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적 목표(Stretch Goal) 이렇게 관리하라
김범열
주간경제 705호 2002.12.11
Stretch Goal이란 스스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도전적 목표를 의미한다. Stretch Goal 관리를 통해 기업은 업무 성과를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 모색이 가능해진다. Stretch Goal을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LG전자 DA(Digital Appliance) 사업본부의 혁신 모토 중의 하나가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이다. DA에서 수행하는 모든 혁신 프로젝트의 목표는 현재보다 30% 이상의 향상을 추구한다. 이러한 도전적 목표는 기존의 방법이나 사고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DA 구성원들은 언제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모색하여 실행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 성과 제고의 커다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Stretch Goal을 성공적으로 달성함으로써 DA는 5% 미만의 성장률을 보이는 성숙 산업인 가전 산업에서도 해마다 두자리 수 이상의 고도 성장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Stretch Goal의 추구
Stretch란 스스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미시건 대학의 심리학 교수였던 Norman Maier가 행한 실험에 의하면 사람들에게 목표를 준 다음 그들이 해결책을 가져오면, 단지 그들에게 그 해결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우 다음 해결책이 처음보다 훨씬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보다 도전적 목표를 추구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도록 동기부여 했기 때문이다.
Stretch Goal을 적절히 활용하면 구성원들은 기존에는 전혀 생각치도 못한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회사 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동시에 Stretch를 지향하는 환경이 구축되면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가장 높은 목표를 제시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과거 목표 설정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영층과의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언쟁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활동을 수행해야 하고, 이를 위해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무엇인가 등과 같은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심도 깊은 토의가 가능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 달성의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게 된다. Du Pont은 지난 200년간 ‘무 사고율(Zero Accidents)’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목표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공장에서 100% 달성되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를 추구함으로써 Du Pont은 산업 평균보다 훨씬 낮은 사고율을 기록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Mckinsey & Co.가 아시아 유수 기업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대다수의 관리자들은 비즈니스 및 성과 목표 달성을 위한 적절한 통제 프로세스 및 조직 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도전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목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수반하는 성과 피드백이나 보상 역시 제대로 이루어 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그림 1> 참조). 그렇다면 Stretch Goal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은 과연 무엇일까?
적절한 Stretch Goal의 설정
Stretch Goal 관리의 기본은 적절한 목표를 구성원들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목표 부여를 통해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보다 혁신적으로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 부여는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를 아는 쉬운 목표를 설정한다면 그것은 이미 Stretch Goal이 아니며, 획기적인 성과 창출을 기대할 수도 없을 것이다. 반면 경영자가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제시한다면 구성원들은 목표를 아예 무시하거나 좌절에 빠져 이의 달성을 위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Stretch Goal을 적절히 설정하기 위해서는 경쟁자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경쟁자의 수준을 이해한 후 자사의 수준을 판단하면 지향해야 하는 목표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경영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적절한 목표 설정을 위해서는 경영자가 업무 프로세스 및 기업 환경 전반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구성원들은 갖은 이유를 들어 자신들의 목표를 낮춰 잡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 때 경영자가 충분한 지식이 있다면 구성원들과의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또한 Stretch Goal을 설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 중 다른 하나는 모든 부서/구성원들에게 동일한 목표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어떤 부서나 구성원들의 경우 이미 자신들이 가능한 최상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또 다시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면 조직내 핵심 인재들이 좌절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조직 성과에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된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환경 변화 및 변화 압력에 대응하여 기업 및 구성원들이 달성해야 하는 Stretch Goal을 적절히 설정해 나가고 있는 3M의 예를 보자. 과거 3M은 25%의 룰을 설정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즉, 자사의 ‘총 매출 중 25%는 최근 5년 이내 개발한 제품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원칙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원칙은 약 5년 전에 ‘최근 4년간 개발한 제품이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해야 하며, 이 중 10%는 최근 1년 이내에 개발한 제품이어야 한다’로 목표가 상향 조정되었다. 다시 최근에는 ‘전체 매출 중에서 40%가 4년 내의 신제품이어야 한다’로 목표가 변경되었다. 그리고 향후 10년 후에는 전체 매출의 50%이상을 신제품으로 채울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M은 이러한 목표를 추구함으로써 매 4년마다 자사의 40% 정도를 완전히 새로운 기업으로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한 구성원들도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3M이 일하기에 매우 흥미롭고 좋은 곳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사업 환경의 변화가 심해질수록 성공적인 신제품의 필요성도 높아지게 되고 이러한 니즈는 3M의 Stretch Goal 수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
Stretch Goal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가 Stretch Goal에 대한 구성원들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Stretch Goal이 처음 제시되었을 때 대부분 구성원들의 반응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라는 것이다. 의지가 없으면 실행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모든 구성원들이 Stretch Goal을 이해하고 이러한 목표가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경영자들이 흔들림 없이 Stretch Goal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의 처음 50%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에너지와 시간 및 자원을 투입하면 쉽게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50%의 달성은 쉽지 않으며 새로운 기술이나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조금이라도 관심이 줄어들거나 포기하게 되면 결국 Stretch Goal 관리는 실패하게 된다. 경영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동기부여 해야 한다.
