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4봉
피시방에서 1시간여 시간을 보내다 24시간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추위에 떨며 기다려서 합천가는 6시 10분 첫차를 타고 삼가에서 내린다.
택시로 황매산 '만남의광장'이 있는 두심삼거리에서 내리니(10.000원) 눈이 쌓여있는 황매산의 육중한 모습이 펼쳐지고 너른 철쭉평원과 전에 놓쳤었던 삼봉이후의 기맥길이 눈에 들어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밤나무밭을 따라 사면으로 480봉을 우회하고 기맥을 밝히는 일출을 바라보며 능선으로 올라가다 까시덤불들이 너무 심해 내려온다.
임도따라 검은 바위들이 놓여있는 봉을 넘고 사방에서 튀어오르는 꿩들을 만나며 왼쪽 칡미기로 뚜렸한 길이 갈라지는 안부로 내려간다.
밤나무밭을 지나서 앞에 우뚝 서있는 허굴산 암봉을 바라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494봉 바위위로 올라서니 역시 황매산쪽 전망이 좋고 가야 할 기맥의 흐름이 어렴풋하게 느껴진다.
▲ 황매산 만남의광장
▲ 기맥을 밝혀주는 일출
▲ 허굴산
▲ 494봉에서 바라본 황매산
- 476봉
봉우리에서 본데로 남쪽으로 꺽어져 까시덤불들을 헤치며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검암마을과 산두마을을 잇는 1041번 지방도로로 내려서니 차량통행도 없어 적적하기 이를데 없다.
묘지가 있는 오른쪽 임도로 올라가서 밑으로 소류지를 지나고, 무덤 지난 갈림길에서 주의하며 왼쪽으로 꺽어지면 밤나무밭이 나오고 곧 임도 삼거리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낮게 이어지는 기맥을 바라보며 임도따라 산등성이를 넘으니 시야가 트이며 마을들이 내려다보이고 무수한 산봉들이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시멘트도로로 바뀐 임도를 따라 산두마을과 월계마을을 잇는 이차선 포장도로를 넘고 절개지를 올라가니 길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잡목과 잔솔들을 뚫고 돌울타리가 있는 폐무덤을 지나, 쓰러진 나무들을 타 넘으며 어렵게 능선으로 붙어 흐릿하게 나타나는 족적따라 476봉에 올라간다.
▲ 임도에서 바라본 기맥의 산봉들
- 장증령
낙엽에 미끄러지며 암릉을 우회해서 내려와 오른쪽으로 월계마을과 저수지를 내려다보며 엇비숫하게 솟은 474봉을 오른다.
묘지가 있는 436봉에서 직진해 좋은 길따라 마을로 내려가다 돌아와 남쪽인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산길을 찾아 내려가니 두리뭉실한 잔솔지대에서 능선를 가늠하기도 힘들다.
잡목들을 헤치며 내려가다 오른쪽 뚜렸한 능선으로 트레버스해서 올라가면 박성태님의 노란 표지기 하나가 길을 확인해준다.
동쪽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을 넘고 기맥이 북쪽으로 방향을 트는 곳으로 들어갔다가 길도 거의 없고 오른쪽으로 평행을 그리며 내려가는 능선이 보여 되돌아 올라간다.
왔다갔다 하다가 조금 더 지나친 능선을 타고 한동안 내려가면 원래 내려갔었던 능선끝에 장증령 임도가 보이지만 그냥 잡목과 덤불들을 뚫고 밭으로 내려가 임도를 거슬러 올라간다.
우유부단하게 한시간씩이나 허비하고 만난 장증령에서 기록을 하려다 보니 볼펜 한개를 잃어버리고 예비로 꺼낸 다른 볼펜도 방황중에 없어져버려 난감해진다.
▲ 장증령
- 철마산
능선을 조금 올라가면 다시 임도가 나오고 임도따라 올라가다 오른쪽 산길로 붙으니 부산 명승산악회의 표지기가 처음으로 나타난다.
요란스럽게 전기톱으로 간벌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금방 베어진 나무들로 덮혀있는 산길을 어렵게 지나 철마산(382m) 정상의 암봉에 올라서면 황매산의 전경이 너무나 눈부시게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폐묘가 있는 봉을 지나고 철마산 동봉을 넘어서 뚜렸한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고목에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는 안부가 나오는데 지형도상의 마당재 위치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 긴가민가해진다.
