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가슴엔 애틋함과 아련함이
쌓여간다.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후회와
회한들.
먼 훗날, 아니 그 언젠가는 이
또한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디론가 흩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니 살아있는 날 동안
그 애틋함, 그 아련함에 젖어
살아가야겠지.
그러면 나날이 좁아지고
빠시락 해져 윤기없는
이 마음도 따스함 속에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
독서의 계절이라 도서관에서
대출 한도를 대폭 늘여서
얼마 전 열권이나 빌려왔다.
이내 욕심이라는게 드러났다.
쏘다니다 보니 채 한권도
다 읽지 못했다.
몇년 전 욕심 많게
대출 한도까지 빌려와서는
그 반도 읽지 못하고 반납
하게 생겼다고 했더니 어떤
친구가 다른 사람도 못읽게
만들었다고 지적을 했을 때
발끈했던 기억이 떠올라
멋적은 미소가 번진다.
이렇게 우리는 불편한 진실
앞에서 머뭇거리고
드러나면 발끈하거나
멋적어 한다.
언젠가 부터는 대부분 대출
한도까지 빌려와서는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는 경우가 아주
많아졌다. 요즘 다시 잠잠하던
염증이 나타나 눈부심이 더
심해진 탓에 책읽는 게 더
힘든데도 여전히 그런다.
수없이 그러면서 여전히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욕심은 시와 장소는
물론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사는 동안 욕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도와 한계를 엄격히
해나가려 애쓸뿐.
그걸 모르고, 그런 생각 조차
들지 않아서 그렇지 나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의
습관이나 욕심, 무지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불편과
피해를 주면서 살아간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즐거움이나 이익을 위해
또는 둔감한 탓에 너무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단체 활동에서
진정한 소통이, 공감이
무엇인지 자주 생각하게 한다.
그 때 그 지적질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주의하려고 하지만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다.
고요가 내려앉은 집 앞 언덕의 숲
파란 잎들이 노랗게 변해간다.
가을이 절정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올
무렵 내 삶은 크나큰 변화를
맞이하고 한동안 마음이 갈라져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설프게 흩어지곤 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얼마나 간사
한지 오로지 자신의 편함과
이익을 위해서는 약속이나
신의 같은 것은 아랑곳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든 나날이고
여전히 끝나지 않는다.
사랑, 믿음, 신뢰라는 말을
알기나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부모 형제, 친구 그리고 뭇사람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참 많이 인내
하고 부족한 감사 연습을 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때때로 생각한다.
미움이 마음을 어지럽힐 때는
사랑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미움, 증오?
누군가는 그게 아니고 무관심
이라고 말한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하면서
자꾸만 그러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너무 비겁하지는
말자는 생각이 나를 옥죈다.
그러면 믿음, 신뢰는 ?
그것은 삶에서 우리를
안심하게 해주는 것,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너를 믿고 네가 나를
믿을 때 너와 나는 안심이
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모든 사람이 서로에게 그럴
수는 없지만 부모와 자식
형제남매, 연인, 가까운 친구
사이에 꼭 필요한 것은 어쩌면
'사랑'보다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아직도
나의 지혜가 너무 많이
부족한 탓일까?
그럴지도.
첫댓글 장문에 좋은글과 논둑에 뜸북이 울음소리
옜날이 생각납니다 아마 뜸북이가 멸종을 했는지?
어려웠던 그시절이 지만 인정이 있어 좋았지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여름 날 어스름 밤
개울 건너 논둑에서 드려오던
뚬북이 울음소리 그립지요.
지금은 그저 아련함으로
남아 있습니다.
가을이 그즈넉하게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고르비님의 '오빠생각'
순수한 동요를 듣다보니
옛 추억으로 머물고 있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엄지님
안녕하세요?
고요함이 내려앉는
가을 날 오후
한강물에 실려 세월이 무심히
흘러가는 것을 바라봤습니다.
거기에 아무것도 아닌 날의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나날의
연속일지라도 일상의
기쁨과 즐거움 찾아
누리면 행복하겠지요.
늘 건강하시고
무심히 지나가는 날들
속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