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흘림기둥 : 위로 올라갈수록 굵어지다가 다시 가늘어지게 만든 기둥. 궁궐이나 사찰의 전각에 쓰이는 흘림법으로, 살림집에서는 민흘림법을 씀.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히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 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최순우의 .
●막새·적새·너새기와·왕지기와
키가 늘씬하게 크고 두련한 얼굴의 원만구족한 도승(道僧)이었던 히보살한테 의발(衣鉢)을 전수받은 와장(瓦匠) 이우묵(李愚默·60년대 초 당시 70세)옹은- 기와를 굽는 일이나 이기는 일이 모두 불립문자(不立文字)라고 한다. 이력이 나서 손에 익고 눈에 익기 전에는 별 도리가 없다. 단지 기와를 굽는 데는 흙이 중요하다. 흙은 이것 저것을 섞어서 기왓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흙을 써야 한다. 흙 속에 철분이 많이 섞여 있어야 기와가 단단하다. 그래서, 흙을 얻기 위해서 고생을 하게 된다. 철분이 많이 들었는지의 여부는 흙을 바가지로 일어 보면 안다.
남한 일대에서는 의령(宜寧) ‘개포’의 흙이 가장 좋다.
기와를 구울 때는 땅에 굴을 파고 흙으로 만든 기와를 굴속에 재어서 밤낮 10일을 불을 때야 한다. 솔가리 150짝이 든다.
기와 종류에는 양 가가 위로 휜 ‘암키와’와 사이를 덮는 반원통형의 ‘수키와’가 있다. 처마 끝에 사용하는 기와를 ‘막새(莫斯)’라고 하며, 막새는 암·수로 갈라진다. 특히 마루 끝에 세우는 우뚝한 암막새를 ‘망와(望瓦)’라고 하며, 적새 밑에 기왓골을 막는 수키와를 ‘착고(着高)’, 그 위에 이중으로 얹는 수키와를 ‘부고(付高)’라고 한다. 마루를 덮어 쌓은 암키와를 ‘적새(積瓦)’라 이르고 박공(朴工) 머리에 얹힌 암키와를 ‘너새기와’, 박공솟을각 끝에나 추녀 끝에 쓰이는 세모꼴 암키와를 ‘왕지기와’라고 한다. -예용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