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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합격수기가 그저 한 사람의 수험생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원하지 않았던 조언처럼 느껴질 수도 있기에 글을 쓰는 것이 조금 고민되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긴 수험생활 동안 여러 합격수기를 읽으며 힘을 얻었던 순간들이 있었고, 저와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제 이야기도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다른 합격수기들과는 조금 다르게 공부 방법이나 구체적인 팁보다는, 제가 겪은 8년의 수험생활과 그 과정에서 느꼈던 것들을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긴 글이지만 ‘이런 사람도 결국 합격하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1. 계란으로 바위를 치던 1~2년차
저는 미대 진학을 희망했지만 실패했고, 재수 대신 현직이신 아버지의 권유로 법원직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주변에 합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주무관님들께 물어보셔서 알게 된 타 학원의 인강을 1년간 들었습니다.
채권자, 채무자도 처음 들어본 당시의 저는 인강 진도를 따라가는 것조차 벅찼습니다. 몇 개월 후에는 공부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에 두꺼운 기본서를 학설까지 정독해보기도 하고, 헌법과 형법 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깜지를 쓰며 외워보기도 했습니다. 기출과 마무리까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1회독도 끝내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갔고, 당연히 과락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1년차에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듯한 멍청한 방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2년차에는 방법을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캠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운 좋게도 법원직을 준비하던 세 분과 함께 4인 캠스터디를 하게 되었고, 먼저 준비하신 언니들을 통해 처음 윌비스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윌비스 인강생이 되었지만, 나이만 믿고 게으르게 살다가 인강을 엄청나게 밀렸습니다. 그러다 2순환이 끝나갈 무렵 김동진 선생님께 전화 상담을 받았고, 밀린 진도를 빠르게 따라잡으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한동안은 이전보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평균 64.5점으로 당연히 불합격했습니다. 당시 합격컷은 81점이었습니다.
02. 환경을 바꾸면 달라질 줄 알았던 3년차
그렇게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시험이 2월에서 6월로 변경되어 준비 기간이 몇 개월 더 늘어났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의지가 약하고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타입이라고 판단해 노량진에서 원룸을 잡고 윌비스 실강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며 진도를 따라갔고, 강의가 끝난 뒤에는 원룸에서 주로 자습했습니다. 막판에는 필요한 강의만 선택적으로 들으며 원룸 바로 앞 독서실에서 1~2개월 정도 혼자 마무리했습니다.
학원에서 친구를 사귀기는 어려웠고 조금 외로웠던 기억도 납니다. 여러 선생님께 질문하러 갔는데, 문쌤께서 질문과 장난을 가장 잘 받아주셔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연구실에 찾아가곤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평균 74.5점으로 또다시 불합격했습니다. 당시 합격컷은 78점이었습니다.
03. 가장 많이 방황했던 4~6년차
그렇게 4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3년차에는 합격컷과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았기에, 조금만 더 제대로 준비했다면 이때 합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방황했습니다.
실강을 한 번 더 다니는 것은 도저히 힘들 것 같아 다시 인강으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시간표에 맞춰 바쁘게 돌아가던 생활에서 벗어나니 혼자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오히려 많아졌습니다. 잘 활용했다면 좋았겠지만, 작년에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나도 합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만큼, 또다시 실패했다는 사실이 저를 많이 지치게 했습니다.
대학 입시 때부터 계속된 실패를 겪으며 ‘공부를 해도 나는 합격할 수 없는 사람인가 보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낮에도 잠을 자고, 공부 외에 다른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공시생 신분이었지만 공부를 우선순위에서 가장 뒤로 미루는 삶을 살았습니다. 차라리 아예 공부를 그만두고 시원하게 놀기라도 했다면 다행이었을 것입니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존감과 자신감도 많이 잃었습니다.
노력해도 결과가 합격이 아니면 결국 달라지는 것이 없는 현실이 괴로웠습니다. 합격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같은 혹은 지금보다 못한 삶을 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현실이 무서워졌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당시의 저는 합격할 자신도, 남아 있는 의욕도 없었습니다.
자처해서 병원에도 다녀보았습니다. 약도 먹어보고, 상황을 바꿔보려고 나름의 노력도 해봤지만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반려동물을 책임지게 되면 저도 조금은 더 열심히 살아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과 상의 끝에 매일 혼자만 있던 제 방에 반려동물을 들였습니다.
