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와이, 케이가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라면 하나를 더 시킨 어이가 그걸 덜어 3등분해 놓고는 곁들여 벅으라고
밀어주어 그걸 같이 먹었다. 라면은 이렇게 조금일 때 맛이 난다.
난 일 년에 한 두번 라면을 끓여먹는데, 사실은 그걸 먹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그냥, 라면이나 한 번 먹을까? 불쑥 생각이 들면 끓인다.
내게 라면이 좋은 순간은, 라면 끓일까? 생각하고 물을 끓여 라면을 완성한 다음
한 두 젖가락 입으로 들어올 때까지다. 그 다음 부터는 라면 끓인걸 후회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라면을 먹고 나면 소화도 안된다.
어쨋든 라면 두 젖가락을 곁들여 김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카페도 들렀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이혼 이야기가 나오고... 나는 케이에게, 이혼이야기도 나누냐고 물었다.
물론 나도 수도없이 그런 생각을 하고 사니까... 그게 뭐 특별한 것도 아닌데...케이는
'나는 이혼까진 하고 싶진 않은데 이혼을 하자면 해야지요. 그런데 줄게 없어서, 아무 것도....'
나눠줄게 없어서 이혼을 못하는 남자와 '날' 내다버리지 않아서 다행인 또 한 남자. 와이는
'우리 집 사람이 귀여운 강아지도 버리는데 난 버리지 않더라고,' 말하며 웃는데...
사실 그의 부인이 버린 강아지는 지난핸가 사람을 물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인생이 덜그럭거리는 철로 위를 거칠게 지나는 순간이다.
나는 점심 식사가 과했던지 졸음이 오는데, 그들은 말을 끊지 않는다.
거의 한 시간을 그들의 말을 들었다. 케이는 무슨 이유에선지 말을 끊지 않는다,
'지칠텐데, 힘들텐데... 왜 말을 끊지 못할까,' 생각하며 그의 말을 듣는다.
나는 거의 1리터쯤 나온 커피를 반 남기고 카페를 나섰다.
과한 세상이다. 모든 게 과한 세상에 모든 게 비어있는 사람 셋이
가을 오후 속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