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비결요? 장기·분산투자 그리고 노력이죠"
"요즘 성남시와 하남시, 광주시가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고 있죠? 대다수 주부는 신문에서 이런 뉴스를 봐도 그냥 휙 지나치지요. 하지만 부동산적인 시각에서 한 번 상상해 보세요. 3개 시 중에 저평가된 지역 집값은 통합 이후에 크게 오를 수 있어요."개그맨 최양락씨와 결혼한 후 은퇴했던 개그우먼 팽현숙(45)씨. 지난 21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몸소 터득한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담아 지난달 '내조 재테크'란 책을 펴냈다. 현재 그는 순댓국집 프랜차이즈를 계획하고 있고, 10여채의 집을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 보유한 임대주택 사업자다.
"목돈이 5000만~6000만원 정도만 모이면 일단 대출과 전세를 끼고 작은 규모의 주택을 삽니다. 열심히 일해서 은행 돈을 갚고, 이후 월세로 돌려서 월수입을 창출하죠. 노후에 대한 두려움도 전혀 없어요."
부동산은 어차피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해 사들이기 때문에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팽씨는 설명했다. "임대수익이랑 양도차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얻으면 좋겠지만 그건 쉽지 않으니까요. 임대사업을 한다면 은행 이자를 웃도는 정도의 임대수익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합니다."
그는 임대주택 사업도 분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했다.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 1억~2억원씩 나누는 방식이다. "10억원 이상 큰 금액을 한 집에만 올인했다가 나중에 급전이 필요해지면 현금화가 쉽지 않잖아요. 부동산도 지역과 금액을 쪼개서 투자해야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팽씨는 부동산은 한 번 사면 절대 팔지 않는다는 장기 투자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결혼하고 나서 가장 처음 산 암사동 아파트도 18년째 보유 중이다. "꼭 팔아야 할 상황이 아니면 무조건 묻어 둡니다. 암사동 아파트는 오름세가 지지부진했는데, 최근 재개발이 거론되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부동산은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고 있죠."
팽씨가 처음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까닭은, 연예인인 남편의 불규칙한 수입 때문이었다. "남편이 방송 출연을 하면 꾸준히 수입이 들어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돈 나올 구멍이 전혀 없었죠.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어요."
그는 '남편이 알아서 다 해주겠지'란 생각을 일찌감치 버리고 돈 벌 궁리부터 했다. 일요일도 없이 매일 장사를 해서 번 돈과 남편 방송 수입 등을 모아 목돈부터 만들었다.
"많은 사람이 한 방에, 할 수만 있다면 힘들이지 않고 부자가 되길 바라죠. 하지만 부자는 결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탕은 없어요." 본인이 쓰고 싶은 것 다 쓰고, 먹고 싶은 것 다 먹고서는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는 일침이다.
힘들게 모은 목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둔 팽씨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대출을 안고 부동산에 투자해선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남들이 몇억씩 벌었다고 하면 조바심이 나서 차분히 따져보지도 않고 무리수를 두죠. 하지만 그렇게 남이 간다고 뒤따라가 봤자 큰돈을 벌긴 어려워요." 부동산은 10년 이상 장기를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자산이라는 것. 단기간 시세 차익을 바라보고 빚을 잔뜩 짊어지고 뛰어들면 결국 중간에 많이 먹지도 못하고 포기하기 십상이라는 설명이다.
팽씨는 또 부동산 투자를 마치 동네 가게에서 껌이나 사탕 사듯 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전에 반드시 현장에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인(知人)이 좋은 부동산이라고 권하는 말에 가보지도 않고 계약서에 도장 찍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부동산에 투자할 땐 어느 누구도 믿어선 안 됩니다. 정말 좋은 부동산이면 자기가 투자하지, 뭐하러 남한테 소개하겠어요?"
그는 틈날 때마다 대한민국 지도를 책상 위에 펴놓고 미래에 가치가 높아질 만한 알짜 투자처는 어디일지를 고민한다. "서울 인근 지역은 땅값이 올 들어 너무 많이 올랐어요. 정말 허탈할 정도죠. 그래서 지금은 앞으로 길이 뚫리는 등 호재가 많은 강원도 인근에 주목하고 있어요. 아직 수도권만큼 값이 뛰지 않았으면서 가치가 높은 곳이 많답니다."
팽씨는 취미처럼 부동산도 자주 찾는다. 그때마다 남편 최양락씨는 "사지도 않을 텐데 왜 자꾸 부동산에 가느냐"고 타박한단다. "돈이 생겨서 그제야 부동산에 가면 한발 늦어요. 미리미리 시장 조사를 해 놓고 흐름을 알아둬야 돈이 생겼을 때 좋은 물건을 잽싸게 낚아챌 수 있죠."
최양락보다 빛나는 팽현숙의 재테크 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