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찬송가 (2)
예배의 꽃은 합창단입니다.
우리 교회는 6, 70대가 주류인데 실버 합창단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2주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예배의 마지막을 장식하면 좋겠네요. 단원 간의 유대도 강화되고 찬송가와 더 가까워지는 계기도 되겠습니다. 찬송가를 정제하여 합창으로 부르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더욱 경건한 경배입니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시작해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합창단은 교회의 자존심입니다.
우리 교회가 외곽에 위치해 있고 교인 수도 적지만 우리 할 일은 다 하고 갖출 것은 다 갖추어야 됩니다. 교회 위상에 관한 문제입니다. 합창단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결례입니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은 다 기록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끝없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찬송해야 됩니다.
다른 종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민요를 대표하고 가장 예술성이 높은 노래가 창부타령입니다. 창부타령은 무가에서 굿을 할 때 접신하기 전에 신을 기쁘게 해드리는 노래입니다. 신을 찬양하는 노래가 찬송가입니다. 창부타령은 그 세계에서의 찬송가입니다.
굿판에서는 구경꾼들에게도 즐거움을 주어야 합니다. 경건함으로 시작하여 먼저 국태민안을 빕니다. 육두문자를 써가며 서민들의 아픔과 불만을 대변하며 그들의 속을 뻥 뚫어 줍니다. 재담으로 구경꾼들을 한바탕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습니다. 장구, 북, 피리, 꽹과리, 징 소리가 신명나게 울립니다. 신이 빚은 금수강산의 아름다움을 찬미합니다. 새벽별이 지도록 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는 여심과 복숭아, 자두가 봄 한철인 것처럼 짧은 인생의 애석함, 청양고추보다 더 매운 삶의 고초를 위로하고 노래하는 한마당입니다. 그것이 민간으로 내려와서 민요가 되었습니다. 일상에서도 창부타령을 부르며 신께 구복求福을 염원합니다. 재수가 좋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서 맑은 가락이 울려나네
하늘 곡조가 언제나 흘러나와 내 영혼을 고이 싸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찬송가 412장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서’입니다. 2, 3, 4절은 지면 상 생략했습니다. 찬양대에서 합창으로 가장 많이 부르는 찬송가입니다. 풀잎에 맺힌 맑은 영혼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입니다. 영혼이 평화스럽습니다. 넘치는 평화는 오로지 주께 받은 큰 복입니다. 주제는 영혼의 평화입니다. 창부타령은 현실적인 면이 강합니다. 첫 머리는 항상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로 시작됩니다.
찬송가의 곡도 아름답습니다. 여자 합창단의 가늘고 맑은 음색은 속삭이며 온몸을 휘감습니다. 노래가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물 흐르듯 하여서 부르기도 좋습니다. 여자 성악가가 감정이 이입되어 피아노를 치며 솔로로 부르는 영상도 몇 개 보입니다. 공연이 아닙니다. 다른 찬송가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가요로 치면 언제 들어도 새롭고 누구나 좋아하는 ‘숨어우는 바람소리’ 같습니다.
“아니, 어디 감히 이 찬송가를 가요에 비교하고 있어?”
“무슨 소리 하십니까? 찬송가는 저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려와야 됩니다. 시장통으로 지하철 안으로 내려와서 서민들과 함께 부대껴야 됩니다. 진성이 부른 ‘안동역에서’처럼 쉽게 들을 수 있고 쉽게 부를 수 있어야 됩니다. 그것이 전도의 궁극적 목적 아닙니까? 원효대사는 저자거리에서 민초들과 술마시며 포교했습니다.”
요즘은 성악가와 트롯 가수가 한 무대에서 노래부르는 것은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 달 전, 열린음악회에서는 조수미와 송가인이 한 무대에 섰습니다. 조수미는 ‘내 영혼의......’를, 송가인은 백난아의 ‘찔레꽃’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서로 노래를 바꾸어 불렀습니다.
조수미가 ‘내 영혼의......’를 부르니 곡의 품격이 달라졌습니다. 정말 영혼 깊은 곳에서 맑은 음이 울려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우아한 명품 노래를 음미하면서 잘 감상했습니다.
송가인이 ‘내 영혼의......’를 차분하고 다소곳하게 불렀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 같았습니다. 이때까지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참신함이 엿보였습니다. 마치 성경 속의 요정을 연상케 했습니다.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찬송가의 힘입니다. 방송이 나간 후, ‘내 영혼의......’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유튜브의 ‘내 영혼의......’ 영상 조회수가 급증했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우리 교회에도 합창단이 생겨 예배의 휘날레를 멋지게 장식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감상하고 따라 부르겠습니다. 또 송가인을 우리 교회에 초청해서 합창단과 함께 ‘내 영혼의......’를 열창하는 그림도 그려 봅니다. 교회는 인산인해가 될 것입니다. 가인이어라.
우리 아파트 담장 너머는 교회다. 작년 5월부터 그 교회에 나가고 있다. 교인 수는 사오십명 정도.
찬송가를 많이 익히고 있다. 유튜브에서 핸드폰에 녹음하여 연습하고 배운다. 찬송가는 총 645곡인데 현재 270곡 익혔다.
작년애 찬송가에 대해서 느낀 것을 A4 3장으로 써서 목사님에게 드렸다. 다음 주에 가니까 또 써 달라고 한다. 2편으로 이 글을 써 드렸다.
올해 2월부터 우리 교회에 성가대가 조직되었다. 매달 둘째 주에는 여자 성가대가, 셋째 주에는 남자 성가대가 부른다.
이 글에서 합창단을 언급한 것이 반영된 것이 나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좀 오래 되었지 싶다만,
수현친구가 멋드러지게 부른 '노들강변'.. 그 노래가 문득 생각나네요.
그 때는 좀 젊을 때 였지 싶다.
오랫만에 글을 보니 반갑고 기쁘요. 늘 건필을 ..... 마이 춥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