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주성(가명, 30)씨는 요즘 고민이다. 나날이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 유전적인 영향으로 젊은 나이부터 탈모가 시작됐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모발이식 수술.
병원을 두 군데 다녀온 뒤 고민은 더 심해졌다. 한 병원에서는 바로 모발이식을 하자는데, 다른 병원에선 현재 탈모가 진행 중이어서 모발이식은 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이기 때문. 김씨는 어느 병원 말을 들어야 할까.
최근 모발이식이 성행하고 있는 반면 정확한 정보는 거의 없어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는다. 속지않고 바가지 쓰지 않고 좋은 병원을 고르는 6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 비절개식 모발이식만 강조하는 병원은 "No"
일부 병원은 '비절개술'이 최신 선진 기술이라고 소개하면서 비싼 시술비를 받는다. 비절개술이란 머리 피부를 일부 잘라내지 않고 하는 모발이식 수술 방법을 말한다.
전통적 모발이식 수술 방법인 '절개술'이 뒤통수의 피부를 머리카락과 함께 잘라낸 뒤 모낭이 달린 채로 머리카락을 뽑아내 앞머리 쪽에 이식하고, 절개한 부분은 피부를 당겨 꿰맴으로써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과 다르다.
그러나 비절개술은 특수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방법이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머리 털이 빠진 부분이 작거나 또는 절개술로 모발이식을 많이 해 더 이상 절개술을 할 수 없을 때 적용되는 특수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성형외과 조성덕 교수는 "비절개법으로 800 가닥 정도의 머리카락을 이식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이는 한 번에 많은 양의 모발이식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절개식 모발이식은 어디까지나 모발이식의 1~2% 경우에만 적용되는 '보충적'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경북대 의대 김정철 교수 역시 "모낭이 성양인은 피부에서 2~3mm 깊이에 있지만 한국인은 5mm 깊어 모발 채취시 모낭에 상처가 생기기 쉬운 까닭에 비절개 시술법이 최고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 수면마취 병원은 "No"
이식 때 부분 마취를 하는지, 수면 마취를 하는지 물어보라. 부분 마취를 하는 곳이라야 진행 과정을 시술 받는 사람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잠을 재운 뒤 하는 수면 마취를 하는 곳에서는 이러한 확인이 불가능하다.
모낭의 수를 확인할 수 있는 카운터 기계 등을 갖춘 곳이라면 더 좋다. 모낭 분리 간호사들은 모낭 숫자가 헷갈리지 않도록 이러한 카운터 기계를 사용한다. 수면마취를 하거나 카운터가 없다면 실제로 몇 가닥을 이식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대한모발협회 황성주 이사(황성주털털피부과 원장)는 "부분 마취를 한 상태에서 의사가 '이제 시작합니다', '모낭을 분리하고 있습니다'등 설명해 주는 곳이 제일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 환자 요구 다 들어주는 병원 "No"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환자가 탈모 스트레스 때문에 무조건 이식을 해달라고 요구해도 의사는 환자의 상태나 나이를 보고 시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환자가 해달라는대로 부작용에 대한 설명 없이 시술에 나서는 병원은 피하라"고 충고했다.
△ 지나치게 가격이 싼 병원 "No"
다른 병원보다 지나치게 가격이 싼 병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의사가 전문적이 아니거나 모낭 분리 경험이 많은 전문 간호사를 채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 병원 문 닫는 시간에 수술하는 병원 "No"
2004년 10월 25일 병,의원에 출장 다니며 모발이식 시술을 해온 간호조무사 송 모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송 씨는 모발이식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병, 의원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무면허 모발이식을 해오다 붙잡혔다.
이처럼 모발이식만 전념으로 하지 않는 병원은 비용 문제로 모낭분리 간호사를 채용하기 힘들다. 출장을 다니며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하는 비전문가를 일당을 주고 채용하기 때문에 병원 문을 닫는 시간대에만 모발이식을 하는 병원은 그 전문성을 의심할 만 하다.
황성주 이사(황성주털털피부과 원장)는 "구속됐던 불법 모발이식 업자들이 최근 출소해 다시 활동한다는 소리가 있다"며 "문 닫을 시간에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문을 열어주는 병원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와서 시술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코메디닷컴 권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