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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5일 - 4월 11일
214. 자석총각 끌리스 임정진 창작동화 / 김준영 그림 해와나무
'철 나라'에 태어난 특별한 아이 '끌리스'와 '끌라라'의 이야기에요. 철 나라는 거북이는 철판 등, 양은 철 수세미 털, 사람들은 모두 용수철 머리카락과 철 갈비뼈를 갖고 있는 아주 재미난 곳이지요. 이 나라에서 갈비뼈가 자석인 아이, 끌리스와 끌라라가 태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자석 갈비뼈를 갖고 태어난 탓에 끌리스와 끌라라는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요.
남들과 다른 점이 있으면 때로는 불편하고 창피하게 여겨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장점이 있고, 가치 있는 존재랍니다. 어른이 된 끌리스는 자석의 힘을 이용해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주고, 사람을 구해 주기도 하며 인기 만점 구조 대원으로 활약합니다. 외롭게 지내던 끌라라도 자신의 쓸쓸한 마음을 노래로 부르다 멋진 작곡가가 되었어요. 끌리스와 끌라라가 자신의 장점을 찾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모습은 보며 어린이들도 스스로 존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거예요.
215. 타시의 신기한 모험 1. 불뿜는 용을 물리치다 안나 피엔버그 . 바바라 피엔버그 글./ 킴 갬블 그림 문우일 옮김 국민서관
먼 나라에서 온 타시는 친구 잭에게 매일매일 신기한 모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중에서 가장 멋진 건 타시가 용을 만났던 이야기지요. 돼지든 사람이든 닥치는 대로 불을 뿜어 구워 먹는 용은 작은 아이 한 입만 먹으면 좋겠다며 타시를 보며 입맛을 다십니다. 위험에 빠진 타시! 하지만 타시에게 멋진 계획이 떠오릅니다. 과연 어떤 계획이 펼쳐질까요?
216. 타시의 신기한 모험 2. 거인 친추를 만나다! 안나 피엔버그 . 바바라 피엔버그 글./ 킴 갬블 그림 문우일 옮김 국민서관
작가의 말
거인 친추를 만나다!
산적 아들이 된 타시
TASHI AND THE GIANTS
THE BANDITS
217. 다빈치 테마 전래동화 15. 도깨비 감투 나은비 엮음/ / 안준석 그림 / 중앙교연
218. 무섭고 징그럽고 끔찍한 동물들 로알드 달 글 / 퀸틴 블레이크 그림 / 김수연 옮김 주니어 김영사
틀에 박힌 동화가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돼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 오랜 생각 끝에, 자신의 존재 의미는 '얇게 저민 베이컨이나 소시지'가 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슬픔에 빠진다. 그 순간 주인 아저씨가 돼지를 잡으러 오고 돼지는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결국 돼지는 주인을 죽이고 태연하게 어린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게 무슨 동화야?'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동화가 맞고 그것도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작가, 로알드 달의 작품이다. 로알드 달의 작품들은 허무맹랑하지만 재미있고 어른들의 틀에 박힌 생각을 비꼬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을 벌 준다.
"아이들이 책을 즐겨 보려면 책 때문에 기가 죽어선 안 됩니다. 책은 재미있고 짜릿하고 호기심 넘치고 모험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라고 로알드 달은 말한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생각을 동화 속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시시한 감동보다는 짜릿함과 기괴함, 새로움과 엉뚱한 반전을 곳곳에 심어 두었다. 물론 평론가들은 이런 그의 작품을 인색하게 평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로알드 달의 생각을 지지하는 듯 그의 작품을 기다렸고, 내놓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그것도 모자라 대형 영화사들은 로알드 달의 동화를 영화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듯 로알드 달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세 아이를 위해 이야기를 지어 주던 아버지의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 자신이 아이처럼 살고 싶었을 수도 있고. 사실 그 이유야 어찌 됐든 현대 동화의 아버지로 로얄드 달을 꼽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예쁘게 포장된 동화가 싫증났다면, 우리 아이가 한 단계 높은 상상력을 가지길 원한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로알드 달의 책을 권해 주자. 동화의 즐거움 속에 흠뻑 빠져든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테니까.
