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일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반드시 묻는다. 미래가 어떻겠느냐 하면서 그 대답에 목을 맨다.
미래의 일도 척척 대답을 해준다. 사람들은 예지가라든가 예언가라고 감탄한다. 그 소문이 퍼져서 동서남북에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이 번호표를 들고 줄을 선다. 그뿐만이 아니다. 타인의 마음까지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일명 타심통이다. 사람들이 자신 앞에 벌벌 떨며 무릎을 꿇는다.
신통방통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신통은 신과 통한다는 말이고 방통은 무엇이든지 다 해결된다는 말이다. 마들이 그렇게 하도록 만든다.
魔가 어느 스님의 손에 氣를 넣어주었다. 그래서 배만 주무르면 신기하게도 속병이 나았다. 수십 년 묵은 체기도 금방 내리고 평생을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거짓말처럼 나았다. 결국 그 스님은 부녀자 추행범으로 감옥에 갔다.
출가하기 전에 침술을 익힌 스님이 있었다. 그 스님에게 난데없이 魔가 약사부처님으로 둔갑해서 비밀스레 혈 자리 몇 군데를 짚어주었다. 그때부터 침만 놓았다 하면 난치병이 치유되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는 그 효험이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의료법에 걸려 감옥에 갔다.
■기신론■ 辯才無礙
그리고 변재에 걸림이 없게 만든다.
아무리 능력이 좋으면 뭘 하나. 상대방을 제압하는 말재주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믿지 않고 머뭇거리는 자들은 말로써 구워삶아야 된다.
그러므로 말주변이 좋아야 한다. 수행자에게 이제 말솜씨까지 곁들여 준다. 승천왕반야경에 있는 보살 8변 중에 한 개라도 쥐어주게 되면 백마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마에 덮어 씐 그 수행자를 공경해 마지않는다. 수행자는 그 교만의 맛을 본다. 도취되고 만족한다. 이제 더 이상 고되고 힘든 참선은 하지 않으려 한다. 중생을 교화한다는 명분하에 세속의 단물을 빨러 나간다.
■기신론■ 能令衆生貪著世間名利之事
그런 능력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세간의 명예와 이익되는 일에 탐착하도록 한다.
마에 의해 수행의 대열에서 탈락한 그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신통술로 세속사람들을 이끈다. 어디로 이끄느냐 하면 명예와 이익을 쫓도록 한다.
어디 누가 미래를 잘 예언하더라는 소문이 나면 제일 먼저 정치인들이 달려간다. 거기서 그들은 명예를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본다. 있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없다면 어떻게 하면 있게 할 수 있는지 공손하게 처방을 묻는다.
소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어디 누구에게 어떤 정치인이 주로 다녀갔는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그 스님에게 어떤 비방을 받아서 어떻게 이행했는지 그런 얘기를 흔히 들어봤을 것이다.
용하기로 소문난 점쟁이가 있었다. 그가 돈을 모아 큰 사찰을 지었다. 거기서 그는 머리를 깎고 자칭 스님이 되었다. 평소 그에게 도움을 받은 자들이 신자로 몰려들어 하루아침에 큰스님이라는 호칭이 붙여졌다. 그는 그들에게 최고의 공경과 섬김을 받았다.
그가 얼마나 유명했는지 향토에 사업하는 사람치고 그를 거쳐 가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돈 버는 데 귀신과 같은 식견과 예견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난데없는 불로 자기 방에서 타 죽었다. 무당이 제 죽을 줄은 모른다고 하더니 그도 자기가 죽을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결국 魔가 그를 그만 써먹으려고 그냥 불 속에 던져버린 것이다. 마에게 이용당하면 결말이 다 이렇게 비극으로 끝난다.
첫댓글 타심통 숙명통도 마가 사용하면 잡기에 불과하군요. 게다가 미친듯이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쫓도록 훌쳐대다가 사용종료되면 비참한 죽음 속으로 확 던져버리고. 헐~
세상의 소리 다 볼 수 있는 관세음보살.
게다가 보는게 자유자재하시다는 관자재보살의 아름다운 신통이 떠오릅니다.
내 등짝도 못 보는 자가 감히 세상의 소리를 정확히 듣고 자신을 바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감사합니다._()_
감동입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