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이 없다면 어찌 살까요!
동시대 추억 공감이 없다면 어찌 살까요!
오늘은 친구와 `KBS 콘서트 7080` 녹화장엘 다녀왔습니다.
일찌감치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우리는 여유롭게 여의도 근처 근사한 한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식당 창밖으로,
대구 구미 밀양에서 올라온 전세버스들이 보입니다.
콘서트 7080을 보러온 듯한..
공연 30분 전,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함께
공연 바람잡이 오빠의 배꼽잡는 유머와 이벤트를 즐기며
우리는 `배철수`오빠를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편안한 음성과 특유의 웃음소리를 흘리며
배철수씨가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그의 노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빗물, 탈춤 등을 들으면
지금도 손색없는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신촌블루스(이정선, 엄인호),
이명훈, 씨야, 이미배 등의 음악을 들으며
따라 부르기도 하고 박수도 치며 함께 했지만
역시나 음악 자체보다도
그 시절 향수가 더 그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학창시절, 누구나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가 있었을 겁니다.
유달리 공연을 좋아해서
중 2때 종종 수업이 끝나면
친구와 함께 문화체육관(정동)으로 가서
`영11`(이택림 사회^^)을 방청하곤 했습니다.
그 때, 공연을 마치고 언덕 길을 내려오던 구창모 오빠에게
싸인을 받았던 교복소녀^^
그 소녀^^가,
재작년엔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7080콘서트`가 열렸을 때
구창모 오빠를 다시 본 순간,
그 순간을 뭐라 표현 할까요!
10대 때, 나에게 싱긋~이 웃으며 싸인을 해 줬던 그 오빠를..
40대가 되어 다시 만난 그 기분을 뭐라 표현할까요!
저는 그저 커다란 스크린의 구창모 오빠만을 바라봤습니다.
나만이 아는 그 시절, 그 순간과의 조우..!
오늘은..저-만치 멀어져간 학창시절의 `청춘`을
다시 만나고 온 기분입니다.
공연 내내
웃음과 박수로 관객과 무대가 하나가 됐던 콘서트 7080.
오늘 그 자리에 모인 모든 관객은
아마도 동시대 추억을 듬뿍 공감한 자리였을 겁니다.
공연을 마치고 친구와 팔짱을 끼고 걸어오는데
친구가, "우리 홍대 가서 놀다 갈까?"
"야아~그러다가 지난 번처럼 또 지하철 끊기면 큰일난다"
뭐든 `미련(여지)`을 살짝 남겨놓아야
다음 만남의 좋은 촉매제가 되는 법이지요?
동시대를 즐기며 공감했던 문화가 있다는 것은
자칫, 건조하게 나이들어갈 수도 있을 한 평생에
얼마나 좋은 보톡스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힛^^)
공연 녹화 전, 살짝 디스코텍 무대가 펼쳐졌었는데요,
더 나이들기 전에,
입구에서 저지시키기 전에,
무도회장에도 한번 가 봐야겠습니다.
몇 해전, 친구와 둘이서 무도회장 갔다가
너무 신나게 놀아
다음 날 소파에서 하루종일 일어나지도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초대가수였던 김혜림씨가 친구와 제게,
"오늘 제일 잘 노는 두 사람"이라고. ㅋㅋ
(얼마나 주책맞게 놀았으면)
`오늘이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라고,
8월이 가고..가을이 오면..겨울도 잠시,
금새 새해가 온다고 생각하니,
아뿔싸!
세월이란 정말로 화살같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인생의 하이라이트 40대를,
뜨겁게 사랑하며 치열하게 살아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저도 9988234-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이틀만 앓다가 사흘 째 되는 날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하겠습니다.
첫댓글 9988234.. 이궁 앞으로 57년을 더 살아야하는구나!
싫으세요? 루터씨?