사람이 한 번에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움직이지 않으면 밥도 물도 먹을 수 없는 작은 생명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저 역시 조금씩 생활 패턴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꿈도 품어보게 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공시생 생활을 그만두고 동물 관련 직종에서 일해보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직업을 알아보다 동물병원 수의테크니션이라는 직업을 희망하게 되었고,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동물병원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치면서 계속 이 일을 이어가도 좋을지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일을 하며 보람을 느꼈고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제가 오랜 시간 꿈꿔왔던 삶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결국 다시 준비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일을 병행하며 공부해보려고 월급으로 인강 프리패스를 결제했습니다. 그러다 공부에 다시 집중하고자 결국 퇴사를 결심했고, 이번에는 일이 잘 풀릴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5년차, 6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5년차와 6년차에는 시험 접수만 해놓고 시험장에 가지 않은 해도 있었습니다. 시험 며칠 전,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시험을 보러 갈 것인지 여행을 갈 것인지 선택하라고 하셨습니다. 합격할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여행을 다녀와서 리프레시하고 다시 열심히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배려였습니다.
저는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그만큼 형편없이 공부했습니다.
04. 7년 만의 첫 필기합격, 그리고 면탈
그렇게 7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5·6년차보다는 아주 조금 더 공부했지만, 지역을 나누어 선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벼락치기를 했습니다. 연고지도 아니고 여행조차 가본 적 없는 대구를 썼고, 운 좋게도 영어 40점에 평균 72점으로 당시 합격컷 68점을 넘겨 필기합격을 했습니다.
7년 만에 처음으로 필기합격을 맛본 순간은 생각보다 행복하기보다는 얼떨떨했습니다.
‘이게 내가 그토록 바라던 합격이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을 때는 되지 않더니, 시기와 상황이 맞으니 이렇게 합격하기도 하는구나 싶어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그려왔던 합격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면접 준비를 시작하면서는 자소서 작성부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저에게 자소서 자체가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부조장 언니께서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던 저에게 유쌤께서는 담당하시는 조가 아님에도 자소서에 대한 조언과 함께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원에 남아있던 저에게 과장님께서 자소서 작성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고, 덕분에 어떻게든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과장님께서는 이미 자소서 첨삭으로 며칠 밤을 새워 눈이 빨갛게 충혈된 상태였는데도 직접 프린트까지 해주시고, 상태가 괜찮은 것을 골라 봉투에 담아주셨습니다.
아마 이때가 과장님께서 저를 처음 보신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실강과 인강을 모두 해봤지만, 상담을 한 번도 신청하지 않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면접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다들 힘든 시기를 거쳐 이곳까지 왔다는 것을 알기에 서로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고, 열정 있는 모습들을 보고 저도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준비하던 중 일반면접 당일 저녁, 심층면접 대상자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바로 다음 날 심층면접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새벽까지 학원에 남아 조원들, 교수님들과 함께 심층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심층면접 당일에는 조원들이 대법원 건물 입구까지 저를 마중 나와주었고, 심층면접을 본 모든 조원들이 면접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근처에서 함께 회식을 했습니다.
이날 있었던 일을 전부 자세히 풀어낼 수는 없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졌던 그날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날 만큼 인상 깊은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종합격 발표날, 저희 조에서는 저를 포함해 6명이 심층면접을 보았는데, 저 혼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원분들과 교수님, 과장님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면접반 내내 왕복 3~4시간을 통학해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순간들이 참 감사했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마치 달콤한 꿈을 꾸다가 깨어난 것 같았습니다. 이전과 똑같은 일상을 보내며 재도전을 할지 고민했고, 처음에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바라왔던 첫 필기합격이었고, 그만큼 간절하게 기다렸던 최종합격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한 발을 남겨두고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큰 어려움을 직접 겪고, 그 과정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바꿔볼 기회가 또 언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지만,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뒤에는 이 시간을 단순히 ‘한 번 더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결과를 바꿀 수 없다면, 적어도 이 시간을 통해 제가 조금이라도 더 단단해지는 기회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05. 다시 시작하기 전에, 무너진 생활부터 세우다
다시 도전하겠다는 사실을 조원들과 저희 조 담당이셨던 문쌤, 과장님께 알렸고, 과장님께서는 학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해주시며 우선 휴식과 운동부터 하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정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이후로 주 6일, 거의 매일 40분 동안 트랙에서 인터벌 러닝을 한 후 아파트 계단 13층을 3세트 오르고 인증샷을 보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때는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에 앞서 무너져 있던 생활 자체를 다시 세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가면 운동을 그 일수만큼 빼준다는 과장님의 말씀이 떠올랐기 때문에, 운동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나서는 일부 조원들과 대구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무엇보다 작년 조원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 다녀온 여행이었습니다.
