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쌀국 커맨더 A급 위험인물 야니입니다. 8월 12일 오랜만에 열린 체강자전에 참가해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고, 영광스럽게도 세 번째 우승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보통 강한 커맨더 덱이라면 으레 청색을 쓴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저 역시 커맨더 하드 유저로서 청색을 좋아한다는 이미지가 많이 박혀 있는데, 실제론 블랙과 그린, 화이트를 좋아합니다. 체강자전 초창기 때 청색이 들어간 덱을 좀 굴리긴 했습니다.
이번 체강자전이 열리기 몇 달 전, 매온 1:1커맨더 룰이 정립되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나중에 1:1 커맨더가 오프라인에서 경쟁? 혹은 그에 준하는 이벤트로 격상될 것을 대비해 1:1 전용으로 덱을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체강자전이 열려서 테스트를 해볼 겸, 만들어 놓고 얼마 굴리지 못한 덱이기에 들고 참전했습니다. 물론 벤 규정과 덱 구성은 체강자전에 맞춰서 8장~10장정도 튜닝을 거쳤지요.
이번 체강자전은 조금 독특한 룰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이 룰로 진행됐지만 일반적인 커맨더에서는 잘 채용되진 않는 룰이죠. 한쪽 방향으로만 공격할 수 있고, 승리조건이 내가 공격하는 방향의 플레이어가 패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덱 역시 막판에 그런 룰에 맞춰 한두 장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free for all같이 필요에 따라 집중견제가 가능한 룰에서는 위력이 경감되며, 효율이 떨어지는 카드도 꽤 들어가 있으므로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장군은 기트로그 괴수입니다.
덱리스트입니다.
제가 처음 커맨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바로 레가시 포멧에 대한 동경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무한콤보를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따라서 제 커맨더들은 레가시에 있는 미드레인지나 락킹 시스템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는 레가시에서 렌즈, 3C로암 미드레인지, 블러드 스톰피를 굴리고 있습니다. 이 덱 역시 레가시 로암 덱과 비슷하게 굴러가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덱 전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생물입니다. 덱을 돌아가게 하는 살림꾼이지요. 특히 랜드를 두 번 플레이하게 해 주고, 무덤에 들어갈 때마다 드로우를 주는 기트로그 괴수와 환상의 궁합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생물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저에게도 문의를 많이 주시는데, 처음 스포일러로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물음표를 던졌다면 지금은 느낌표를 그리고 계실 겁니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다들 매직 하루 이틀 하시는 거 아니잖아요. 다 아시죠? 향후 파멸의 시간이 재평가된다면 이 카드 덕분일 거라 자신합니다.
초기엔 땅놀음 위주의 레가시 덱에서 먼저 채용되기 시작해, 현재는 모던덱에까지 쓰이고 있습니다.
다만 스탠다드는 제가 손대지 않아 모르는 포맷이고, 이 카드의 활용이 높아질 정도의 환경인지는 의문입니다. 드랩에서도 그렇게 좋은 생물은 아닌 것 같네요. 결국은 땅놀음이 많은 하위타입 구축환경에서 각광을 받을 카드입니다.
승리수단입니다.
다크 뎁스. 20/20 비행 무적. 불세출의 피니셔이지요. 근데 일반적인 커맨더에서 다크뎁스를 쓰진 않으시더라고요. 당연합니다. 커맨더에선 만들기도 어려울뿐더러 만들어도 상대가 3명인데 순회공연 한 번씩 돌아봤자 라이프 절반 정도 깎는 것밖에 안됩니다. 여러분 넷이서 커맨더하는데 누가 20/20 비행 무적 꺼냈다고 보세요. 정말 무서울까요? 물론 강하긴 한데, 게임 전체적으로 봤을 땐 영향이 미미합니다. 커맨더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떤 능력을 가진 생물이든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수두룩합니다.
특히, 이거 꺼냈다간 이기기는커녕 오히려 3명한테 다구리당하고 골로 가기 십상이죠. 그리고 의외로 100장 중 1장 들어가는 커맨더에서 만들기도 어려워서 이거 만드느니 강한 생물 뽑거나 콤보 돌리는 게 낫습니다. 결국 특수한 룰에 맞춘 카드라 볼 수 있겠네요.