ㅋㅋㅋ글을 통해 나도 7080다녀왔음....아무도 말리지마셈. 유진님~~뜨거운 열정은 나이와는 상관없다는거...^^ 지금의 팔팔함으로 봐서는 .........무한대로 살겠고만.... 즐거웠겠습니다. 부러움의 시선 마구 보내고 있당께요~~~ㅋㅋ
다음에 함께 갈까요? ^^*
그려요. 가보장께요. 콧바람 쐬는것은 교도소만 빼고 다 좋구먼요.ㅋㅋㅋㅋㅋㅋ
보톡스 6개월 단위로 맞아줘야 좋다는데...자주 문화의 보톡스로 나날이 재생하옵시고 ㅋㅋ~~...요즘은 피부에 좋은 태반주사, 마늘주사도 등장했다는데...그래도 유진님은 생활의 멋을 즐길줄 아는 멋쟁이 예요.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도 많은만큼 점점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길 기대하는것 같지요. 운동.춤,문화체험이든^^
버들잎 언니야말로, 문화보톡스의 일인자 아니세요?^^* 참 부럽던데요..(전 공연을 좋아해서 클래식이든, 가요든 가리지 않고 다니는 편이예요)
글만 읽어도 신이 나네요.^^ 저는 문화체육관에서 김창완 아저씨의 양복 입은 말쑥한 모습을 봤던 기억이 오래 지워지지 않고 있어요. 소녀시절에 만났던 털털하고 무뚝뚝했던 배철수 씨도요. 추억을 하면 한 장 한 장 아름다운 흑백사진이 되네요. 잘 읽었어요.
아! 그러세요? 들꽃님? ^^* 어머나~! 추억속의 그 문화체육관^^. 그치요..살수록 `그 때 그 추억`이 없었다면 지금 무슨 낙으로 살까 싶어요. 그 추억이 삶을 젊게 해 주는 것 같아요. 그치요? ^^*
7080 아흐~~ 느껴지시나요. 한때가 아닌 지금까지도 우리들은(가인님도 포함 시켜줄께요.) 같은 정서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음을. 휘리릭 나타난 유진님의 氣 . 언제 잠적하실지 몰라 제가 다 흡입하고 있는中 ㅎㅎ 내 그대를 내 안에 감금하고 싶소.
기꺼이 감금 당하겠소!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맹글었네요. 훗 날 곱씹으면 달콤하겠지요.유진님 따라 7080 나도 다녀온 느낌... *^^*
추억이 없다면 우찌 살겠떠요? 오늘이 내일의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재미~나게, 재미~나게 살아야지요? 잘 지내시지요? ^^*
7080콘서트 얘기를 리얼리티하게 잘 묘사하셨네요.. 같이 동행하고 있는 듯한 매료를 느끼게 해주니 말이죠~ 부러운 눈초리로 잘 읽었읍니다. 7080의 낭만+순수함이 새록새록 돋아나게 해주는 시간이었읍니다..^^*
연꽃님, 잘 지내시지요? 연꽃님도 한번 가 보시지..참 좋은데^^* 특히, 녹화장 분위기가 짱~이예요^^*
유진님..장르는 다르지만 kbs 홀은 나의 단골 장소인데...ㅎㅎ 공연후기 잘 읽었어요.. 한달이면 두어 번 씩 다녀오는 곳이 kbs홀과 예술의 전당인데.. 음악후기라 것 음악 듣기 시작한 후 초창기에 몇 번 쓴 후 잘 안써지네요.. 얼마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조슈아 벨의 리사이틀 연주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이 있는데도...^^
아, 클래식 쟝르신가보군요? ^^ 조슈아 벨 리사이틀, 저도 끌리던데..좋은 공연 다녀오셨군요?^^ 전, 예술의 전당 `유키 구라모토`의 공연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서투른 한국말로 두 곡 연주 끝날 때마다 곡목 소개, 아기자기한 무대장치, 따뜻한 음악회였어요. 다시 가고 싶은..^^ 저도 클래식 공연 좋아요! 최근엔, 세종문화회관 모스크바 챔버 오케스트라 & 디토(DITTO)공연이, 매우 인상적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