위험한 동물들, 끔찍한 사건들!
로알드 달이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동물 이야기!
219. 노란 코끼리 줄리 라리오스 글 / 줄리 패스키스 그림 /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색깔을 통해서 동물을 이야기한, 아주 새로운 동시
세상 모든 것들은 저마다 ‘색’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 사실을 잊기도 하고, 무심하게 넘겨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막상 ‘색’이라고 하면 크레파스나 그림물감의 ‘빛깔’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온갖 빛깔은 우리 둘레 자연이나 사물들에 좀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존재하는 데도 말이다. 여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던 둘레 자연이나 사물들의 빛깔을 응시하게 만드는 시그림책 『노란 코끼리』가 있다.
이 책은 동물의 색깔과 성질을 주제로 한 시와 그림을 모은 시그림책이다. 각각의 시에는 색을 지닌 동물들이 등장한다. 푸른 개구리, 청록색 도마뱀, 회색 거위처럼 실제의 색을 그대로 담아낸 시도 있지만 노란 코끼리, 분홍색 고양이, 보라색 강아지와 같이 상상의 빛깔로 그려낸 시도 있다. 줄리 라리오스가 그려낸 ‘상상의 빛깔’은 이 시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시인의 말을 들으며 가만히 그려 보라, 물 속으로 풀쩍 한 번 뛰었더니 파란 개구리가 된 푸른 개구리를….
“풀쩍/ 한 번 뛰고 나면/ 개구리의 푸른 빛깔은/ 사라지고 말지/ 저기, 헤엄치는 것 좀 봐./ 이젠 파란 물 아래/ 파란 개구리가 되었잖아.”
줄리 라리오스가 그려낸 빛깔들을 눈을 감고 충분히 곱씹은 다음, 한 번 직접 시인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인이 되어 각자가 상상의 빛깔을 동물들에게 직접 입혀 보는 건 어떨까.
▶시에서 그림을 보고, 그림에서 시를 읽다
마음에 와 닿는 동시를 읽으면 그 순간 ‘반짝’하고 별이 뜬다. 동시가 지닌 유쾌한 상상력에 한 번, 허를 찌르는 새로운 시각에 또 한 번 당하다 보면, 동시가 지닌 진가와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것이다. 줄리 라리오스의 시가 그렇다. 동물을 바라보는 그의 새로운 시각을 간결하면서도 운율감 있는 시어들로 담아냈다.
이 시그림책을 읽다 보면, 마치 실제로 노란 코끼리, 분홍색 고양이, 갈색 쥐 들을 만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물론 시에서 ‘색’과 ‘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시와 짝을 이루고 있는 그림의 덕이 크다.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줄리 패스키스의 그림은 시에 생동감을 더한다. 시에서 그림이 보이고, 그림에서 시가 읽힐 정도로 시와 그림이 아주 잘 어우러진다. 이런 시와 그림의 조화로운 만남 덕분에 『노란 코끼리』는 ‘2006 보
220. 다빈치 테마 전래동화 19. 냄새값 소리값 이상기 엮음 / 우미영 그림 중앙교연
221. 뜰루와 선생님의 꽃밭 글. 에디트 파투 그림 트리샤 튜사 옮김 조이수 예꿈
내 이름을 알고, 내 마음을 알아봐 주는 선생님! 우리 선생님!
사랑하는 아이들아! 너희들 모두
언젠가 탐스러운 열매도 맺고,
푸른 나무로도 자랄 거야!
꽃처럼, 나무처럼
아름답고 건강하게 자라렴!
어떤 꽃은 빨리 크고 싶다고 안달하며 쑥쑥 자라고,
어떤 꽃은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노력해서 꽃을 피워요.
...
어디에서든 잘 자라는 들꽃이 있는가 하면
약하고 힘이 없어서 잘 돌봐줘야 하는 꽃도 있어요.
뜰루와 선생님은 꽃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어요.
