성모영보 대성전은 1969년 3월 24일 가로데(Garrone) 추기경에 의해 축성 되었다.
670년의 순례기록에는 “이 성전이 세워진 곳은 마리아가 거처했던 곳으로서
주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린 곳이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전통에 의해서 동굴 안에 위치한 중앙 제대에는 라틴어로
“VERBUM CARO HIC FACTUM EST”라고 쓰여 있는데
“이곳에서 말씀이 육이 되셨다”는 뜻이다.
성모영보 대성당 2층성당
성모영보 대성당의 2층 성당은
나자렛의 본당 신자들의 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본당 성당으로 이용되고 있다.
1층에 있는 성모영보 동굴을 볼 수 있도록 설계 되었고,
지붕의 둥근 천장은 성모님을 상징하는 꽃인 백합꽃 모양으로 설계 되었다.
성당 정면의 모자이크는 이태리 작가 살바또레 피우메(Salvatore Fiume)가
가톨릭 교회의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부터
1964년 성지를 방문한 바오로 6세까지의 교황들을 작품화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