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3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9-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41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42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43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44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5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46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47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48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속초 의료원 중환자실에 의식없이 누워있는 인섭이도 걱정이고 교통사고로 입원 중인 청호도 걱정입니다. 새벽에 경찰 두 명이 와서 연행해간 운영이도 걱정이고 어제부터 근처 여관 달방으로 내보낸 대현이도 걱정입니다.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들도 많지만,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술에 취해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방탕한 생활을 하며 사는 불충실한 종들도 많습니다.
낙원에서 쫓겨나 인간은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불의한 카인 앞에 죄악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유혹에 빠진 카인이 아벨을 죽입니다. 아벨의 피가 하늘을 향해 울부짖고 있습니다.(창세 4장 참조)
카인과 아벨의 잔인하고 슬픈 사건은 인류의 역사 안에서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참혹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까지 생생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이차 세계대전 뿐만아니라 민족들간 전쟁과 일제의 만행. 한반도와 배트남과 크메르의 동족상잔의 내전과 제주 4.3 항쟁과 5 18 광주 민주화 투쟁의 비극에 이르기까지 잔인하고 슬픈 역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한 비극도 슬픈 현실입니다.
이 모두가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불충실하고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입니다.
우리 밥집 생태복지마을 공동체 식구들은 주인의 뜻을 알고 깨어 기다립니다.
누추한 폐교에서 감자 옥수수 심고 토종닭 염소 토끼 키우고 방문다니며 힘들게 살면서도 참 편했습니다.
새벽부터 야전병원 난민촌같은 우리 밥집에서 힘들게 가마솥 밥을 하면서도 즐겁습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하루하루가 내 생애 최고의 날로 새롭고 신비롭습니다.
어릴적 소풍가기 전날처럼 설렙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기도하고 봉사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나라 종말론적 삶의 행복을 선포하십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