222. 아이멘토 나비 잡는 박사님 석주명 글. 이종미 그림 윤지희 한국슈타이너
223. 엽기과학자 프래니 1. 도시락 괴물이 나타났다. 짐 벤튼 글.그림 박수현 옮김 사파리
나라의 낯선 아이가 아닌, 바로 우리 주변의 아이들
사실 프래니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아이들과 많이 닮아 있기도 하다. 학교 끝난 후 또래 아이들과 모여 놀기보다 저녁 늦게까지 학원 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와 컴퓨터 게임을 하며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아이들 말이다. 그 아이들도 프래니처럼 친구 사귀기와 자기의 정체성을 고민하느라 공책 가득 무언가를 낙서할 것이고, 어려운 선택의 순간을 맞을 때면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분주할 것이다.
책을 읽은 아이들은 프래니의 외로움에 공감할 것이며, 진실한 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진정한 친구들을 얻은 프래니의 이야기에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 그런 아이들이 책을 통해 프래니처럼 자신의 마음을 열고 나와 남의 차이를 알아가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친구를 사귀어 가는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국적을 떠나 세계 모든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프래니 이야기
이 책은 미국의 인기 작가이자 만화가인 짐 벤튼의 첫 번째 어린이책으로, 출간된 책마다 어린이들을 사로잡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편집자 추천 올해의 책에, 미국 어린이 책 센터에서 수여하는 ‘그리폰 상’의 2004년 명예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 미국 도서관협회에서는 재미있는 책으로, 패밀리펀 지에서는 가족이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된 바 있어, 독자들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화려하고 산뜻하게 채색된 그림과 프래니가 만든 엽기적인 발명품, 흥미로운 과학 실험들은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빠르고 재미있는 내용 전개와 공들여 매만진 매끄러운 번역을 통해 어린이들은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질 것이다. 프래니 이야기는 한번 손에 쥐면 쉽게 내려놓기 어려운 책임에 분명하다.
224. 엽기과학자 프래니 2. 큐피드의 공격을 막아라. 짐 벤튼 글.그림 박수현 옮김 사파리
프래니는 남다른 취향을 가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친구를 사귀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다. 어렵게 사귄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애써 바꾼 자신의 모습을 되돌려야 하는 중대한 결정도 내리고, 당황스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침착하게 생각해 내는 당차고 심지 굳은 멋진 친구이다.
이 책은 미국의 인기 작가이자 만화가인 짐 벤튼의 어린이책으로, 출간된 책마다 어린이들을 사로잡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미국 어린이 책 센터에서 수여하는 ‘그리폰 상’의 2004년 명예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2권에서는 사랑의 마음을 담은 밸런타인데이 카드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엽기 과학자 프래니는 카드에 어떤 말을 써야 할지 몰라 고민을 한다. 한편 엄마는 엽기 과학에 빠져 있는 프래니를 도와줄 실험실 조수로 이고르라는 개를 데려오지만, 프래니는 이고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고르의 실수로 프래니의 발명품이 카드에 발사되어, 카드에 그려져 있던 큐피드는 어마어마하게 커져 화살을 쏘아대 도시가 발칵 뒤집힌다. 프래니는 큐피드의 공격으로부터 친구들이 탄 버스를 구해 내려 안간힘을 쓰고, 위기의 순간에 이고르의 도움을 받게 된다. 둘이 힘을 합쳐 큐피드를 본래대로 되돌려 친구들을 구하고, 프래니는 진정한 사랑과 우정이 무엇인지 깨닫고, 진심을 담은 카드를 써서 선생님께 선물한다.
225. 우당탕 꾸러기 삼남매 강무홍 글 박윤희 그림 시공주니어
우리 이웃, 우리 아이들의 일상 이야기
삼 남매를 한 명씩 살펴보자. 막내 아란이는 유일한 딸이다. 맘껏 어리광을 부리고, 스스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둘째는 말썽꾸러기이다. 엄마가 계모라고 우기고(혼났을 때만 그런다), 새 신발을 사 달라고 투정 부리면서 잠시 집을 나가 보기도 하고, 엉뚱하게 생각의 똥을 눈다고 형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맏이는 스스로 동생들보다 어른이고자 하는, 집안이 어려울 때 뭔가 큰오빠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행동들이 어른들이 보기엔, 혹은 동생들이 보기에도 그다지 어른스럽지는 않지만 나름 열심히 맏이 노릇을 하려고 한다.
