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개발 부분으로 들어가기 전, 우선 AI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AI는 개인과 조직의 이야기와 대화를 이용해 긍정적 측면을 탐구하여 전환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탐구 방식이다. Appreciative하다는 것은 ‘긍정하다·가치를 발견하다·감상하다·감사하다’ 등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AI에서는 문제가 아니라 장점이나 강점, 가치 등을 발견하는데 초점을 둔다. Inquiry는 ‘찾다, 탐색하다, 연구하다, 탐구하다’는 뜻이 있다. 따라서 AI에서는 표면에 드러난 것보다 한층 더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가고자 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 질문·대화·참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긍정 탐구법 (Appreciative Inquiry)이란?
일반적인 문제해결 방식은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해서, 액션플랜을 정하고 실행한다. 그리고 이 실행 결과를 평가하곤 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에서는 문제를 ‘분석’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분석이 잘 될수록, 조직의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AI는 그러한 과정을 전혀 따르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 간 대화를 통해서 이미 있어왔지만 간과되었던 강점들, 지금까지 생명력을 이어오게 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밝혀낸다. 그렇게 밝혀진 요소에 기반해 앞으로 되고 싶은 상태, 이루고 싶은 것 등을 자유롭게 상상한다. 이렇게 바라는 점이 구체화되면, 우선순위를 정한다거나, 가지고 있는 자원이나 사회적인 관계망 등을 살펴보면서 실현가능한 방식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것을 구체적인 상징물로 남겨둔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담은 그림이나 메모 등을 전시한다거나, 대화 속에서 합의한 내용을 종합하는 문장을 멋들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림1] 긍정적 주제상정하고 4D 사이클 단계별 질문 던지기 [그림1] 긍정적 주제상정하고 4D 사이클 단계별 질문 던지기](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elabor.co.kr%2Fdata%2Fhr%2F1301_47.jpg)
마지막으로 실행에 옮기는데, 이때는 액션플랜을 짜거나 역할을 할당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한다. AI는 즉흥적 실행과 셀프 오거나이징의 힘을 믿는다. 방향성만 맞는다면 어떤 행동도 가능하고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해 볼 것을 권유한다. 이 과정은 흔히 ▲발견(Discover) ▲상상(Dream) ▲설계(Design) ▲실행(Destiny)의 4D사이클로 알려져 있다. 리더십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하나의 방법으로는 긍정적 주제를 리더십과 관련된 것으로 상정하고, 각 단계별로 리더십에 관한 질문들을 다뤄볼 수 있다.
![[그림2] 홈플러스의 역량체계, [표1] 홈플러스의 핵사콘 리더십 - 비전(Vision): 리더는 보이지 않는 저 너머를 보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 프로(Professional): 리더는 지식과 지혜를 겸비하고 완벽함을 추구한다, 열정(Passion): 리더는 타인을 불태우기 위해 스스로를 먼저 불태운다, 용병(Teamwork): 리더는 사람을 잘 쓰며, 이들을 통해 강한 팀을 만든다, 양성(Mentoring) : 리더는 미래에 대비하여 후계자를 양성한다, 순수(Integrity): 리더는 항상 순수하고 겸손해야 한다 [그림2] 홈플러스의 역량체계, [표1] 홈플러스의 핵사콘 리더십 - 비전(Vision): 리더는 보이지 않는 저 너머를 보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 프로(Professional): 리더는 지식과 지혜를 겸비하고 완벽함을 추구한다, 열정(Passion): 리더는 타인을 불태우기 위해 스스로를 먼저 불태운다, 용병(Teamwork): 리더는 사람을 잘 쓰며, 이들을 통해 강한 팀을 만든다, 양성(Mentoring) : 리더는 미래에 대비하여 후계자를 양성한다, 순수(Integrity): 리더는 항상 순수하고 겸손해야 한다](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elabor.co.kr%2Fdata%2Fhr%2F1301_48.jpg)
홈플러스 승진자 대상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사례
o 진행 방법
홈플러스 리더십을 긍정탐구기반의 리더십 프로그램(이하 A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사례를 통해 긍정기반 리더십 프로그램이 어떻게 설계되었고 기존의 프로그램과 어떤 차이점을 가지는지 알아보겠다.
