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가야 할듯 합니다.
96년 가을~ 제가 경기도 안양 인덕원 역 근처 공장에서 생활할때 일입니다.
가끔 티비에서 게임방에 얘기를 들을 뿐. 제가 컴튜러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고작해야
공장 사무실이 전부였죠.
친구들 대부분이 대학진학을 해버리고, 약간에 고독을 즐기면서 공장생활에 익숙해 질 무렵이라고 해야 할까요? 추석연휴 같습니다. 아무래도 설연휴는 아니였을 겁니다.
고향에 내려오는동안 친구들에 연락을 받았던지... 고향에 돌아와 음성메세지 녹음을 들어 보니... 모두들 게임방(PC방)에 있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삐삐가 휴대폰 만큼이나 유행이였었는데..... 허리에 담배갑만한 모토로라 )
꼴에 사회물좀 먹었다고 터미널에서 나오자 말자 택시를 타고~ 친구들이 모였다는 게임방으로 갔드랬지요. -동대문에서 파는 정장에 목이 조금 올라오는 까만 구두까지 신고서....
게임방을 들어서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답니다.
어두 침침한 분위기에 오락기도 아닌..... 공장사무실에서도 흔하지 않았던 그 컴퓨러가 독서실 분위기를 연상하듯 촘촘히 늘려 있는것을 보고는 눈이 횡동그래 졌었지요.
"스타 크레프트" 짜식들~ 크게 배우라고 대학간 녀석들이 오락기로 할법한 오락을 컴터로 하다니...
친구녀석들은 제가 왔다는것을 알면서도 션찮은 반응으로 응답만 할뿐....
좀처럼 오락에 빠져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갈듯 집중해 있더군요.
서서 물끄러미 바라만 보기 뭐했던지라 우선 옆자리가 비어있길래 앉아서 구경을 좀 하고 있었습니다.
왠지 잼있어 보이는 그 게임을 나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제는 제가 앉은 자리에 컴터가 끄져 있었다는 겁니다.
지갑을 끄내어 우선 천원짜리 빡빡한 녀석으로 한장을 뽑아 냈드랬지요.
왠지 오락실 오락기 보다는 비싸보이는 오락 같아 지패정도는 넣어야 할듯 하기도 했고, 본체를 아무리 봐도.... 동전 넣은 구멍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ㅠㅠ 천원짜리 빡빡한 녀석을 먹는구나 싶어~ 3.5 플로피 디스켓 넣은 구멍으로 넣었습니다. 당연히 그런다고 켜질 컴터가 아니란거 향기님들 다 아시죠?
넣었다 뺏다... "야~ 이거 고장이가?"
옆에서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갈듯 진지하게 게임에 빠져있던 친구녀석 갑자기 동공이 커지면서
뒤로 뒤집어 집니다. ㅡㅡ;
같이 오락하던 친구들도 마치 홀린듯 오락을 하던 녀석들까지도 일어서더니 저를 보고는 쓰러 집니다.
친구들 뿐만 아니라 주위에 이런저런 게임을 하던 사람들 모두 저를 보면서 웃기만 합니다.
ㅠㅠ
머쓱한 나머지... 왠지 제가 "뭔가를 잘 못하고 있구나" 싶었죠.
오천원짜리~ (지금은 작은 지페로 바뀌였지만) 오천원짜릴 뽑을가~ 만원짜릴 넣어야 하나.......
지갑속을 바라보며 지폐를 만지작 거리기만 했드랬지요.... ㅠㅠ
저 그날~ 그 게임방에서 스타 됐습니다.
지금도 가끔 친구들이 저를 놀리곤 합니다. "요즘 컴터에는 시디만 넣을 수 있는 구멍있는데, 뭐 넣을래?"
제가 시대흐름을 역행하고 있었던걸까요?
달이 없어서인지 지금에 밤하늘이 참 좋습니다.
첫댓글 대패밥님!!! 저도 동공이 커지면서 뒤로 뒤집어 졌습니다.ㅎㅎㅎ
지금 안그러면 된거져 모 ^^*
요즘은 스타 잘 합니다.. 테란하는데~ 벙커에들어간 마린 꺼내기 위해 벙커 파괴해서 꺼내곤 합니다.
언제 스타 한수 배워 볼까요??? 베틀에 들어갈 실력은 안돼구, 맨날 PC랑 할라니 입구막구 무조건 베틀크루져 만듭답니다.ㅎㅎㅎ
연재소설 읽으러 왔는데,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네요^^ 한번 웃음 터지면, 다른일 하다가도 문득 생각날때마다 혼자서도 웃거든요. 이번것 매우 강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0^ 기대 하세요~ 저에 파란 만장했던 엉뚱사건~ 아직 많이 남았씀돠.
푸하하하하... 죄송요... 하지만.. 이러지 않으면 배가 아파서리... ㅡㅜ에공..눈물이 다나는군요..^^ 초면에 죄송한데.. 그래도 ..이해해주세요.. 푸하하하하하........ 에공... 저 금방 의자에서 미끌어서 쓰러졌어요.. ㅡㅡ ;;;
이 얘기 듣는 사람들 다들 웃긴다고 하더라구요~ 괜찮습니다.. 웃음하나 선물이 되었다면..... 저하 나 쯤이야.....
내가 꼭 야옹이 같은 증세라우~. 어제 친구 만나서 이 애길 했더니, 나보다 한술 더뜨더라구요. 어떻게? 약속한듯이 같이 쓰러져 버리는거야, 무슨 마스게임도 이니구,^^ ㅋㅋㅋㅋㅋ
ㅋㅋ 다시봐도 넘 웃겨요.. ㅋㅋㅋ 아침에 웃음이... 푸하하하..... 에공... 볼때마다 이럼 안돼는데... ㅋㅋㅋㅋㅋ 쟈스민님도 ... 저랑 같은 증세셨다면.. 불타는 대패밥님께 조금 덜 미안하군요..ㅋㅋㅋ
에효~ ^^* 한잔 하고 왔습니다... 언제나 엉뚱 황당 사건이 일어 나는군요.
ㅍㅎㅎㅎㅎㅎㅎㅎ 1탄 [오토바이편]보다 더 재미있네~~~ 저도 5.25인치 디스켓 넣을줄을 몰라서 본체속으로 억지로 밀어넣다가 회사PC 이상하게 만들어 버린적이 있습니다ㅋㅋㅋㅋ 16-7년 전에.
기픈물님~ 16~7년전이라면 도대체 언제쯤이라는건지.... 대략 11년전쯤이라 보면 될까요? ^^*
^^하이고~ 이사람아~!! 어째 16, 17이 우째 11로 바뀌노~!! ^^* ㅋㅋ 저도 그때쯤의 유물 3.5인치 디스켓 보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