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2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5-3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지난 폭염속에도 새벽같이 아픈 몸으로 밥집에 나타나던 몇몇 식구들이 며칠전부터 보이지않습니다.
대구 케이투 비행장 근처 고아원 출신임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던 김씨가 걱정입니다. 아픈 할머니 도시락까지 정성껏 챙겨가시던 이씨도 걱정입니다. 은섭이도 천호도 운영이도 일식이도 수산나도 걱정입니다. 죽은 식구들도 걱정입니다.
그래도 왜 죽었는지 화를 내며 묻지않습니다.
언제부턴가, 투쟁적인 삶이 순한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웬수같은 이웃이 좋은 이웃으로, 불만스럽고 험악한 세상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1999년 연평도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부터입니다.
누추한 폐교에서 감자 옥수수 심고 토종닭 염소 토끼 키우고 방문다니며 힘들게 살면서도 참 편했습니다.
새벽부터 야전병원 난민촌같은 우리 밥집에서 힘들게 가마솥 밥을 하면서도 즐겁습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하루하루가 내 생애 최고의 날로 새롭고 신비롭습니다.
어릴적 소풍가기 전날처럼 설렙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기도하고 봉사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나라 종말론적 삶의 행복을 선포하십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이것이 종말의 때 깨어있는 종들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입니다.
온갖 걱정들을 하면서도 오늘은 또 어떤 보물상자가 펼쳐질까, 무척 설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