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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사막 마라톤 250Km를 완주하고 왔다.
졸업생들이 현수막을 학교 입구에 걸어 주었다.
현수막이 걸릴 일인가? 잠시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걸어 둘 만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래에 보면 아시는 바와 같이 발톱이 다 빠질 정도니까~~
육체적으로는 무척이나 힘들었다.
이 때는 인천공항이라서 사하라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20시간 가까이 흘러 요르단 암만 공항에 도착했다.
물론 이 때도 사하라로 간다는 들뜬 마음 뿐이었다.
온도는 좀 더웠다.
사막 한가운데로 왔다.
뒤에 사하라 2014가 보인다.
손에는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에 먹을 식량이다.
여기서 참고로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 대회는
일명 지옥의 레이스 또는 죽음의 레이스라고 한다.
실질적으로 작년 고비사막대회에서는 한명이 죽었다고 한다.
경기 방식은
일주일치 의, 식, 주를 모두 배낭에 메고
5박 7일간 사막을 달려서 목표점에 도달하는 사막 마라톤 대회이다.
등수도 중요하겠지만 제 나이에 완주만도 다행인 것이다.
여기서는 등수가 아니라 완주가 중요한 대회이다.
사막은
밤에는 추워 죽고,
또한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보는
사막에서 밀려오는 미세먼지에 죽고,
낮에는 뜨거워 죽고,
처음에는 1주일 먹을 것이 배낭에 있으니까 무거워 죽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낭은 가벼워지는데 발의 부상에 죽고,
마지막 전날에는 5일차 출발하여 롱~~데이라고 하여
밤에 자든 말든 6일 오후 1시까지 86Km를 달리는 코스에 지쳐죽고,
이 때 사막의 산을 지나 가는데 무서워 죽고,
새벽의 칼바람이 한쪽 얼굴만 계속 때리니 아파죽고,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한치앞도 모르는 상황들이 항상 일어난다는 것,
이 모든 것을 극복해야만 완주라는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사하라사막마라톤의 묘미(?)이다.
참고로
위 사진도 미소를 띠고 있는 모습이~
다가올 고통과 쓰라림이 얼마나 큰지~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표정이다.
1day
출발 직전이다.
웃어?????그래 웃어라!!!
우리 인간은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 없으니~~~
미래는 미래고 이 순간은 이 순간 아닌가?
다가오는 괴로움도 모른 채~~!!!!
웃는 모습이~~!! 끝나고 난 지금 생각하니 천진난만하다는 생각이다!!!!!!!!
꼴지가 되어 맨 뒤에 처졌다.
낙타에 타라고 꼬득인다. 저 낙타를 타는 순간 탈락이다.
피곤하고 지치니까 내 마음에 갈등이 왔다.
타고 싶었지~!!!!!!!!!
날~!!! 유혹하지 말고 사진이나 같이 찍자고 한장 박았다.
한국말로 했지.
알아들었으니까 사진을 같이 찍었겠지??
후후~
참~!!!! 내가 아무리 못생겼어도 이 사람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그게 좀 거시기하다고?!! 하하하하하
2day
출발직전이다.
옆에는 나와 나이가 같은 우리나라 해병대사령관으로 얼마전에 퇴임한 친구다.
그 옆은 우리나라 최고령 참가자 61세이다.
둘다 참으로 잘 뛰어 레이스하는 동안에는 보지 못했다.
나는 라스트그룹이고 이들은 훠스트그룹으로
출발하면 벌써 저만치 가버렸으니까
3일차
출발 전에 사진기를 맡겼더니
뒤에서 내 모습을 찍었나보다.
내 번호가 62번이다.
이 때는 발이 엉망이 되어가는 시기이다.
하늘을 봐라!!
구름 한점없고
태양은 이글거리기 시작하고~~ 하하하
죽을 맛이지!
그것이 즐겁다고 웃으니~~!!
아니 지금은 끝나고 집에서 쓰니까 그리고 완주를 했으니까 웃는 것이지.
