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라지고 있는 함 문화
신세대 커플은 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퇴색된 문화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동나무 함이 여행용 트렁크로 바뀌었든, 신랑이 함을 지고 가든 그 모든 것의 본질을 잊지 않고 함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많은 친구들의 축복 속에 결혼한 A양은 함을 받는 날의 감동을 자신의 블로그에 고스란히 올려놓아 짝이 없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함을 받고 난 후 예물을 보고 ‘이렇게 결혼해야 하나’하며 울음을 터트린 신부도 있다는데, A양의 경우 축복을 받으며 기분 좋게 결혼에 골인했다. 곱게 싸인 함 속의 혼서지와 오방주머니를 보고 가슴이 찡했다니 현대 문물만 접하던 그녀에겐 결혼 자체가 감동이었던 듯. 이보다 더 그녀를 감동시킨 것은 시부모님이 자필로 쓴 따뜻한 편지와 함께 도착한 깜짝 선물. 새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두 권의 책과 신혼여행 경비 용도로 넣으신 지갑 속의 두툼한 신권들이 그것.
시대가 변하면서 값비싼 예물을 요구하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불협화음 등으로 인해 뭔가 찜찜한 기분으로 식장을 들어서기도 하지만 부모님의 능력을 행복의 잣대로 삼지 말고 믿음의 깊이와 사랑하는 마음을 헤아린다면 행복한 결혼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 여행 가방 요즘은 함을 보낼 때 여행 가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시대에 맞게 문화도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는 실용성을 강조한 합리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단 전통의 격식을 잃지 않으면서 예와 정성을 전해야 하는 마음은 변치 않아야 한다. - 신랑이 함진아비 결혼준비와 바쁜 일상으로 함을 팔러 갈 시간이 없고, 함진아비를 하겠다는 친구가 없어서라는 이유보다 간소하게 함을 들이기 위해, 신랑이 직접 함을 메고 신부 집에 가는 경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실 소란스러운 것을 원치 않는다면 이 방법이 편할 수 있다. 어차피 혼자서 함을 들고 찾아가는 것이니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예를 갖춰 성심 성의껏 준비해 가면 된다.
- 정장, 화장품, 백 전통적으로 함 속에는 혼서지와 채단, 오방주머니 등과 함께 둘이 영원히 함께하라는 의미로 쌍가락지를 넣어 보냈다. 현대에 와서는 신부나 신부 어머니를 위해 화장품 세트, 정장, 백, 그리고 쌍가락지 대신 실용적인 주얼리를 함께 보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