이렇게 책 속 삼 남매는 어느 집에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꾸러기 삼 남매의 일상은 잔잔하면서 한편으로는 소란스럽고, 아이들은 매일 툭탁거리고 싸우다가도 서로 위로한다. 삼 남매가 벌이는 작은 사건들은 재미도 있지만 공감이 가기도 한다.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자, 가족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요즘 아이들에게는 형제가 많지 않은 까닭에 아란이네 이야기가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형제 간에 아옹다옹 싸웠다가도 내 편이 되어 주는, 서로를 생각해 주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진한 형제애를 느끼게 해 주지 않을까? 어른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될 테고 말이다.
행복의 원천, 가족
아란이네 집에 걱정거리가 생긴다. 다름 아닌 아빠의 실직이다. 삼 남매도 그게 얼마나 걱정되는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엄마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고, 제멋대로 굴다가 혼나기도 하지만 엄마 아빠에게 걱정거리가 생기자, 함께 걱정하고 도와드리려고 애쓴다.
엄마를 위해 설거지도 하고, 물 아낀다고 씻지도 않는 등 애는 쓰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아직 뭔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다시 직장에 다니게 된 아빠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 거창한 게 아니어도 좋다. 엄마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니까.
작가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누구에게나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삶의 어려움은 찾아오는 법이다. 그런 어려움을 견디고 또 살아갈 힘을 얻는 원천은 역시 가족이
226. 프라이팬 할아버지 간자와 도시코 글 호리우치 세이치 그림 고향옥 옮김 비룡소
간자와 도시코가 들려주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할아버지의 모험”
50여 년간 동화와 동요, 시를 써 왔으며 노마 아동 문예상, 일본 아동 문학가 협회상 등을 수상한 간자와 도시코. 「꼬마 철학자 우후」 시리즈를 통해 천진난만한 아이의 사고를 보여 주었다면, 『프라이팬 할아버지』에서는 보잘 것 없는 꼬부랑 할아버지가 인생의 행복을 되찾는 과정을 보여 준다.
프라이팬 할아버지는 달걀 프라이하기를 무엇보다 좋아했지만, 주인아주머니가 새 프라이팬을 사 오는 바람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양파와 당근만 볶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이 세상 어딘가에 자기를 기다릴 이가 있을 거라 믿고 평생을 지내던 부엌을 떠나 먼 길을 나선다. 달걀 프라이를 하지 못하는 프라이팬 할아버지의 슬픔은,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자리가 좁아져 이제 사회의 뒤편에 서서 소일이나 하며 지내는 노인들의 소외감을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프라이팬 할아버지는 슬픔에 주저앉지 않고, 자기를 기다릴 누군가를 찾아 새로운 세상으로 희망을 찾아 떠난다. 새로운 바깥세상에는 어려움도 많고 힘든 일도 많지만 할아버지는 처음 보는 바깥세상의 넓고 밝음에, 처음 보는 사막과 바다 앞에서 새로운 세상을 맛보는 기쁨으로 충만해진다. 나중엔 몸도 아프게 되어 아무데도 갈 수 없게 되었지만 할아버지의 새로운 행복은 그때부터 다시 시작된다. 바로 여행에 지친 철새들과 부모 없는 알들을 따스하게 품어 주는 ‘새들의 할아버지’가 된 것이다. 이제 다시는 넓은 세상으로 가지 못해도, 자기를 필요로 하는 새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따스한 삶 속에서 프라이팬 할아버지는 새롭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았다.
227. 천방지축 개구리의 세상구경 임정진 글 김유대 그림 달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호기심 많은
개구리가 세상 구경에 나섰다!
더욱 발랄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돌아온 작가 임정진의 개구리 연작동화
임정진의 연작동화 『개구리의 세상 구경』이 일러스트레이터 김유대의 기발하고 익살스러운 그림과 함께 달리에서 출간되었다.
