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여대생의 통일인식에 관한 연구(2022.6.2.)
-다큐 남북미생을 중심으로_엄현숙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이 연구의 목적은 동일한 연령대에 있는 두 집단 속 여대생을 대상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 차이 및 사회적 범주에서 그들 자신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는데 있다. 이 연구는 기존의 연구가 세대, 또는 집단을 중심으로 한 정량적 평가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반하여 개인이 통일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정성적 평가에 초점을 맞춘다. 남북한 모두 20대의 통일인식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나, 다음의 경우 다름이 확인된다. 그것은 첫째로, 남한의 경우 20대의 통일인식은 40대~60대보다 항상 낮았다. 둘째로, 북한의 20대 통일인식은 40~60대 보다 항상 낮은 것은 아니며 20대의 통일인식은 남한보다 북한이 36.2p높다.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은 우선, 두 여대생은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스스로를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또한, 두 여대상과 부모의 관계는 남한 갈등을, 북한은 공감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인식된 사회 정체성은 불안정성이 높을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은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에 허선경을 통해 드러난 통일에 대한 무관심은 남한 내 20대의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주제어: 통일 인식, 북한 주민, 사회 정체성 이론, 남북한 여대생, 질적 연구
Ⅰ 서론
본 연구는 동일한 연령대에 있는 두 집단(남북한) 속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다큐를 중심으로 남북한 통일에 대한 기성세대와의 인식 차이 및 사회적 범주에서 그들 자신에 대한 인식을 알아볼 것이다.
개인의 주관이 공적이고 집단적인 맥락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일이 질적 연구이 중요한 과제이다.
다큐 남북 미생은 다를 수밖에 없는 두 공간에 사는 두 사람을 통해 남한과 북한의 다른 듯 비슷한,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표1 남북한 두 여대생의 인구 사회학적 특징)
구분 | 허선경 | 방계영 |
지역 | 남한 | 북한 |
부모의 사회적 지위 | 의사(개인병원) | 의사(종합병원) |
형제 유무 | 자매 | 남매 |
거주 형태 | 서울 자취 | 평양 거주 |
학업 후 | 아르바이트 취미 활동 | 공부 취미활동 |
꿈 | 자살하지 않고 암에 걸리지 않는 것 | 훌륭한 성악가 |
출처: 저자 작성
Ⅱ 이론적 배경
1 사회 정체성 이론
사회 정체성 이론은 집단 구성원들이 긍정적인 사회 정체성을 얻기 위해 그들 자신을 그룹의 일부로 이해하고 다른 집단과 차별화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Coleman A. Baker, 2012:130) 사회 정체성 이론은 집단 내부와 집단 사이의 역학 관계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사회적 정체성 형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된다.
사회 정체성 연구는 미시 현상과 거시 현상을 통합하고 연결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명진, 2017:6)
2 남북한 20대의 통일인식 비교
이 연구는 남북한 여대생의 통일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기 전, 거시적인 집단현상을 나타내는 자료들과 연계하여 살펴본다.
1)남한 20대의 통일인식
2)북한 20대의 통일인식
모든 연령대에서 남한 주민에 비하여 북한 주민의 통일에 대한 인식은 현저히 높다. 이미 탈북한 북한이탈주민의 인식을 통해 북한 주민의 통일인식을 확인하고자 했다는 점, 교차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남북한 통일인식의 비교를 통해 남한의 20대의 인식과 북한의 20대의 통일인식은 장기적으로 하락한다는 추세는 동일하나, 북한의 경우 20대의 인식이 40~60대 보다 항상 낮은 것은 아니며, 20대의 인식도 남과 북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Ⅲ 사회 정체성과 남북한 20대의 통일의식
남북 미생은 2015년 재독 다큐 감독인 조성형 감독의 작품으로 2015년 DMZ국제 다큐영화제의 분단 70년 특별전 초청작으로 80분 영화이다. 감독은 독일 국적이기에 북한 방문과 촬영이 허용되었으며, 독일 방송국의 제안이 있었기에 북한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촬영이 성사되었다.