홈플러스의 리더십 프로그램은 CEO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리더가 가져야 하는 자질을 다루고 있다. 리더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6개의 홈플러스 리더십 자질인 핵사콘 리더십은 ▲순수 ▲비전 ▲프로의식 ▲열정 ▲용병 ▲후계양성 이라는 하위 역량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현재의 리더, 향후 리더가 될 모든 임직원들이 갖추고 있어야 하는 리더십 자질이다. A 리더십 프로그램은 이 6개의 리더십 자질을 조직원들과 공유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시행되었으며, 시행 대상은 우선 팀장급 이상의 승진자로 설정했다. AI의 4D사이클을 적용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했다.
1단계 Discovery(긍정적 강점 탐구) : 조직 구성원은 자신이 그 조직에서 경험한 최고의 스토리를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조직의 과거와 현재에 존재하는 최고의 것들 즉, 조직의 현재 성공을 가능하게 한 핵심긍정 요소를 발굴한다. 다시 말해 이미 우리가 홈플러스에서 원하는 리더십 역량이 잘 실천됐던 사례를 찾아가는 단계다.
2단계 Dream(Output Image 상상) : 교육생 모두가 진심으로 이뤄지기 바라는 그 조직만의 이상적인 미래 모습을 상상한다. 회사가 원하는 리더십이 잘 실천됐을 때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이다. 이때 그 상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림·시·음악을 사용하여 형상화하는 작업을 거쳐 미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3단계 Design(실천 계획 수립) : Dream 단계에서 다함께 상상한 이상적인 미래를 보다 구체적인 모습으로 설계(디자인)한다. 이 단계에서는 Discovery단계에서 발견한 조직의 핵심 긍정요소가 최적화 및 극대화되어 있는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을 조직 디자인 관점에서 설계한다.
4단계 Departure(리더십 습관 만들기) : Dream 단계에서 상상하고 Design에서 구체화한 리더십이 잘 실천되는 이상적인 조직 모습을 실현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지속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어떻게 습관화 해 가는지 다루게 된다. 이를 통해 조직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공유하고 구성원의 자발적 실천을 독려함으로써 지속적인 변화와 고성과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변화의 모멘텀을 제공한다.
![[그림3] A리더십 운영 기간 계획 예시 [그림3] A리더십 운영 기간 계획 예시](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elabor.co.kr%2Fdata%2Fhr%2F1301_49.jpg)
o 타 리더십 개발 방식과의 차별점
이 프로그램은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인 것으로, 과거의 리더십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이룬다. 과거 리더십 연구(이론)는 조직에서 활용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학자들의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그들이 연구를 위한 연구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의 기업 교육 일선에 있는 교육개발업체·컨설턴트·강사들 역시 새롭고 효율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와 개발 시도보다는 이전 교육내용을 답습하며 일부 사례만 바꾸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온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에서는 문제를 발견하고, 다양한 논리적 분석기법을 동원하여 그 원인을 규명하고, 그 원인을 제거 혹은 개선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어떠한 문제도 그 문제를 만들어낸 것과 같은 수준의 사고에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원인이란 ‘문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만들어낸 것과 같은 수준의 사고에서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만들어낸 사고 수준에 불과한 원인 분석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반면 A리더십 프로그램은 기존의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한다. 강사의 강의 중심이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답을 찾아내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어떻게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과정이다. 앞서 말한 대로 긍정성의 전제가 모든 단계에 기반이 돼야 하며, 동시에 모든 세부 활동 하나 하나에 사회적 구성주의 학습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적절한 대화기법을 활용하게 된다.