만약에 실패하고 왔다면~~~상상조차 싫다~!!
젊다면 재도전하겠지만
지금의 나이는 이번에 못하면 영원히 기회는 없다는 절박함으로 완주했다.
4day
사막~!!
저 끝에 까지 가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상상초월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다. 3시간은 넘게 걸릴 것이다.
이런 광활한 곳이 한반도보다 크다.
이 곳을 달린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대낮에~~!! 모든 짐을 지고~~~
정말로~! 뜨겁지만 찐득찐득하지 않다. 습도가 없으니까 사막이니까
참고로 이 땅은 차돌보다도 더 딱딱하다.
그러나 물을 부으면 묽은 밀가루 반죽처럼 되어 발이 푹푹 빠진다.
여기에는 사진이 없는데 지나오다가 물을 부어 놓은 곳이 있는데
스틱으로 찔러 보았다니 푹~~ 들어가서 깜짝 놀랬었다.
한마디로 사막에 있지 않고 물이 있었다면 늪일 것이다.
이 고개쯤이야? 할 수 있다. 어림없다.
저렇게 낮게 보이는 사막고개를 넘는데 3시간은 걸린다.
5day~6day
처음에는 한국에서 혼자 출발해서 가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셋이 갔다.
하나님과 나와 그리고 내 그림자였다.
외로운 길을 그림자와 간다는 것은 큰 위안이다.
실질적으로는
내가 걷고 뒤에 누군가가 온다.
앞의 100m전방쯤에 누군가가 간다. 외국인이다.
앞뒤라니까 바로 앞뒤가 아니고 5~20분 간격으로~~
기다려 주거나 따라잡으려 하지 않는다.
사막레이스의 성패는 자신의 페이스조절에 달렸기 때문이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앞사람 따라잡는 순간 탈락이다.
물론 뒷 사람 기다리면 좋지만 페이스의 리듬이 깨져 탈락할 수 있다.
서로는 말이 없어도 앞사람의 뒷 번호만 보고 간다.
그 자체가 큰 위안이 된다.
5일차 오후에 사막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세시간이 지나고 네시간이 지나고
산모퉁이를 돌고 돌고 또 돌고
이제나 저제나 정상에 오를까?
6시 30분이 되어 해는 뉘엇뉘엇 서쪽에 아주 빨~갛게 걸렸는데
나에게 갑자기 패닉이 왔다.
가던 길가에 푹~ 주저 앉았다. 머리속은 상쾌한데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아~ 목마르다.
이대로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5분 정도 후에 영국이 둘이 왔다. 워러!! 워러!! 온 힘을 다해 말했다.
엠프티(empty) 하면서 지나갔다.
죽을 지경이다.
3분 정도 후에 한국 청년이 왔다. 물~!!!! 물~~!!!!
그는 빈 패트병을 열어 패트병 뚜껑으로 두 모금 정도의 물을 건넸다.
달게 마셨다.
그리고 일으켜 세워주어 일어났다.
몸을 질질 끌면서 약 50m정도의 모퉁이를 돌았다.
그 모퉁이가 산 정상의 마지막 모퉁이였다.
그것을 알 수 없었던 나는 그 50m를 가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포인트의 불빛이 보였다.
어디서 나온 힘인지 그 포인트를 향해 온힘을 다해 전진했다.
약 200미터 정도였다.
도착해서 쓰러지면서 물~!!! 물~!!!!
물을 마셨다.
그리고 온몸이 덜덜 떨리는 오한을 느끼며 침낭을 꺼내 내 몸을 휘감았다.
잠도 오지 않았다.
그저 떨 뿐이었다. 맘 속에는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생각하면서~
1시간쯤 지난 후에 조금 나아졌다.
내가 한국말로 나 못 가~!! 포기야!!!!
포기여~!!!
미국인 의사가 나에게 다가와 왓~!!?? 왓??? 계속 왓?!!이라고 한다.
내가 포기라고~!!!! 했더니 또 왓~!!?? 아~!!!? 왓~!!!!!!!!!!
