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하느님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마음으로….
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이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주님, 당신 위해 우리를 내시었으니, 우리 마음이 당신 안에서 쉬기까지는 안식이 없나이다.”
그러기에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하루 중에 시간을 내어 조용히 십자가를 바라보라.”
즉, ‘기도하라.’라는 말씀입니다.
기도하지 않고 구원을 바라는 것은, 마치 미끼를 달지 않고 빈 낚싯대를 들고 고기를 잡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기도하고 계신다면 기도를 2배로 늘려서 열심히 계속하시고, 기도하고 계시지 않으시다면 지금부터 시작하십시오.
나 때문에, 내 죄로 인해 지금도 십자가에 달리고 계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하는 신앙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과거는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십시오. 현재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십시오. 미래는 하느님 섭리의 손에 맡기십시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인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위선자들이라고 하면서, “너희는 불행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겉과 속이 다른 회칠한 무덤 같은 사람들이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당시 유다인들은 과월절이 가까워지면, 많은 사람이 성전에 있는 예루살렘으로 모였습니다.
그래서 순례자들이 시체나 사람의 뼈를 접촉하여 부정하게 되지 않기 위해, 무덤에 회칠해서, 즉 하얀 석회를 발라서 눈에 잘 띄도록 하여 피해 가도록 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회칠한 무덤’이라는 의미는 어쩌면 무덤처럼 보이지 않도록 아름답게 포장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있는 모습 그대로, 저희의 죄’를 가지고 나아오라고 하십니다.
사실 죄인이기에 하느님께 나아가서 도움을 청하고, 저희가 아프면 병들었느니 주님께 나아가 치유함을 청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물론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도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지만, ‘경건함’이라는 회칠하는 믿음으로 포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티끌만 한 약점이 하나라도 드러나지 않도록 숨기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더 짙게 회를 칠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었기에 질책을 듣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속에서는 시신이 썩고 있는데 겉을 색칠한다고 냄새가 없어지겠느냐?”라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하느님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혹시 ‘겉바속촉’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하다.’라는 말의 줄임말로, 원래 치킨의 식감이나 다른 요리의 식감을 긍정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정의 의미를 찾자면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 실제로는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선한 척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회칠한 무덤 같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저 두레박 사제도 언젠가부터 미사성제를 봉헌하고, 강론 준비하거나 강론할 때에, 그리고 성사를 집전할 때 너무나 두려워했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마치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하느님의 생각’을 벗어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렇지만, 순간순간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기술자 사제’가 되지 않기 위해 매일 매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말씀을 선포하고 성사를 집행하는 사제가 되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요한복음 4장 24절).”
우리 고운님들도 작고 적은 일에 충실하고,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면서 평화롭게 살면서 몸과 마음이 치유 받고 회복되는 행복한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치유와 회복’이라는 기도 지향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느님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마음으로 하면서, 고운님들은 영과 진리 안에서 드리는 미사성제에 참례하여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사람들은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하느님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