![[표2] 기존 리더십 프로그램과 A리더십 프로그램의 차이, [그림4] 강점을 발견하기 위한 상호 인터뷰 이용 [표2] 기존 리더십 프로그램과 A리더십 프로그램의 차이, [그림4] 강점을 발견하기 위한 상호 인터뷰 이용](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elabor.co.kr%2Fdata%2Fhr%2F1301_50.jpg)
o A 리더십 프로그램의 강점
① 조직 구성원의 강점을 활용한다.
조직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가치와 강점들을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하게 된다. 구성원 자신의 개인적인 업무 성과와 성장, 그리고 조직차원의 성과와 미래성장이라는 관점을 보게 된다.
② 조직내 상호 관계적 활동 발견에 초점을 맞춘다.
4D사이클 과정은 상호 관계를 활성화하는데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각 단계에서 달성해야 할 과업이 있다. 발견 단계에서는 ‘강점을 찾아내는 것’이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업을 달성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이 과정에서 관계성을 형성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강조한다.
③개인에서 벗어나 조직 전체를 바라보게 한다.
A리더십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에서 벗어나 조직 전체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구성원 개인의 사고변화만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 안 긍정적 요소들의 이상적 행동을 부각시킴으로써 조직의 정서 변화를 일으킨다. 즉, 조직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에서 보람과 의미를 찾는 소수의 사람들이 가진 긍정적인 행동과 이에 관한 대화를 조직 전체에 부각하고 확산시킨다.
A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얻고자 하는 리더십 능력
AI를 통한 리더십 개발로 체득하게 되는 능력에는 ▲상징화 능력 ▲관계 맺기 능력 ▲개방 및 자율적 능력 ▲명확화 능력 등이 있다. 첫째, 상징화 능력은 기존 리더의 심리나 특성 등 내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에서 벗어나 대화·표현·행동 등이 타인에게 어떻게 인지되는지 이해하고 이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둘째, 관계 맺기 능력은 상호작용을 하거나 영향력 주고받기를 통해서 특정한 사회 질서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셋째, 개방 및 자율적 능력은 자신을 개방해 타인과 협업하며, 서로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기 위해 타인을 신뢰할 수 있는 능력이다. 마지막으로 명확화 능력은 상황이 주는 불명확성을 제대로 파악해 타인들과 자신의 생각을 일치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AI를 통해 개발하고자 하는 리더십의 모습은 관계와 참여·상호신뢰·미래창조·가치발견·집단대화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리더십의 능력은 AI의 4D사이클의 틀 안에서 실현될 수 있다. 우선 AI의 각 과정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 과정을 최대한 촉진시키며 진행된다. 가치 발견 인터뷰나 집단 아이디어 발상 및 합의 등 다양한 대화의 방식이 4D사이클 내 포함돼 있는 것이다. 각 대화 속에서, 특히 가치 발견 인터뷰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자기 개방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다수가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의견을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집단의 여러 의견을 모아서 적절한 상징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러한 대화의 과정이 맞물리면서 4가지의 리더십 능력이 복합적으로 발현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4가지의 리더십 자질은 AI의 긍정성과 탐구 지향적 성격이라는 큰 틀에서 촉진된다.
A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AI가 가지고 있는 기본 이론들을 잘 숙지한 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많은 실행가들이 AI를 하나의 기법이나 툴로서만 이해하고, 매뉴얼대로 적용하면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I 기저에는 여러 이론과 관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러한 논의들을 알지 못한 채 AI를 진행하게 되면 기존의 리더십 개발 방식과 차별화를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만큼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해 좌절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많다.
사실 AI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많은 리더십 개발 방법이다. 이 모델이 탄생된 것도 30년이 채 되지 않았고,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는 불과 몇 년도 되지 않는다. 최근 긍정주의 바람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AI의 가치나 실행방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숙련 없이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리더십 프로그램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는 지금, AI를 통해 리더십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시도는 더욱 미숙하고 서툰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AI가 집단의 힘을 믿고 있는 만큼, AI를 통한 리더십 개발에 여러 사람이 관심을 갖고 같이 고민하게 되면 더 좋은 방식과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필자 : 김진욱, 남궁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