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5주년 특집 -여수영락교회
매년 절기 통해 쌀 1천여 가마 나눠·인재양성 장학사업 활발
“지는 해가 더 아름답다” 셋째 주를 노인주일로 정해 차별화
개척교회 목회자 부부 건강검진·암수술 “보이지 않는 선교”

한국교회의 성장엔진이 멈추고 교회가 사회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목회자들은 지금 고민이 깊다.
복음을 전하고 영혼구원을 감당해야하는 교회의 사명, 존재 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 혹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70~90년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한국교회의 모습처럼 더 이상 교회의 성장이 성도 수와 대형건물과 같은 ‘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질’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젊은 목회자들이 방향성을 가지고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여수영락교회는 좀 특별했다.
“노인이 우리의 차세대다”라는 담임목사의 확고한 신념으로 지역의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년 1천가마의 쌀을 소외이웃에게 나누는 일, 개척교회 목회자부부 건강검진과 암 수술 돕기 등 구제에도 마음을 쏟고 있다.
또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언어연수, 장학사업 등에도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언론이 대형교회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작은 교회들이 지역의 구석진 곳에서 내 골목, 내 동네를 섬기는 모습들에 앵글을 맞춰 준다면 세상 사람들도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호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부지런히 발로 뛰는 모습들을 관심 있게 봐달라고 주문했다. /편집자 주
▲ 여수영락교회는 올해로 설립 83주년을 맞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교회입니다. 교회 역사에 대해 소개해주시고, 더불어 올해로 부임 7년차가 되셨는데 교회 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지난 1931년 일제 강점기시대에 고 백병택 선생이 여수시 봉산동 초가삼간에 멍석을 깔고 시작하셨던 교회가 금년 83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8명의 목회자들께서 시무를 하셨고, 저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제 9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제가 부임해 시무해 온 지난 7년을 돌아보면, 과거 아픔을 가지고 있던 교회에서 변화의 몸부림과 큰 혼돈의 과정을 거쳐 이제는 성숙함으로 바로 세워져 가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저의 목회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행복 나눔과 생명 살리기, 그리고 미래인재 양성입니다.
먼저 행복 나눔의 차원에서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또 생명살리기의 일환으로 농촌, 낙도오지 목회자들의 건강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여수지역 600여 개 교회 대부분이 미자립 개척교회인데 목회자가 재정 등 열악한 환경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돌볼 여력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2011년 교회 80주년을 맞아 제가 우리교회에 제안했습니다. 교회 내 기관장들이 월 30,000원 정도의 부담을 해서 목회자 건강검진사업을 하자고. 그렇게 해서 약 200명의 목회자 부부가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실시한 결과, 지금까지 약 650명이 건강검진을 받았고 폐와 뇌 CT촬영을 했으며 그 가운데 51명은 암 수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 여수영락교회는 대사회적 섬김과 구제사역에 많은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역내용을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교회는 그동안도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였지만. 제가 부임해 온 2008년부터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라는 슬로건을 통하여 더욱 친근하게 지역을 섬기고, 지역의 어른교회로서의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해가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노인대학을 통하여 지역 어르신들에게 삶의 보람과 희망을 심어주었고, 인생을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교회절기를 통해 매년 어려운 주민들에게 천 가마 이상의 ‘사랑의 쌀’ 을 나누고 있습니다.
매년 천명이 넘는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 ‘경로잔치’ 등 위로행사를 통해 섬기고 나누는 일 또한 저희 교회가 즐겁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 인재양성과 차세대 교육에도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우리교회는 ‘미래인재양성 프로젝트’를 구성하여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 필리핀에 있는 그레이스 크리스챤 대학과 형제결연을 맺고, 학생들을 선발하여 매년 1월 3주간의 언어연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수한 지역인재를 양성하여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가 8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었습니다. 교회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교회를 대표하는 인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6년 동안 약 1억 2천만 원의 장학금이 인재양성을 위해 쓰여졌습니다.
▲ 한국교회의 전반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농촌이나 구도심지역의 역사가 오랜 교회들의 고령화문제가 심각합니다. 여수영락교회 역시 지역특성상 현실적인 문제일 것 같은데 어떤 대책을 갖고 계시는지?
우리교회가 위치한 주변은, 여수시의 구도심으로 이제는 인구가 노령화 된 지역입니다.
아이들을 만나기보다는 노인을 만나는 빈도가 훨씬 많은 지역이다보니, 노인들을 위한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교회들이 신도시로 향하고 있지만, 우리교회의 사명은 노인들을 안정적으로 섬기고, 그들에게 꿈을 주고, 노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역할을 교육하고, 인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인대학을 통한 교육에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있으며 노인잔치를 통해 그들의 삶에 희망을 안겨드리고 있습니다. 셋째 주를 ‘노인주일’로 정하고 온 교인이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에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노인들의 삶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섬기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교회설립 100주년까지 이제 17년 남았는데, 향후 어떤 부분에 목회의 중점을 두실 계획이십니까?
미래를 준비하면서, 교회창립 100주년 때에는 많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교회를 빛내는 인재가 탄생되고, 사회적 대 이슈인 노인문제를 가장 잘 해결해 가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