그 의사가 한국말을 알아들었으면 난 포기했다.
의사(의사소통)가 통하지 않는 것도 좋을 때가 있다는 생각을 레이스가 끝나고 알게 되었다.
그 때 기브업(give up - 포기하다)이라고만 했어도 나는 바로 찦차에 실려가고 완주를 실패했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 수천번 갈등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기브업 하지 않고 한국말로 나~!! 포기여~!!!
한 것이
지금 지나고 생각하면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2시간이 지나니 조금 살 것 같았고 더 이상 쉬면 탈락이라고 해서 억지로 일어나
한국의 젊은이들 3명과 함께 야간 산행(하산)을 시작했다.
어떻게 내려왔는지도 모른다. 길기는 왜 그렇게 긴 하산길인가. 내 시체를 내가 질질 끌면서 내려왔다.
밤 12시쯤 제 6포인트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새벽 3시까지 쉴 수 있다. 규정상~!
바로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야속했다. 이렇게 잠을 못자면 탈락할텐데~~
걱정을 하니 더 잠이 오지 않았다. 맥박은 110번을 넘게 뛰었다.
나중에 주위의 젊은이가 말하는데 2시 넘어서 코를 잠시 고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그 때 잠시 잠이 들었나 보다.
새벽 3시에 어김없이 강제 출발을 시켰다. 진행요원들이~~
새벽에 사막 산을 오르는데 한쪽에서만 칼바람이 분다.
얼굴을 때린다. 아프다. 혹시 입이 돌아가면 안된다는 생각에 오른쪽 얼굴을 손으로 감싸쥐고 오르면서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5일차를 지나 6일차로 접어들면 이제 목표지점이 얼마 안 남았다고 자신에게 응원을 하면서 간다.
그런데 몸은 천근만근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홍성각이라는 사람이 홍성각이라는 시체를 끌고 간다고 생각하면 딱~!! 맞는 표현이다.
질질질질질~~~~~
그래도 목표지점을 향해 한발자욱 한발자욱씩 우직하게 간다.
마라톤이 끝나고 모르는 사람끼리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서로 부둥켜 안고 운다.
짧은 일주일이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서로 알기 때문이다.
롱데이 끝나고 완주하는 순간이다.
기뻤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건아다.
완주후의 발이다.
표현할 수 없다.
기뻤다.
아프지도 않았다.
좀 보기는 거시기해도 다녀와서 발톱이 빠져 가는 과정을 봐야 실감날 것 같아 올렸다.(2014년 3월 말쯤 빠졌고)
물론 아래 사진은 깨끗한 벗어남이다.
이제 다 나았고 가슴속에 기쁨만 남았다.
나를 지탱해 준 발에게 고생했다고 위로하고 싶다.
주인 잘 만나서 사막을 7일동안 달려보고~~
그것도 의식주를 모두 둘러메고 이글거리는 사막을 달린다.
얼마나 큰 행복인가?
7day
마지막 메달을 주는 장소다.
이 경기는 요르단 와디럼에서 출발하여 이 사진에서 보는 페트라가 골인지점이다.
저 페트라신전은 성경에 나오는 베드로다.
페트라, 베드로 바위라는 뜻이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모세가 홍해를 건너서
하나님이 곧바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못들어가게 하고
(건방져질까 봐?) 고난의 40년을 가게 한다는 것인데
끝내는 모세는 들어가지 못하고 죽고,
여호수아가 가나안에 들어간다는 것인데
그 고난의 길이 우리가 달렸던 그 길이라고 한다.
의미가 어떤가?
처음 출발 때는 저렇게 다닥다닥이지만
조금 지나면 앞뒤사람이 서로 보이지도 않는다.
진정한 나의 모습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모래바람과 뜨거움과 그런데 옷은 모두 입고~ 사우나인가?
헝언할 수 없는 큰 마음을 얻었다.
아래 두 사진은 이 사진의 연속이다.
미국 사진 작가가 찍은 것이다.
힘들었다. 눈물이 났다.