진정한 승리수단이었습니다. 쓸 때마다 다들 엄청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죄송ㅜㅜ;; 사실 우승자 권한으로 이번 벤을 정할 때 이걸로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우박불 같은 카드와 달리 시전자 본인도 해당되는데다 이걸 하기까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콤보의 한 특성이라 해서 주변에서 벤할것까진 없다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하지만 강력한 카드임엔 틀림없습니다.
데스클라우드와 조합한 카드입니다. 뭐, 이 카드는 처음 나올 때부터 능력만큼은 좋다고 각광받았죠. 데클 후, 발동해 못을 박으시면 미려하게 게임을 마무리하실 수 있습니다.
그밖에 유용하게 썼던 카드입니다.
1라운드
영생자 네헵(R) -> 코쿠쇼 모노블랙(B) -> 기트로그 괴수(BG) -> 페낙스(UB) -> 네헵 순으로 공격이 진행되었습니다.
최근 장군으로 핫한 영생자 네헵을 들고 오신 쌀국사장님과의 경합이었습니다. 제가 스몰폭스를 한번 친 이후 코쿠쇼 덱과 페낙스 덱이 말리는 바람에 자연스레 딜 레이스가 됐는데, 네헵을 앞세운 모노레드의 파워로 먼저 게임이 끝나 2등으로 다음 라운드를 들어갔습니다.
2라운드
아바신(W) -> 기트로그 괴수(BG) -> 아트락사(UWGB) -> 파트너 장군 티마&타마(WBRG)
부득이하게 제가 처음부터 양 쪽을 견제해야했던 판이었습니다. 티마&타마 덱이 랜드가 멈추는 바람에 아바신의 화이트를 초반에 견제하기 힘들었고, 아트락사는 빠른 템포로 티마&타마 덱을 압박하고 있었기에 무리하게 스몰폭스, 각종 생물 희생엔진과 지속물 파괴에 전념했습니다. 중간에 저도 랜드가 멈춰서 고생했었고 기트로그 괴수도 죽고 그랬네요. 다행히 아바신 덱도 랜드수급이 끊겨 좀 더 안심하고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판은 다크 뎁스로 때려서 게임을 끝냈습니다.
3라운드
페낙스B(UB) -> 기트로그 괴수(BG) -> 우릴(WRG) -> 프로쉬(GBR)
저를 공격해야 하는 쪽이 페낙스였고, 그덱은 밀어서 이기는 덱이라 좀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 덱이 무덤으로 카드를 넣을수록 유리해지는 덱이라, 페낙스 유저분은 무덤견제가 들릴 때까지 제 덱을 제대로 밀지 못하셨습니다. 대신 프로쉬의 한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매스디나이얼을 많이 치셨죠. 우릴 덱 유저분이 시가르다를 꺼내는 바람에 유일하게 데스클라우드를 치지 않았던 판입니다. 결국 다크 뎁스와 기트로그 괴수로 때려서 게임을 끝냈습니다.
8강
8강부터는 free for all로 진행되었습니다.
아트락사(UWGB), 기트로그 괴수(GB), 프로쉬(GBR), 나르셋(WUR)
전판에 데스클라우드를 본 유저분들의 집중견제가 이어질 줄 알고 걱정했는데, 하나같이 폭탄들을 들고 있는 덱이었습니다. 아트락사의 플레인즈 워커 조합, 나르셋의 무한턴, 프로쉬의 한방 장군데미지 등등이 있어 서로 견제가 극심했습니다. 다행히 프로쉬를 나르셋이 견제하고, 아트락사의 더블링시즌이 깨진 것을 틈타 데스클라우드를 쳐서 게임을 끝냈습니다. 그 와중에 프로쉬와 아트락사의 복구능력이 좋아서 윈리스와 볼라스의 성채를 이용해 4번이나 쳐서 게임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결승
영생자 네헵(R), 기트로그 괴수(GB), 프로쉬(GBR), 마엘스트롬 원더러(UGR)
이번에는 초반에 마엘스트롬 원더러 덱이 랜드가 말려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랜드 부스팅을 많이 하고 지속물을 많이 꺼내자, 견제를 한번 당한 후 템포를 쉬었습니다. 그리고 우긴을 드로우 해 지속물을 날린 다음, 데스클라우드를 연속으로 쳐서 게임을 정리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진짜 기승전데클이네요;;; 여담으로 체강자전 전통상 결승이나 8강까지는 free for all을 항상 해왔는데, 시간상 너무 길어지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는 방식이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기트로그 괴수를 쓰면서 여러 번 실수를 했는데, 바로 숲도서관이 깔렸을 때, 기트로그 괴수 트리거인 랜드 희생을 까먹고 숲도서관 카드를 보는 바람에 괴수가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숲도서관은 다들 아시다시피 ‘드로우’ 스탭입니다. 업킵때 꼭 랜드를 먼저 희생해주세요ㅜㅜ 안그럼 개구리가 죽어요ㅜㅜ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강력한 장군이긴 하지만, 약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히 두 명 이상에게 무덤을 견제당하면 회생이 불가능한 덱이지요. 따라서 여섯이서 캐주얼로 즐기기엔 썩 그리 좋다고 볼 순 없습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흉악한 카드들을 빼고 구성을 다르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 순 있겠죠.