모험심 강하고 호기심 많은 개구리가 인간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 나간다는 내용의 이 동화는 지금 아이들에게도 여전히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여기 등장하는 개구리는 이제 막 세상에 발을 디딘 아이들에게 더없이 알맞은 역할 모델이다. 아이들은 천방지축 개구리를 따라다니는 사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직접 찾아서 확인하고야 마는 왕성한 호기심, 익숙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낯선 세상 속으로 용기 있게 뛰어 들어가는 모험심, 덤벙대고 실수해도 꿋꿋하게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는 도전 정신을 절로 느끼고 알아갈 것이다.
임정진 글, 김유대 그림의 이 동화는 1권 『천방지축 개구리의 세상 구경』에 이어 2권, 3권도 뒤이어 출간될 예정이다.
실수투성이여도 괜찮아!
개구리처럼 새로운 것을 찾아 모험을 떠나봐.
날마다 재미있는 일들이 생길 테니까.
누구나 실수를 통해 세상을 배우기 마련이니까!
아이들의 입장과 마음이 개구리 캐릭터 속에 잘 녹아들어 있는 작품
개구리라고 하면 ‘우물 안 개구리’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라는 두 가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천방지축 개구리의 세상 구경』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가 세상 구경을 나온 이야기다. 이 개구리는 세상에 궁금한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 방송국에 갔다가 얼떨결에 스타가 되고, 괴물 배 속 같기만 한 지하철도 타 보고, 없는 게 없는 시장에서 생일잔치를 치르고, 점프를 잘해서 농구 선수로 뽑혔다가 자기 몸에 비해 너무 큰 농구공에 맞아 기절하고,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빠져든다.
이 호기심 많은 개구리의 실수투성이 좌충우돌 이야기가 매력적인 것은 아이들의 입장과 마음이 개구리 캐릭터 속에 잘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개구리의 모험을 남 이야기가 아닌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요즘 아이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놀이방이나 유아원에 다니며 사회를 경험한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는 더욱 넓은 세상과 맞
228.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산이아빠 지음 / 김호민 그림 장수하늘소
우리 사랑의 거대한 뿌리
요즈음 우리 아이들에게 식구라는 구성원은 참으로 단출합니다. 엄마 아빠, 아이 하나 둘, 많아야 셋! 조부모들이 생존해 있지만, 따로 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조부모의 존재가 먼 존재로 여겨지더라도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모습입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산이는 자기 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나서 사람 얼굴을 익히기도 전인 백일도 되기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아니, 할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건 아닙니다. 바로 사진을 통해서입니다. 할아버지는 사진 속에서 혼자 계시거나 식구들 뒤에서 검게 그은 묵묵한 표정으로 서 계실 뿐입니다. 그런 할아버지를 산이는 한 번도 관심 있게 살펴보거나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런 산이가 포도가 까맣게 무르익고, 억새꽃 피어나고, 먼 산이 곱게 물들어가는 어느 가을날, 유치원이 끝나고 집으로 가다가 문득 나비를 좇아갑니다. 나비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큰 길을 건너, 억새밭을 지나 누런 들녘을 가로질러 어느 포도밭에 다다릅니다. 산이도 꿈속을 걸어가듯 무장무장 걸어서 포도밭에 다다릅니다. 그 곳에서 산이는 낯선지만 어서 본 듯한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유치원 옆, 경로당에서 본 할아버지들과는 느낌이 전혀 다른, 왠지 자꾸 끌리는 그런 분입니다. 세상의 온갖 나비들이 나풀나풀 훨훨 춤을 추며 할아버지와 산이의 만남을 축복합니다. 산이는 할아버지와 자기가 똑 닮았다는 사실이 너무도 좋습니다. 산이는 처음 느껴보는 할아버지의 사랑, 겪지도 생각지도 못한 포근하고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잠이 든 채 나비들이 놓은 하늘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옵니다.
사랑할수록 오래된 미래를!
