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
동안 느낀 것들
20181003 음악교육과 권예지
입학한지 3달 가량이 지났다. 그토록
원하던 서울교대에 합격하여 매일매일이 신기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 종강을 앞두고 있다.
고등학교를 다니며 나는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 못 했던 것 같아 항상 부끄러운 마음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생기부를 돋보이게 만들기위해 책을 읽고, 학교에서 때마다
치르는 내신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내가 진짜로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때는 방학 중
며칠 뿐이었다. 이런 내 모습이 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쉽게 이런 태도를 바꾸긴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대학생이 되어 자유로운 시간이 많이 생기면, 더 깊이
공부하고 세상에 대해 다양하게 알아가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이 체험과 작문 수업은 끊임없이 나에 대해 깊숙이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줬고, 교수님께서
던져 주시는 질문들은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내가 성인으로써 좀 더 성숙해지도록 도와줬던 것 같다. 여러
번의 글쓰기 과제를 하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고민해볼 수 있었고, 내가 지금 어디로 나아가는지,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둘러볼 수 있었다. 그렇게
나와 내 주위에 관심을 갖고 자세하게 바라보는 이것이 내가 고등학생 때 바라왔던 바였다. 어떤 것에
대해 여유를 갖고 천천히 생각을 하는 연습을 많이 하니, 이제 그 사유를 즐길 수 있고 한 뼘 씩 성장해가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체험과 작문 수업에서 생각이 깊고 가치관이 확고한 친구들의 모습을 봐 오며 공강이나 치과를 가는 날이면 교보 문고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잦아졌다. 서울에 대학을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문화생활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여유롭게 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몇 시간이고 읽는 오후는 정말
행복한 것 같다. 그 속에서는 책에 푹 빠진 주위 사람들과 묘한 연대감도 느껴진다.
이제 곧 공강이고 나는 기숙사를 떠나 고향에 내려갈 예정이다. 2달
반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이 기간 동안 가족,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도 쌓고 다양하게 독서하며
나 스스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좀 더 좋은 어른이, 교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