이번 벤 카드는 '그림 모노리스'입니다. 원래는 마나 드레인, 그림 모노리스 중에 고민했는데, 제가 덕을 본 카드를 벤 시키는 게 옳을 것 같아서 그림 모노리스로 정했습니다. 요즘 커맨더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대부분 없는 카드인데다, 워낙 비싸고 무색 아티라 모든 덱에 채용할 수 있어 먼저 꺼내는 쪽이 유리합니다. 실제 듀얼커맨더에서도 벤이고요. 2턴에 칼같이 모노리스가 나오면. 다음 턴에 6마나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위에 써놓고 보니 데스클라우드를 벤해야 할 것 같고, 그러고 싶기도 한데... 일단 그림 모노리스를 우선순위에 두고, 데스클라우드는 차후에 여러 지인들과 논의 후 생각하겠습니다.
두서없이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체강자전 개최자인 루갈 번...아, 아니 쌀국 사장 기현님께 감사드리고, 그밖에 참여해주신 모든 쌀국 식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체강자전을 기대하겠습니다. 많이 놀러와 주세요!
첫댓글 선 리플 후 감상 ㅎㅎ
ㅊㅋㅊㅋ ^^
감사합니다 형님 더운데 건강 괜찮으시죠?
선리플답니다 역대 최다우승자이신듯 축하드립니다~!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 담엔 같이 버스 탑시다
선리플 후 감상! 우승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정말 짜임새 있게 잘 구성된 덱 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약점도 적고 대응력도 좋고! 디스카드와 리무벌로 컨트롤하는게 인상적이였습니다.
고생많으셨어요 ㅎㅎ 제가 너무 경쟁적인 컨셉으로 짜온듯 ㅜ 대회 늘 재밌게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 잘 보았다. 우승 축하~
옙 형님 ㅎㅎ 감사함다 ㅎㅎ 저도 나중에 형님처럼 번덱을 ㅋㅋ
관문맨 채고시다!
넌 니덱좀 갖고 다녀라 임마ㅋ
이번 파멸의 시간이 큰 영향을 끼친 커맨더 체강자전...
후기글 잘보았습니다! 다시한번 우승축하드려요!!
저는 수련후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밀덱으로 힘들었을텐데 고생했다 ㅎㅎ
우승 축하합니다! 각라운드 상황별 판단결정이 돋보이는 후기네요(특히 2라운드)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ㅎ
감사합니다ㅎㅎ 매온 듀얼커맨더를 생각하고 짜서 대응이 가능했던것 같지만 실제로 굴려보니 1:1치고는 많이 느리고 부족하네요;; 좀 더 연구할계획입니다.
난 라무납 발굴자 좋은지 잘 모르겠던데(...)
니 말도 맞음. 이녀석을 최대한 활용할수있는 덱이 아니면 애매하지. 특히 네가 주로 굴리는 덱들의 시스템은 랜드 어드벤테이지를 보는게 아니니. 넣어도 나쁠건 없는데 그 슬롯에 경쟁자들이 너무 강한게 문제.
땅에 대한 혐오를 멈춰주세요... by 프로쉬 앤 스람
땅이라서 희생됐다.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언벤은 어떤건가요?? ㅋ
없습니다. 지금상태로 밸런스가 괜찮아서ㅋㅋ
@[월드스타]야니 아 글세 솔링 언밴하장꼐요~
오오, 재밌는 글 잘읽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ㅋㅋ 우승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