《할아버지를 만났어요》에서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 뜨거운 사랑의 뿌리를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바로 우리 기성세대의 부모님들! 특히 먼저 이곳을 떠나가신 그 분들의 사랑과 정성, 그 분들의 한평생 삶의 내력 그 자체로 이미 우리의 정체성이고, 그 정체성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어느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늘 빛나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그 분들의 사랑, 우리 삶에 참으로 거대한 뿌리입니다. 그 사랑, 우리의 모든 산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소망하며
229. 엽기과학자 프래니 3. 투명 인간이 된 프래니. 짐 벤튼 글.그림 박수현 옮김 사파리
. 엽기 과학자 프래니의 집
2. 취미에 대해 발표하라고?
3. 연구실에서 조수와 함께
4. 아니야, 우린 안그래
5. 쿠키 따위는 던져 버려
6. 뚝딱뚝딱, 만들어보자고
7. 로봇을 보니 생각이 달라지지?
8. 카멜로온처럼 몸을 감추자
9. 투명 인간이 될 꺼야
10. 보이진 않지만 소리가 들려
11. 살금살금 모여든 세 친구
12. 새 로봇은 정말 끝내줘
13. 어설픈 엽기 과학자들
14. 두배로 멍청한 로봇
15. 로봇에게 들통난 프래니
16. 프래니, 우리가 도와줄께
17. 이제 우리 요리를 해볼까?
230. 도대체 넌 뭐가 될 거니 ? 황선미 글 선현경 그림 비룡소
기나긴 육아 과정에서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시기는 바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무렵이라고 한다. 부모의 품을 떠나 본격적으로 학교라는 사회 체계에 들어서게 되고, 공동생활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부모들은 큰 불안을 느낀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지 전전긍긍하게 된다. 하지만 공부를 잘 따라갈까 하고 걱정하던 때는 이미 옛날이다. 요즘처럼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것저것 많은 걸 배우고 들어가는 아이들에겐 이미 배운 걸 처음부터 가르쳐 주는 학교가 오히려 시시하고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주인공 다정이도 마찬가지다. 받아쓰기도 덧셈 뺄셈도 제대로 못하는 친구들도 전부 한심하고 이미 아는 걸 다시 배워야 하는 학교도 지루한 다정이는 급기야는 학교를 끊겠다고 한다. 마치 다니다 그만둔 피아노 학원처럼.
과연 이런 다정이 같은 아이들에게는 학교의 즐거움을 어떻게 알려 줘야 할까? 다행히 다정이에겐 학교의 재미를 솔솔 알려 줄 멋진 담임선생님이 계신다. 선생님은 ‘맹랑한’ 1학년 아이들에게 자기가 앞으로 되고 싶은 꿈을 말이나 글이 아니라 여러 도구로 표시내고 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선생님의 숙제에 따라 어떤 친구는 축구공이 든 그물을 메고 오고, 어떤 친구는 로봇 팔을 가지고 온다. 제각각 자신의 꿈을 표현하고 온 친구들을 보며 다정이는 학교의 색다른 재미에 눈을 뜬다. 바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친구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공부 이외의 것을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에 점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심리를 읽어내는 작가 황선미의 탁월한 눈은 이번 동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어떤 아이는 너무 똑똑해서, 어떤 아이는 너무 까불대서, 또 어떤 아이는 너무 얌체여서 마음에 안 들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우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와 다른 남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며 자라난다는 것을 이 짤막한 동화에서 잘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이번 동화의 그림은 『이모의 결혼식』으로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고, 『엄마의 여행 가방』과 같은 그림책으로 재기발랄한 그림 세계를 보여 주고 있는 선현경 화가가 맡아 주인공 다정이의 똑 부러지고 깜찍한 캐릭터와, 재미나고 신나는 교실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 주었다.
231. 엽기과학자 프래니 5. 시한 폭탄을 찾아라. 짐 벤튼 글.그림 박수현 옮김 사파리
1. 엽기 과학자 프래니의 집
2. 얼굴을 잃어버린 프래니
3. 엄마는 알고 있다
4. 텔레비전을 이용하라
5. 텔레비전이 시키는 대로
6. 지구 최후의 날
7. 하필이면 그걸 삼키다니
8. 이고르, 네가 폭탄을 삼켰어
9. 내가 가는 길이 지저분하더라도
10. 이고르 콧구멍 속으로
11. 깊고 깜깜한 목구멍
12. 무슨 배 속이 이래?
