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특별한날..
단체의 특별한날..
나라의 특별한날....
달력에 검은색 숫자사이로
통상적인 공휴일을 비켜서..
빨간색으로 별을 그리거나 스티커로 대신하는
암호처럼
어느집이나 마찮가지로
우리집에도 그런날이 있다.
1월달을 펴보면
싸인펜으로 하트하나..
우리 남편생일날.
2월달을 넘어가면
싸이펜으로 하트하나..
우리 아들놈 생일날..
그리고....
이런 저런일로 한달도
그냥 넘어가는날이 없을정도로
행사들이 많다.
나는 달력에다
그날그날 작은 메모를
남기는 습관을 갖고있다.
미용실간날..
학원비 지출한날..
모처럼 전화온 친구 이름과..날짜까지.
일상에서의 아주 사소한....
휴지한통 헐어 시작한날과 끝난날까지.
빨갱이 내려오는날까지..헐~~~~
내가 이런 말을 하는것은
2002년..12월31일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했던 그날..
아빠를 닮았을것같은 아들녀석은
누나와는 좀다르다.
낙천적..천방지축..
쉽게 말하자면
생각이 좀 엉뚱한데가 있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 12월 31일.
마지막 가는 2002년을 아쉬워하며
아파트사람들과 한잔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아들녀석 친구랑 낮부터
놀이터에서 잘 놀다가 없어졌다.
참고로 그때는 5학년.
아파트부터 방송하고~
오겠지...
밤11시..
내의도 안 입고 티 한장걸치고 조끼만 달랑입고
슬리퍼 끌고 사라진 우리 아들녀석..
여기 저기 수소문해도 없었다.
친구 한놈도 같은 동행이었는지
그 놈 또한 행방이 묘하다.
동업자가 있다는점에서는 조금은 다행인가 싶었다.
밤11시쯤 경찰서로 도움을 요청하고
소식통에 모인 동네분들..친구분들까지...
1조 시내우범지대로..
2조 병원으로.
3조 경찰서 상주요원으로...
4조 주변 하수구..공사장..옥상등...
5조 여기저기오는 전화대기조까지...
순찰조팀은
살을 파고드는 차가움에 지쳐갈쯤..
동네를 맡은 수색조들도
얼굴들이 다들 얼어서
형편들이 없었다.
찾으려 나간 사람마저 얼어죽을것같아..
새벽4시에 그만 철수를 했다.
12월의새벽밤...차가움은 장난이 아니었다.
새벽5시...
열린문사이로 한줄기 빛과함께
아들녀석이 들어왔다.
얼은 몸을 감싸 녹이면서
어디있었던거냐고...?물었더니
잘난 아들 어이없는 대답에
머리가 멍해졌다.
미군 탱크에 희생된 여중생
1주년 촟불 울산 성남동 시위에 참여하고
(촛불시위는 밤10시부터 새벽2시까지공식)거리시위까지...
그들의 고통과 분노..를 외치고..
미군법..SOFA전면개정을 해야한다고..
어린 두 손을 불끈쥐게 만들었다.
우리 아들녀석
잘만 키우면
제2의 유관순이 되겠지요
그랬었던 2002년이어
2003년 12월의 마지막날.
에어로빅장의 촛불은 또 달랐다.
멋과 젊음.낭만.감성에 젖은...
오랜지빛 촛불향기로 타오르고 있었다.
난 또다른 특별한 날로
2003년 12월 마지막날
그대들과 만남을 영원히 간직하리라.
2003년 12월 31일-글하늘뜰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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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변함없는 감동을...
그래요 이제는 희망찬 2004 년입니다 하늘뜰님도 건강하시고요 아들 잘키우면 한자리 하겠네요 역시나 좋은글 감사합니다
우리들의 어설프고 촌스러운 촛불이 하늘뜰님에겐 그리 큰 의미였다니....... 대략 부끄러워요..............
하늘뜰언니~~~ 글 잘 읽었습니다. 아이가 엉뚱하다고 넘 걱정마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약간 엉뚱한 행동을 하는 아이가 머리는 좋으니까요... 넘 걱정 마세요..
2003년 12월의 마지막날...저 또한 하늘뜰님과의 만남을 영원히 간직 할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