그래도 작가가 쓴 것처럼 steady is good이다~~!!!
미국작가가 나에게 붙여 준 말이다.
참 좋은 말이네.
사람을 좋게 평가한다는 것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을 좋게 할 것이다.
나아가
좋게 평가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서
내가 그를 좋게 평가한다는 것을 듣는다면
그 사람 또한 나를 좋게 볼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가?
그렇다면 나는 노력도 안들이고, 돈도 안들이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것 아닌가?
그렇다.
남을 좋게 평가하고 다니는 것은 곧 나를 좋게 평가하는 것이다.
반대로
남이 안보는데에서 비방하고 불만하고 헐뜯기만한다면
언젠가는 그 사람에게 내가 헐뜯고 비방한다는 것을 듣게 될 것이고,
결국 그것이 자신에게 화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여러분은
아마도 남이 없는 곳에서 남을 칭찬하고 좋게 평가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것이 당신을 참 좋은 사람이라고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 사진을 조금 크게 한 이유는
내 목에 완주메달이 달려 있음을 보여 주고 싶어서다.
완주했다.
감사하다.아~!!!!!!!!!!!!!!!!!
엔조이데스~!! 언조이데스(즐기는 겁니다 뭐 이런 뜻이다) 하던 일본사람이다.
남들은 반바지인데 털옷이라니??
털투구까지~!!!
결국 5일차 롱데이에 탈락하고 말았다.
웃음이 났다.
언조이데스~~~~~~!!!
이 사람 말처럼 즐기면서 살기 바란다.
사막에 갔더니 살 것도 없고, 살 곳도 없고, 파는 곳도 없다.
돈이 필요없다.
여기서 수만금 쌓아 놓고 살다가 세상 떠날 때면 어떨까?
적당히 베풀면서 살아야겠다.
모두를 사랑해야겠다는 것도 배워왔다.
사막은 사막이다.
말로 형언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무척 힘들었고, 죽을 고비도 넘겼고,
그래서 포기를 수없이 생각했었다.
이제 또 열심히 살려합니다.
그 동안 이야기 거리가 없어서 카페에 글을 쓰지 못해 미안하고 송구합니다.
요즈음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일년 남았네요.
열심히 할께요.
홍성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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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감동적이네요. 부럽구요. 적극적인 사고가 오늘날의 교수님을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전 사하라 갈 수 없을 것 같네요. 사진으로 만족할까 합니다. 언제 라오스나 같이 가실까요?
엔조이데스~~~ 교수님 파이팅!!!^^
교수님 사랑합니다 정말 존경합니다
정말 장한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완주한 의지를 높이삽니다 저도 교수님 가던길을 따라 도전과 의지의 한국인이 되고 싶네요.
다 보고 난 지금
발가락사진만 머리에 남았네요!
고생한 발가락을 위로합니다
에궁!!
고생도많이 했네요!
만약에 뭔 일이 생겼으면 어쩔뻔 했누?
이후로는 걱정 안하게
좀 편하게 살으시면 어떨까유?
회원이 아니라서 글 쓰기가 안 된댜......
그래서 가입을 했징.....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사는 게 젤루 좋은디
가끔 안 된다는 거......ㅎㅎㅎ
도전은 즐거운 거...라는 거......헤헤
세상은 팍팍하게 살 필요가 없다는 거..... 가끔은 안 되지만...
맘 먹은 데로 된다면 재미가 없을 거 같아서 인가?????
우리 오빠 자랑스럽넹.....ㅎㅎㅎ
그래도 무리한 도전은 하지 말지...
나이를 생각해야지 안 그려...???
그래도 도전하는 당신 아름답습니당.......^____________^
시간이 흐르면서
추억은 남고
상처는 아물었네요.
언제나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항상 기쁘게, 항상 감사하게. 늘~ 새로운 도전과 꿈을갖고 사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대단하세요 ~~
다시 보아도 감동입니다.
2015년 사하라사막마라톤에 참가합니다! 제게 귀감이 되십니다. ㅠ.
교수님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