13. 껌, 껌, 껌, 온통 껌이야
14. 나사돌리개가 앞길을 막는구나
15.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라
16. 이고르, 참지 않아도 돼!
17. 위험한 물건들을 없애자
232. 엽기과학자 프래니 6. 복제 로봇을 물리쳐라. 짐 벤튼 글.그림 박수현 옮김 사파리
과외활동으로 바쁜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이번 편에서 프래니는 사교육 열풍에 휩싸인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학원, 숙제, 특별 활동으로 바쁘고 지친 요즘 아이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 ‘나의 일을 대신 해 줄 복제인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엽기 과학자 프래니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특별한 아이 프래니가 여러 가지를 배워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엄마 덕분에 프래니는 축구, 백파이프, 요리 등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다. 이 때문에 프래니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연구에 몰두하거나 조수 이고르와 함께 놀아 줄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바쁜 일정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져 연달아 실수를 저지른다.
프래니가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복제로봇을 만드는 것! 프래니는 자신을 쏙 빼닮은 세 개의 복제로봇을 만들어 로봇들이 자신을 대신해 축구를 하고, 백파이프를 배우고, 요리 학원에 다니게 한다. 덕분에 프래니는 좀 더 여유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많은 어린이 독자들은 프래니의 멋진 계획에 감탄하며 이를 부러워할 것이다. 한 번쯤 꿈꿔 오던 복제인간의 환상을 프래니가 대신하여 실현해 주기 때문이다.
복제인간, 과외활동, 일등주의 등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프래니는 로봇들에게 열심히 노력하여 최고가 되라고 말한다. 이는 프래니의 엄마가 늘 프래니에게 강조하던 말이다. 그러나 바로 이 말 때문에 프래니와 엄마는 모두 곤란한 상황을 맞이한다. 로봇들이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의욕에 불타는 나머지 프래니와 엄마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리한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프래니가 이를 막으려 하자, 급기야 로봇들끼리 모의하여 프래니 일가족을 처치하려는 계획을 꾸민다.
결국 프래니는 번뜩이는 재치를 발휘하여 복제로봇을 모두 물리친다. 여기에는 엄마가 프래니에게 늘 강조했던 협동심, 자신감, 상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급박한 순간에 침착한 모습으로 자신감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로봇들을 물리치는 프래니의 태도와, 프래니를 충성스럽게 돕는 이고르의 협동정신은 모두 본받을 만한 점이다.
독자들은 프래니와 함께 위기의 상황을 넘기며 손에 땀을 쥐는 흥미를 느낌과 동시에 여러 철학적 주제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일등, 최고만을 외치는 우리 자신을 반성해 보고...
233. 엽기과학자 프래니 7. 프래니 후보를 반장으로. 짐 벤튼 글.그림 박수현 옮김 사파리
반장 선거에 나간 프래니, 아이들의 마음에 들고자 발명품을 만드는데…
‘선거는 여러 사람을 대표하고, 단결시키고, 필요에 따라서는 앞장서서 이끌어 갈 사람을 투표로 뽑는 일’이라고 셀리 선생님은 설명한다. 그 말에 흥미를 느낀 엽기 과학자 프래니는 반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반장에 당선되기 위해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낼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어 낸다. 바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즉시 변하게 만들어 주는 발명품이다.
발명품 덕분에 반장 선거에 뽑힌 프래니는 짜릿함을 느낀다. 그리고 내친김에 엽기 과학자답게 대통령 선거까지 나가기로 결심한다. 온갖 엽기 과학을 동원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걸 알아차리고 모습을 바꾸어 가며 한껏 지지도를 올리던 프래니와 프래니의 발명품. 그러나 어느 순간 의문을 품게 된다. 과연 이런 약속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오직 당선되기 위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열차처럼 끝없이 달려가던 프래니의 발명품은 어느덧 프래니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지킬 수 없는 공약들을 남발한다.
