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6
6월 4일 토요일,
강당에서는 '밝고 맑은 노래 잔치"인 [ 2005 교내 합창대회 ]가 열렸습니다.
지난 5월부터 음악실에서, 교실에서, 등나무 아래에서 급우들과 함께 화음을 맞춰가며 연습했던 시간들을 결산하는 발표회라서 소중하면서도 뜻 깊은 대회라고 생각합니다.
* 꾀꼬리들의 합창,
학생회장과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합창대회의 첫 순서는 5월 31일 [서울 중학생 합창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영어합창반 '칸타빌라'에 대한 수상 전달식이었습니다.
서울에 소재한 합창명문 11개 학교가 출연, 경쟁을 벌인 이 대회에서 "추천가"를 불러 최우수상을 받은 우리 학교 합창반 수상 소식에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지휘를 맡았던 서연수양에게 상장과 상금, 트로피를 전달한 후,
나는 축하 인사를 겸해 "높낮이와 길이가 다른 목소리들이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합창이, 나의 목소리만 최고라고 주장하는 이 시대에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의미를 새겨보며, 합창 연습을 통해 한마음으로 뭉친 급우들과의 좋은 인연을 추억으로 만들어 달라."는 당부를 했습니다.
16명의 풍물반이 연주한 "영남사물 짝쇠놀이"가 합창대회의 서막을 달구어 놓은 후, 1학년부터 합창 발표에 들어갔습니다.
1학년은 아직 새내기라서 이런 큰 무대(?)에 적응이 잘 안되는지 서툴러 보였지만, 진지한 자세만큼은 언니들 못지 않다고 느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습니다.
2반의 "아파트 마을", 1반의 "가고픈 나라", 4반의 "우주 자전거", 3반의 "학창시절", 5반의 "꽃밭에서", 6반의 "웃어요" , 제목이 주는 다양한 가사와 곡이 어린 동생들의 목소리를 타고 흘러 나와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3학년 채예슬양의 클라리넷 독주로 막을 연 2학년의 합창은 4반의 "기분 좋은 날", 2반의 "Sing Sing Sing", 3반의 "여학생의 왈츠", 5반의 "여유 있게 걷게 친구", 1반의 "최진사댁 셋째딸", 6반의 "흉내놀이" 순서로 재미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1학년과 달리 여유가 있고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여 합창의 즐거움을 잘 나타냈습니다.
3학년 순서에 앞서 찬조 출연으로 나선 3학년 이지은양은 눈을 감고 독특한 바이브레이션을 구사하여 "I TURN TO YOU"를 열창하여 제2의 마돈나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멋진 노래를 불러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강당 가득 메웠습니다.
역시 3학년은 맏언니답게 시작부터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유랑의 무리"를 부른 2반은 긴 넥타이와 긴 바지, 긴 장갑을 낀 지휘자의 열정적인 지휘 속에 몰입하며 노래를 불렀고, 하복 상의에 치마를 입고 퓨젼 스타일로 나온 1반은 "경복궁 타령을 신나게 불러 제꼈고, 흰 셔츠와 분홍 타이를 메고 나온 3반의 "총각 타령", "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를 부른 4반, 빨간 꽃리본을 달고 나온 5반의 "꽃 파는 아가씨", 얌전하게 합창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 6반의 "숭어"로 이어질 때마다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점수 집계를 기다리는 막간에 이어진 찬조출연은 작은 예술제 같았습니다.
* 꿈을 담아서,
칸타벨라 합창반의 "추천가", 수화반의 율동적인 수화로 엮어나간 "어머나", 세 쌍이 나와 스포츠 댄스의 멋진 춤을 보여준 차차차", 1학년 권재경양의 깜찍한 발레, 조선 여인의 아름다움을 선 보인 11명의 가야금병창반의 "우리들의 노래, 고향의 봄", 자유분방한 춤사위로 열띤 호응을 이끌어낸 3학년 유슬기양의 창작 부채춤, 3학년 김선화양의 어머니가 중심이 된 5인조 "모듬북"의 연주는 신나고 흥겨운 잔치 예술의 아기자기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시상은 가요제처럼 한 종목씩 수상자를 발표하고 시상하는 형식으로 스릴과 긴장감을 곁들여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상을 받는 사람과 학급은 한정되어 있었지만 나의 마지막 인삿말처럼 18학급 모두가 오늘의 최우수학급이며, 모두가 주인공이며 칭찬을 크게 받아야 할 훌륭한 합창대회의 진행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