안부를 건너고 봉우리를 넘어 북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으로 들어갔다 길도 없고 이상해 되돌아나온다.
더 지난 372봉까지 가서는 방향이 틀려 되돌아오고, 할수 없이 처음 들어갔던 능선으로 내려가니 뚝 떨어지며 계곡이 나타나 진땀을 흘리며 다시 올라온다.
처음의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안부로 되돌아와 왼쪽으로 계곡같은 길을 1-2분 따라가면 다시 안부가 나오고 기맥은 슬며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데 지형파악이 까다로운 곳이기는 하지만 신중하지 못해서 그만 아깝게 한시간이나 까먹고 말었다.
▲ 철마산 정상
▲ 철마산에서 바라본 황매산과 이어온 마루금
▲ 마당재
- 금곡산
잡목들을 헤치며 오른 봉우리에서 북쪽으로 꺽어져 억새속에 잡목과 관목들이 꽉 들어찬 산길을 지나 칡넝쿨 무성한 안부로 내려간다.
나무들을 헤치며 다시 봉우리에 올라 동쪽으로 꺽어져서 길도 없는 능선을 치고 내려가니 공암리와 백역리를 잇는 일차선 넓직한 시멘트도로가 나오는데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이니 미리 능선을 꺽은 셈이다.
찬바람 불어오는 절개지 왼쪽으로 가파른 능선을 올라 무명봉에서 북쪽으로 꺽어지고 다시 동쪽으로 이어지는 적막한 산길을 서둘러 따라간다.
사거리안부를 지나 금곡산(384.5m) 정상에 오르니 무성한 억새지대에 대삼각점이 놓여있고 조망은 그리 좋지않으며 지금껏 기맥을 종주한, 많지않은 분들의 표지기들이 사이좋게 걸려있다.
▲ 시멘트도로
▲ 금곡산 정상
- 33번국도
뚜렸해진 길따라 무덤들을 지나고 봉우리들을 우회하는 편한 길과 만나서 능선이 북쪽으로 휘어지는 322봉으로 올라서니 반듯한 돌 한개가 서있다.
다시 길은 흐릿해지고, 최근 간벌된 나무들이 어지럽게 덮고있는 산길을 따라가다 동쪽으로 꺽어져 잡목만 가득한 황량한 숲을 헤쳐간다.
나무에 찔리고 넘어지며 잡목들을 헤치고 절개지를 겨냥해서 내려가면 공사중인 33번 국도가 나오지만 역시 고갯마루에서 약간 왼쪽으로 내려섰으니 정확한 마루금은 놓친 셈이다.
절개지 오른쪽의 공장에서 파헤쳐진 흙더미를 딛고 무덤들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니 안부가 나오는데 함지리에서 올라온 아주머니 두분이 대곡리까지 간다는 얘기를 듣고는 너무 멀고 산짐승이 나온다며 극구 만류를 한다.
▲ 33번 국도
- 아등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무덤있는 안부를 넘고 최근 벌목된 나무들을 피해서 간신히 봉우리로 올라서니 잡목도 많아지고 길이 흐릿해진다.
오른쪽으로 뚜렷한 길이 갈라지는 안부를 넘어 봉우리로 올라가다, 야간산행을 포기하고 내려와 소로를 따라가니 철조망을 둘른 무덤이 나타나고 밭이 길게 이어진다.
밭을 지나서 밑으로 보이는 33번 국도로 내려가 쌍백택시를 부르고 옷에 붙은 덤불들을 떼어내며 소주 한모금에 개운치 못한 산행을 마무리한다.
택시기사분 말씀으로는 33번 국도가 지나가는 고개를 예전부터 아등재라 불렀다고 하고 선답자들도 아등재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니 지형도상으로 많이 떨어져있기는 하지만 그 말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한시간 이상의 대형알바를 두번씩이나 하며 고개마다 잘못 내려왔던 산행은 결국 목적지로 했던 한실재까지 가지도 못했는데 산마루를 휘도는 아등재는 벌써 석양에 물들기 시작한다.
첫댓글 재미있게 산행기를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