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간판스타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KR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중인 '슈퍼 땅콩' 김미현(31·KTF)이 마침내 결혼에 골인해 최강의 스포츠 커플로 평생을 함께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오는 1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양가 상견례를 가진 뒤 이른 시일 내에 결혼 날짜를 잡을 것으로 확인됐다. 이원희의 아버지 이상태(62)씨는 14일 "올해 안에 결혼을 하게 될 것 같다"면서 이원희와 김미현의 결혼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이씨는 "원희가 비록 최종 선발전에서 패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이 좌절됐지만 저쪽(김미현) 집안에서도 감당하기 힘든 부상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원희의 모습을 보고 사윗감으로 흡족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희와 김미현은 지난해 말 재활치료과정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왔다. 용인대 동문에다 스포츠 스타,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공통분모까기 더해져 단박에 서로에게 빠져든 두 사람은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계속해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두 사람의 '열애설'은 지난 3월 매스컴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스포츠서울 3월 20일자 1면 보도) 당시 양가는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양가의 이같은 '선의의 부인'은 올림픽 최종 선발전을 앞두고 있던 이원희를 의식한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칫 양가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시인하게 되면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이원희가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원희는 지난 7일 최종 선발전에서 후배 왕기춘에게 패해 한국유도 최초의 올림픽 2연패 도전의 꿈을 접었다. 이원희의 올림픽 출전 무산 소식에 미국에서 투어대회에 출전중이던 김미현은 전화를 걸어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고 대회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한국으로 건너와 '상처받은 반쪽'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극비리에 입국한 김미현은 최근 결혼 준비를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결혼으로 현역생활 지속과 은퇴의 기로에 서 있는 이원희의 장래 또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태씨는 "원희가 워낙 집념이 강해 아마도 선수생활을 계속할 것 같다"고 말했지만 결혼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또 다른 인생 설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미현은 이원희에게 결혼식을 올린 뒤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희는 현재 용인대학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원희보다 네 살 위인 김미현은 1997년 LPGA에 진출해 통산 8승을 올린 슈퍼스타. 비거리가 짧은 단신의 핸디캡을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극복해 '슈퍼 땅콩'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통산상금에서도 785만 5692달러를 획득해 이 부문 10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