1 자존감 유지를 위한 노력
그룹에 대한 구별은 특정 집단 속에 속하는 개인 정체성의 일부로서 개인과 사회적 집단의 정체성 사이에 상호작용의 한 부분이 된다. 그럼에도 선경과 계영의 긍정적인 가치관 확립을 위한 시도는 다음의 차별성을 지닌다. 우선, 북한의 계영은 경험해 본 적 없는, 그래서 연기나 다름없는 노래의 표현에 기술적으로 따라서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책이 크다. 그에게 지도교수는 비슷한 다른 사람이거나 다른 개인이 아니다. 그 교수는 사회적 집단의 일원으로서 요구되는 기대를 이야기한 것이다. 지도 교수의 요구는 집단의 평가와 구성원의 자격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선경에서 사회적 정체성은 내 그룹에 있으며 외부 그룹에 대응하는 집단은 내 그룹이 지니는 긍정적 평가에 비하여 부정적인 것을 알 수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남과 북의 상황은 분명 남한이 더 풍족하고 북한의 삶은 궁핍하다. 하지만 타즈펠과 터너가 언급한 얼마든지 유동적인 사회 정체성으로 인하여 각 구성원 하나하나의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남과 북의 상황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2 바람직함의 크기
다큐에서 두 여대생과 부모의 관계는 남한은 갈등을, 북한은 공감을 보여준다.
3 사회 정체성에 대한 만족/불만족
남한의 선경은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곧 종북으로 비하되는 현실에서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해 환멸을 일관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를 미루어 보아 부모세대는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Ⅳ 결론
이 연구는 동일한 연령대에 있는 두 집단(남북한) 속 청년을 대상으로 통일에 대한 기성세대와의 인식 차이 및 사회적 범주에서 그들 자신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았다. 연구는 기존의 연구가 세대, 또는 집단을 중심으로 한 정량적 평가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반하여 개인이 통일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정성적 평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연구로 밝혀진 내용은 우선, 두 여대생은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스스로를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또한, 남북한 부모 세대의 그 바람직함의 끝에는 궁극적으로 국가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에 사회 정체성은 인식된 불안정성이 높을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은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본 다큐는 사회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통일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방계영이 평양의 엘리트 집안 출신인 점, 남한의 허선경이 전체 여대생을 대변할 수도, 남북한 전체를 대표할 수도 없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일련의 기관들에서 진행되어온 인식 조사의 거시적인 현상과 두 여대생에 대한 미시적인 평가와 연계하여 통일과 개인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기대할 수 있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20대 허선경을 통해 드러난 통일에 대한 무관심은 남한 사회 전반의 인식과 무관하지 않았다. 무엇이 20대 그들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었는가. 그것은 통일이라는 국가의 문제보다 개인의 문제가 더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의 방계영이 수도 평양의 부유한 집안의 자녀이고 이로서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엔 북한의 20대 평균은 남한의 20대 평균보다 높다. 특히 20대의 통일인식 매우 필요하다와 약간 필요하다를 합친 85.3%는 남한 내 20대의 41.7$, 54.7%, 50.9%의 평균인 49.1%에 비하여 36.2%p 높은 수치이다.
이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점은 개인의 주관은 진공상태가 아닌 사회문화적 맥락, 배경 속에서 형성, 작용된다는 점에 있다. 이에 기성의 세대가 20대에 통일 인식을 높이라고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통일을 생각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이유는 사회적으로 구성되기는 하였지만, 이미 객체화되어 단순히 인간의 사고만으로는 또는 교육만으로는 해결 될 수 없는 물질적 조건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앞서도 언급되었다시피, 20대 그들은 스스로를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로 생각하고 있으며, 대학 등록금과 그에 따른 생활비의 부담에 노출되어 있다. 여기에 미래에 걱정이 눈앞의 현실인 것이 사실이다. 이에 통일이라는 국가의 문제보다 개인의 문제가 더 중요한 현재 사회에서 겉으로는 풍요로워 보이지만, 경제적으로 부모세대만큼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죄절감에서 출발한다. 특히 어려서부터 경쟁적인 사회에 노출되면서 세상을 넓게 보기 보다는 각자의 미시적인 일상을 바라보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직접적인 현지 자료가 부족한 조건에서 1차 자료가 아닌 가공된 2차 자료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회 정체성 이론의 원칙들을 통하여 다큐의 의미를 읽어 내고자 하였다. 또한 연구는 남북한 여대생의 사회화 과정을 면밀히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다만 이 한 번의 연구로 남북한 여대생의 통일과 남북관계에 대한 미시적 인식을 전부 드러냈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남한의 허선경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20대 대학생들의 공감이 어떠한지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로부터 앞으로의 연구는 남한의 20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통일과 개인과의 관계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