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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책에 나오는 장소가 불현듯 가보고 싶어 약속을 했더랍니다
마침 Wearing Of Art(강효석 展)이 일요일까진데
월요일 꼭 가 볼테니 하루만 더 연기하여
철수않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내었다는 동행이 있어서
( 전시 제목에서 처음엔 약간의 거부감을 느껴
그냥 편물전이라 하면 될텐데 궂이, 했지만
다 둘러본 후 Art가 붙어야겠네. . .했습니다
전혀 새로운 니트 작품들이었어요 )
사진 촬영 불가라 못찍었지만 '지대방' 실내는 찍어도 된다해서
살짝 살짝 보이는 거야 어쩌겠는지요
몬드리안이 떠오르지요 아일랜드 조리대 앞쪽
지대방 지을 때 남은 폐자재들을
천으로 싸서 비례와 색 맞춰 붙인 거랍니다
입구 부터 맘에 들어 앉아서 일일이 다 찍었습니다
싱크대 선반 등등이 대부분 수평이라 그냥 수직을 하나 내리고 싶어
못을 박고 조명등을 하나 걸었다는데
잘은 몰라도 와인 랙도 수직이라 같은 의도 아니었나 싶네요
싱크대 위에는 청개구리와 새 한마리도. . .
주전자 꼭지와 주둥이도 고깔 등등. . .^^
각종 에스프레소잔 콜랙션과 더치커피 기구
길다란 고목 두 개를 철판으로 연결한 탁자
주황 연두 메트는 펠트였어요
그 아래 의자 위, 옹기 항아리만 눈여겨 보다 의자 다리도 예사롭지않아 다시 살펴봤습니다
인사동 '아원공방'에서 봄직한 것같은 새와 나뭇가지가 자연스럽게 붙어있습니다
방명록이 있는 탁자.
주소를 남기면 전시 소식 보내준다 해서
생각없이 주소를 적었는데 눈썰미 예사롭지않은 동행이
바로 위에 작가 은희경이 있었다데요, 하필.
탁자 아래. . .
창으로 스며드는 빛까지 정겨운. . .
도넛 같은 우물 전돌도 강원도 모처 고가에서 가져온 거라는데
정말 탐이 나서 몇 번이나 만져봤습니다
풍혈이 있는 폐자재 난간으로 공간 분활을 해서 마치 누각 위에 앉아있는 것 같았어요
우린 거기서 단팥죽을 먹고
3층 구경 하고 내려와 다른 공간인
옛 부엌 선반(시렁?)을 개조한 탁자에서 더치 커피를 마셨어요
단팥죽 그릇도 사각 받침 무늬도. . . 조금씩 다른 모양이데요
왼쪽 벽에 하얀 건 뭘까요?
콘센트 가리개
곳곳을 다 둘러보니 효재씨도 루시아 님도 생각나지만
이곳은 열린 공간이라는 게 색다르지요
역시 폐자제인데
" 뿌리없는 중생이니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라고 적여있답니다
3층 올라가기 전 바닥
여기부터는 촬영 금지구역
법당 안의 조형미 넘치는 卍자 문과 나무 상감한 창문
그 창문에 매달린 연봉 매듭고리 등등은 직접 보셔야. . .;
아직 제가 급히 찍은 사진들 반도 못올렸습니다
작가 한수산은 6개월간 동춘 서커스 따라다닌 후 소설 '부초'를 썼다는데
한 인테리어 관련 여기자(이나래)가 2년 여를 정위스님 따라다니며
사진 찍고 인터뷰 한 내용이 책 한 권 분량입니다
감히 제가 포스팅 하나로 담겠는지요
(전략. . .)
정위스님을 만나면 그러한 품격을 느낀다.
작아도 초라하지 않고,
커도 성기지 않고,
자유로워도 헤프지 않고,
격식을 차려도 메어있지 않습니다.
(후략. . .)
-오수근(이대교수) 추천글 일부
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에서
지하 차고 입구에 무심히 걸려있는 우산과 농기구들
左; 물고기는 우편함과 右; 수도,전기 계량기 가리개 좀 보셔요
기존의 절 형태는 아니고 현대적인 사각 3층 건물입니다
전체적인 설계는 승효상씨
길상사와 문화공간 지대방 내부는 정위스님이 모두
디자인 하고 손수 바느질 하여 꾸민 공간이랍니다
문화 공간이 다소 부족한 봉천동 산동네 주민들과
소통도 하면서 불자 아니어도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으로
2008년도에 창고로 쓰던 지하실을 리모델링 했다네요
마침 스님찾는 손님이 있어서 커피 마시는 우리들께
귤도 주시고 얘기도 나눴습니다만
저는 스님의 조각 누비 바지에 자주 눈이 가면서
공간 곳곳을 꾸민 스님의 미적 감각과 로멘티시즘이
수도 생활에 다소 방해되지는 않을까
괜히 이런 잡생각도 해본 날이었어요
서울시 관악구 인현동 180-2 길상사 문화공간 지대방
Tel ; 02 - 883-7354
주차공간이 무척 협소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랍니다
전철 2호선 낙성대 1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4번 타셔요
오르막이어서 더더욱 대중교통이 좋을 듯.
제공되는 메뉴는 모두 6천원,
수익금 일부는 인류 평화를 위하여 기부된답니다.
(전략. . .)
아름답고 깊다. . . ,
오래도록 맥이 잡히지 않는 이 말은
너무 자연스러워 할 말이 없다.
아름다워서 은밀하고
깊어서 고요하다.
그래서 지대방은 쓸쓸한 커피향을
재우고 간직하는 것이다
외롭고 흐린 날
붉은 맨드라미 꺾어
지대방에 놀러가고 싶다
붉은 말 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