이제 더 이상 어쩌지 못할 위기의 순간에 프래니를 위험에서 건져낸 건 다름 아닌 ‘진실’이다. 위험한 생각을 품고 있는 발명품에게 지난날 정직하게 잘못을 고백해 엄마에게 용서받았던 기억을 되살려 내게 한다. 그리고 발명품 스스로 자신은 한낱 발명품일 뿐이라고 고백하게 함으로써 프래니는 결정적 위기에서 벗어난다. 진실이 거짓을 잠재우고 프래니를 자유롭게 한다는 지극히 단순하고 명쾌한 끝맺음을 통해 조마조마하게 사건의 뒤를 쫓아 책장을 넘기던 어린이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는 상큼한 결말이다.
프래니가 만들어 낸 발명품을 통해 깨닫는 소중한 가치는 무엇일까?
반장에 뽑혀 전기에 감전된 듯 짜릿함을 느꼈던 프래니는 대통령 선거에까지 나간다. 선거 과정에서 자기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해 가는 마력에 도취되어 간다는 설정은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자신을 지지한다는 희열에 도취되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하는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도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의 이면을 그대로 비추고 있다. 타락하고 불공정하게 전개되는 어른들의 선거 제도가 지닌 맹점을 적나라하게 풍자한...반장 선거에 나간 프래니, 아이들의 마음에 들고자 발명품을 만드는데…
‘선거는 여러 사람을 대표하고, 단결시키고, 필요에 따라서는 앞장서서 이끌어 갈 사람을 투표로 뽑는 일’이라고 셀리 선생님은 설명한다. 그 말에 흥미를 느낀 엽기 과학자 프래니는 반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반장에 당선되기 위해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낼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어 낸다. 바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즉시 변하게 만들어 주는 발명품이다.
발명품 덕분에 반장 선거에 뽑힌 프래니는 짜릿함을 느낀다. 그리고 내친김에 엽기 과학자답게 대통령 선거까지 나가기로 결심한다. 온갖 엽기 과학을 동원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걸 알아차리고 모습을 바꾸어 가며 한껏 지지도를 올리던 프래니와 프래니의 발명품. 그러나 어느 순간 의문을 품게 된다. 과연 이런 약속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오직 당선되기 위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열차처럼 끝없이 달려가던 프래니의 발명품은 어느덧 프래니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지킬 수 없는 공약들을 남발한다.
이제 더 이상 어쩌지 못할 위기의 순간에 프래니를 위험에서 건져낸 건 다름 아닌 ‘진실’이다. 위험한 생각을 품고 있는 발명품에게 지난날 정직하게 잘못을 고백해 엄마에게 용서받았던 기억을 되살려 내게 한다. 그리고 발명품 스스로 자신은 한낱 발명품일 뿐이라고 고백하게 함으로써 프래니는 결정적 위기에서 벗어난다. 진실이 거짓을 잠재우고 프래니를 자유롭게 한다는 지극히 단순하고 명쾌한 끝맺음을 통해 조마조마하게 사건의 뒤를 쫓아 책장을 넘기던 어린이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는 상큼한 결말이다.
프래니가 만들어 낸 발명품을 통해 깨닫는 소중한 가치는 무엇일까?
반장에 뽑혀 전기에 감전된 듯 짜릿함을 느꼈던 프래니는 대통령 선거에까지 나간다. 선거 과정에서 자기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해 가는 마력에 도취되어 간다는 설정은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자신을 지지한다는 희열에 도취되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하는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도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의 이면을 그대로 비추고 있다. 타락하고 불공정하게 전개되는 어른들의 선거 제도가 지닌 맹점을 적나라하게 풍자한 것이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선거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려 노력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한 고민의 단초를 던져 준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감언이설을 늘어놓는다면, 그것은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거짓일 뿐이다. 다른 사람이 좋아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기를 가꾸고 노력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내면을 가꾸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보이는 것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멋지게 보일 테니까. 프래니의 조수 이고르가 책 끄트머리에서 깨닫고 받아들이듯,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다.
과연 우리 어린이들은 엽기 과학자 프래니 7권을 읽고 어떤 고민을 하게 될까.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들을 서로 나누는 동안 어린이들 마음의 키가 한 뼘 더 자라기를 기대한다.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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