동시에 시행 초기에 성공체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성공체험을 하면 자신감과 몰입도를 갖고 Stretch Goal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에는 보다 달성 가능한 목표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점 그 목표의 수준을 높여나가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rocter & Gamble은 자사의 임상 개발 프로세스의 사이클 타임을 75%나 단축하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였다. 10∼20%의 단축 목표는 전체 개발 프로세스 성과를 향상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 이 목표를 제시했을 때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불가능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실행 관리자는 목표 달성에 대한 신념을 갖고 밀고 나갔다. 추진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1단계에서는 우선 리드 타임의 50%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2단계로는 나머지 목표 달성을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처음 50%의 목표 달성을 비교적 용이하게 달성할 수 있었으나 2단계의 목표 달성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새로운 방법과 스킬이 요구되었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3년간에 걸친 지속적인 실행 결과, P&G는 결국 임상 개발 프로세스의 사이클 타임을 기존 82주에서 14주로 83%나 단축시킬 수 있었다(<그림 2> 참조).
적절한 지원을 해 주어야
많은 기업들이 Stretch Goal 활용시, 단순히 목표를 높이고 이의 달성만을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아무런 지원 없이 구성원들에게 목표를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다. 목표만 잡는다고 그러한 목표가 저절로 달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지원 툴이나 방법론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단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스마트하게 일하도록 구성원들을 유도해야 한다.
LG전자 DA사업본부는 Stretch Goal 달성의 툴로서 6시그마를 활용하고 있다. 즉, 6시그마를 목수가 현장에 나갈 때 들고 가는 망치와 톱같이 Stretch Goal을 위한 혁신 활동의 도구로써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DA는 입사한 지 2년 이내에 6시그마의 자격 등급(그린, 블랙)인 그린벨트(Green Belt)를 못 따면 대리 진급을 안 시키는 것과같이 모든 구성원들이 기본적으로 6시그마 툴을 몸에 익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머리속으로만 알고 있는 6시그마 툴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혁신 활동을 풀 타임으로 수행하는 TDR(Tear Down & Redesign)팀을 운용하고 있다. TDR팀은 향후 3년 간의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한발 앞선 혁신 활동을 수행하는 상근의 Cross Functional Team이다. 초기에는 전체 인원 중 약 10%의 인원으로 시작했지만 성공적인 혁신 활동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이로써 확보된 여유 인력을 다시 혁신 활동에 투입하는 선순환의 사이클을 형성함으로써 지금은 전체 사무직 인력의 40% 이상이 상시 혁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TDR 활동을 통해 구성원 대부분이 혁신 활동을 경험하고 문제 해결 기법을 학습하게 됨으로써 보다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GE도 6 시그마를 Stretch Goal 달성의 주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GE는 그린벨트 훈련을 통해, 구성원들이 각자의 업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6시그마 도입 초기인 1996년 한해 동안에만 2억 달러를 투자하여 3만 명의 구성원들을 훈련시켰다. 또한 GE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위해 혁신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성공 정보의 공유를 통해 개별 구성원의 수행 역량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피드백을 통한 원인 파악
Stretch Goal 관리를 위한 또 하나의 중요 포인트는 이의 달성을 위한 개별 활동들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의 효과 및 의미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실패가 반복될 우려가 있다. 수 많은 기업들이 Best Practice를 벤치마킹했지만 실제로 성공을 거둔 예는 많지 않다.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벤치마킹의 중점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 자체에만 있고 실제 실행이 이루어지는 원리나 이유에 대한 이해나 분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효과 및 원인 분석을 위해서는 목표의 실행 여부를 적절히 판단할 수 있는 측정 지표를 선정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 분석을 위해서는 재무 지표 이외에 그러한 결과 발생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선행 지표인 비재무 지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선행 지표를 관리해야 단순히 결과만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 분석을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가능하게 되어 보다 향상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성공은 나누고, 실패를 용인해야
Stretch Goal의 성공적 달성 여부는 대체로 다음의 3가지 기준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우선 과거 성과와 현재 성과를 비교하여 주시할만한 변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둘째, Stretch Goal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셋째, 경쟁자들과 비교해 최소한 그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을 통해 Stretch Goal이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고 판단되면 그 성과를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력에 대한 인정이 없다면 구성원들을 지속적으로 동기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Stretch Goal이란 달성 방법을 모르는 목표이기 때문에 수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고 필연적으로 실패가 수반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예상되는 실패가 자신의 경력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면 어느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 무조건 처벌만 한다면 결국 Stretch Goal 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건전한 실패는 인정해 주고 이를 다음 성공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
Stretch를 향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기본적으로 목표에는 불확실성이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구성원들의 활동뿐 아니라 외적 요인에 의해서 좌우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승객 만족’이라는 비행기 승무원의 목표는 승객의 기분, 비행의 지연, 난기류, 다른 승객들의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Stretch Goal을 달성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평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그렇다고 Stretch Goal 추진을 멈출 수는 없다. GE의 전 CEO였던 Jack Welch는 그의 자서전에서 “Stretch를 생활화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이러한 Stretch 마인드를 가졌다고 말할 수도 없다. 일부 관리자들은 목표 달성에 실패해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tretch를 멈출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목표를 명확하게 가지지 않고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 행동에 대한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없고 자신의 일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