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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특질 가운데 언어를 사용하는 특질. 언어적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다.
Wim
WIM: 느리고 깊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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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Writing) 명언호모 로퀜스(Homo Loquens, 언어적 인간)Wim 2019. 6. 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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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다른 생물과 구별하는 특징은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많은 특징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건
아마도 합리적인 생각을 한다는 점일 것이다.
당신도 잘 알다시피,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 1707~1778)는
그의 저서
『자연의 체계(Systema Naturae)』 제 10판 (1758)에서,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라고 명명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Louis Bergson, 1859~1941)은
인간의 특성과 본질을,
도구를 사용하고 제작할 줄 아는 점에서 파악했고,
이를 호모 파베르(Homo Faber)라고 불렀다.
그는 자신의 저서
『창조적 진화(L'Évolution créatrice)』 (1907)에서,
인간 지성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은
도구의 발명과 사용이고,
발명에 대한 인간의 재능도
도구를 발명하고 사용하는 방향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등과 같이
가장 오래된 과거를 시대 구분할 때의 기준 역시
도구라는 사실을,
당신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인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1938)에서,
생각하기나 만들어내기처럼,
놀이하기를
인간에게 중요한 제3의 기능이라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그는
‘호모 파베르 바로 옆에,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와 같은 수준으로’
인류를 지칭하는 용어의 리스트에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를 등재했다.
한편,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으로 ‘
언어 능력’을 꼽았다.
그는 『인간의 유래The Descent of Man』, 1권에서,
“인간이 하등 동물과 다른 유일한 점은
대단히 복합적인 소리를
생각과 결부시키는 능력이 거의 무한정 더 크다.”
라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서 다윈이 말한
‘복합적인 소리를 생각과 결부시키는 능력’은
바로 ‘언어 능력’을 말한다.
소리와 생각 가운데, 먼저 소리에 대해 살펴보자.
일찍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322)는
‘언어는 의미를 가진 소리’라고 말했다.
그가 언어를
왜 이렇게 정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언어가 대부분
소리의 형태로 표출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볼 수는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Avram Noam Chomsky, 1928~)는
그의 저서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언어에 대한 정의를
‘언어는 소리를 지닌 의미’ 라고 수정했다.
언어는 대부분 소리의 형태로 표출되지만,
다른 양식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그 이유다.
그의 말대로,
언어 사고의 대부분은 실제 겉으로 표출되지 않는다.
‘생각’에 대해서도 잠시 살펴보자.
갈릴레오, 데카르트, 훔볼트에서부터
오늘날의 촘스키에 이르기까지
언어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방식은
언어를 본질적으로
사고와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것이었다.
다윈 역시
‘언어는 생각의 도구’라는
언어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방식을 따랐고,
언어 능력을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유일한 점으로 파악했다.
북미 최고의 멘탈리스트(mentalist)로 활동해온
팀 데이비드(Tim David)도
『마법의 일곱 단어MAGIC WORDS』 라는 책에서
언어의 강력한 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말에는 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이 애초에
먹이사슬 최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다 언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도 없고,
시각과 후각도 예민하게 발달하지 않았기에,
자칫 잘못하다간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언어 라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해
생존을 보장받고, 진화를 거듭해올 수 있었다.
이처럼,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이유이자
인간이 인간으로 불릴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20세기 후반부터
『호모 로퀜스Homo Loquens』 (1977)의 저자이자,
영국의 음성학자인
데니스 버틀러 프라이
(Dennis Butler Fry, 1907~1983)를 포함한
많은 학자들이
인간을
호모 로퀜스(Homo loquens),
즉 언어적 인간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합리적인 생각을 하거나
(호모 사피엔스)
도구를 발명해 사용하거나
(호모 파베르)
놀이를 하는 것
(호모 루덴스) 역시
인간만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창조력의 가장 중요한 모태라는 점에서
인간을
언어적 인간 (호모 로퀜스)이라고 부르는 편이
보다 더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언어에는
자연계에 없는 현상을 상상하는 능력,
다시 말해,
지금 눈 앞에 없는 것,
아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머릿속에서 창조해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인간의 역사는
자연계에 없는 현상을 상상하고,
이를 현실로 구현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자연을 초월할 수 있었던 힘,
그 힘은 바로
언어를 사용해온 역사에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