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철도와 도시철도를 단순히 '법적인 등급'의 차이로 치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상 두 노선을 구별하는 수단을 두는 것이 무의미해 보일수도 있습니다만 - 예를 들어 분당선, 대체적으로 멀쩡하게(?) 광역철도와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사례들을 본다면 다소간 구분을 두는 것이 편리할 때도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광역철도는 도시 간 고속 교통 및 주간선교통을 담당하고, 도시철도가 해당 광역철도 역까지의 지선기능 또는 도시내에서의 중저속 교통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구분짓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못하기 때문에, 대심도 전철이니 하는 '신개념 광역전철'이 제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승객들이 노선이용 계획을 짤 때,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여정을 짜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의 가까운 예로, 서울특별시의 버스노선 구조를 보지요. 도시간 또는 시내 주간선교통망과 같은 중장거리 노선에는 '광역버스' 또는 '간선버스'라 하여 노선의 굴곡도를 줄이고 운행속도를 빠르게 한 버스들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버스들은 9xxx번대(광역버스,R), 3자리 번호대(간선버스,B)를 부여하여 단거리/저속/지선버스의 4자리 번호대(지선버스,G)와 차별화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전광역시의 신 버스노선 역시 주간선 급행버스는 급행1, 급행2와 같은 방식으로 번호부여 및 버스색상을 다르게 하여 통상노선인 2~3자리 버스들과 차별화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에는, 1~14호선까지의 보통지하철과 별도로, 도시간 광역철도에 해당하는 급행전용전철 RER에는 A~E의 알파벳을 부여하는 식으로 두 노선 사이에 구별을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선번호나 차량색상 등만 보아도 해당 노선의 간선기능 또는 지선기능을 파악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지선/간선이 운용되는 체계에서의 일반적인 모습이고, 승객들이 노선성격을 이해하고 여행계획을 짜는 데 더욱 편리한 시스템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수도권 시스템에서는 이런 지/간선 기능에 의해 광역철도와 도시철도 네이밍을 차별화했다기보다는 단순히 법적인 지위와 예산투자 주체에 따라 그렇게 된 부분이 있으므로 원칙에 대한 재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버스에 비유하면, '경기대원'버스에는 좌석버스고 마을버스고 상관없이 ㅇㅇ번대 식으로 번호를 붙인 꼴입니다 ^^)
(1) 예를 들어 (여러 차례 동호회에서 언급이 되는 것이지만) 분당선의 경우, 국가투자에 의해 지어졌고 코레일이 운영하고 있다는 자존심적인 지위는 있지만 통합체계에서는 '도시철도'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습니다.
(2) 그러나, 신분당선, 대심도광역전철 등과 같은 제대로 된 광역철도 노선에까지도 '자존심을 버리라'는 식으로 24호선이니 하는 난수성 번호를 붙여선 좀 곤란할 것입니다.
첫댓글 시내 노선의 서수화가 어울리는 건 방사상 형태에서 벗어나다 보니 적절한 노선명을 붙이기 어려운 게 크지 않나 싶습니다. / 다른 게시판에 어울리는 이야기지만, 초보 경기도민(...)으로서 느끼는 건, 경기도 버스의 광역노선을 최소한 서울에 출입하는 노선에 한해서라도 서울 번호체계에 맞추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은 것입니다. 어차피 번호 들어갈 자리야 무진장하게 많으니까 예를 들어 서울역-문산 가는 909는 9790 하는 식으로 맞추는 게 낫겠죠.
좋은 아이디어입니다만,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경기도에서 반발하겠죠.. 비슷한 지역에 운행하는 같은 번호나(아직도 교통정리가 안 된 영등포의 88번 형제와 301번 형제 등 -_-), 서울체계와 유사한 식의 번호 때문에 낚이는 경우(제 친구가 예전에 한번, 강남대로의 삼화고속 노선(뭐 이건 인천 얘기지만..) 번호를 보고, 9로 시작하니까 광역인건 알겠는데, 저건 왜 저기를 가는 거냐고 하더군요-_-)가 비일비재 하긴 한데, 완벽히 서울 체계에 맞추기는 경기도에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경기도가 애초에 재도색을 시행할 때, 직행좌석(빨강)과 일반좌석(파랑)을 구분하지 말고 빨강으로 통합하고, 서울/인천 진출입 노선이나 3개시군 이상 진출입 노선을 파랑색으로 하고, 2개시군 이하 진출입 노선을 초록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 노선의 등급은 구분할 수 있었겠죠. (부천88번 등이 경기도식 재도색 전 파랑칠하고 다닌 게 그런 의도가 아닐까 싶기도..) 지금 현재는 (솔직히 서울의 도색체계가 익숙한 서울시민으로서는) 파랑색 경기도차를 보면 "저건 좌석이다"라고 인식하는 데에 3초의 버퍼링이 필요합니다 -_-;;;
5618님에 동감합니다. 강남에도 비슷한 일례가 있지요(포천 3100과 안산 3100......) 버스번호 체계 및 도색에 수도권지역에서 통합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아예 언론에까지 보도될 정도였던, "의정부가는 1000번과 일산가는 1000번" 문제가 있기도 했지요. 지금이야 1001번으로 노선번호가 변경되면서 해결되었습니다만...
흠...프랑스식으로 도시철도에는 숫자를, 광역철도에는 알파벳을 부여하는 방법도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알파벳 사용국가이고 우리는 아니라는게 좀 문제겠죠. 알파벳에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는 엄청난 혼란으로 다가올수도 있으니까요...
그것도 있겠지만 RER은 엄청난 역간거리 및 2층열차 등이 다니지요. 또 서울1호선도 참 걸리고.....
국내에서도 경춘선 등에는 2층열차가 운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굳이 알파벳으로 안해도 됩니다. 광역1호선이나 시외1호선등의 한글 네이밍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광역철도와 일반철도를 구분하는게 더 무의미해보입니다. 사실 국내철도사정을 볼 때 전철만이 전동차를 이용한 운행이 이루어지고 나머지는 거의 디젤기관차견인의 객차운행패턴으로 일관해왔었지만 오히려 전철화+동차운행이 많이 이뤄지는 국가등에서는 이러한 광역전철논쟁은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문제이죠... 궂이 고상홈을 만들어서까지 할 필요 없이 일반철도의 복선전철화만으로도 광역철도차량의 운행이 가능할테니 말이죠....(단지 고상홈은 승객들의 편의측면이라고 할까요..)
단지 한국의 경우는 산업선의 전철화를 제외하고는 전철화=지하철용전동차운행 이라는 공식이 성립해왔던 탓에 일반열차를 활용할 생각보다 전동차를 이용한 전철운행이 더 고정관념으로 박힌 탓이 크다고 할까요... 어떻게 보면 주요간선의 전철화의 부재에도 원인을 찾을 수있는듯 합니다.
고상홈 얘기가 나와서 떠올랐는데 솔직히 장기적인 과제겠지만 인제 저상홈보다는 고상홈 위주로 서서히 전환하는것도 진지하게 논의해봐야 할듯 합니다. 사실 휠체어 베리어프리도 그렇지만 저상홈에서 계단으로 일반열차 오르는것과 고상홈에서 한 단 올라갈 필요 없이 바로 평면으로 들어갈수 있다는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과 영국이 승강장 베리어프리의 앞날을 일찌감치 캐치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점에 있어서는 일본 영국뿐만 아니라 대만과 홍콩도 고상홈을 사용하고 있으니 상당히 좋은 조건이라고 할까요...
뭐 전철화+동차운행이 많은 나라가 동해건너 옆나라인데 거기서는 보통열차 자체가 전철이니까요 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