과장님과는 한 달에 한 번 대면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고,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상담을 받으러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부터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했습니다. 주 6일 아침이면 운동을 한 후 씻고, 아침을 먹은 뒤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도서관에 도착해서는 전날 공부한 내용과 오늘 할 공부를 플래너에 적고, 운동 인증샷과 함께 아침마다 과장님께 보냈습니다.
06. 생활을 바꾸고, 공부를 다시 설계하다
1순환 시기에는 국어 문학 부교재, 영어 단어장, 한국사는 시크릿노트를 중심으로 공부했고, 법 과목은 약한 과목 위주로 기본강의를 듣고 복습했습니다.
영어는 단어장에 있는 기출문장을 중심으로 매일 공부했고, 한국사는 시크릿노트의 내용을 제대로 암기하는 것을 목표로 매일 8페이지씩 공부했습니다. 국어는 매일 30분 정도 꾸준히 부교재의 기출문제를 풀었고, 해설지를 보며 문학 작품을 암기하듯 공부했습니다.
2순환부터는 5법 심화강의를 들었고, 영어는 보다 안정적으로 60점 이상을 받기 위해 문법 부교재를 추가했습니다. 단어장은 이때부터 단어 자체를 중심으로 암기했습니다. 한국사는 작년 기출교재를 풀면서 시크릿노트에 단권화를 진행했고, 국어는 비문학 부교재를 추가했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지 몇 달쯤 되었을 때, 통증이 있어도 밀어붙이는 성격 때문에 무릎에 무리가 와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고, 한동안 운동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꼼짝없이 한동안 공부만 하게 되었고, 운동을 하지 못하니 오히려 답답할 정도였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집에서 영상을 따라 하며 하는 요가를 제안해주셨고, 저는 요가를 처음 경험해보게 되었습니다. 요가매트까지 장만했지만, 요가는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유튜브에서 땅끄부부 영상 중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 위주의 운동을 찾아 요가매트 위에서 따라 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영상을 따라 하며 하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3순환부터는 한국사는 단권화한 시크릿노트 회독에 집중했고, 국어와 영어는 단순히 점수를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전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메모장에 기록하며 매회차 분석했습니다. 국어는 문법 부교재도 추가했습니다.
법 과목은 기본서로 진도보다 약 일주일 앞서 예습한 뒤 진도별 모의고사를 응시했습니다. 이후 W(기출)에서 헷갈렸거나 틀린 부분을 체크하고, 회독을 위한 강의를 수강한 뒤 복습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최대한 아는 내용을 지워가며 회독했고, 시간이 남으면 당일 공부한 내용 중 시험 직전까지 볼 부분을 시험장노트에 미리 체크했습니다.
가족법은 이 시기에 W강의를 틈틈이 수강하고 복습하면서 아는 내용은 최대한 지워나갔고, 시험이 임박했을 때 1~2회독 정도를 추가하며 마무리했습니다.
4순환에는 전범위 모의고사를 학원에서 응시했고, 강의는 최신판례강의만 들었습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국·영·한과 5법 W회독에 집중했습니다. 국어는 문학·비문학을 각각 1지문씩, 문법은 4문제를 풀었고, 영어는 약한 독해 유형 4문제와 문법 4문제를 풀었고, 두 과목을 번갈아가며 매일 공부했습니다.
시험이 임박했을 때에는 국어는 기존 방식대로 공부했고, 영어는 하프모의고사 부교재를 활용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한국사는 기출을 1회독 추가하고 단권화한 시크릿노트 회독에 집중했습니다.
5법은 헌>형>민>민소>형소 순으로 하루에 한 과목 1회독을 목표로 했습니다. 초반에는 불가능했지만, 최대한 아는 내용을 지우고 우선순위를 정해가며 시험 직전에는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최신판례 역시 최대한 지워가며 시험 직전까지 가져갈 내용만 남겼고, 남은 내용에 집중했습니다.
시험 전날에는 일찍 누웠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2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한 채 시험장에 갔고, 체감 난이도 역시 작년보다 어려웠습니다.
특히 작년에 영어 40점을 받고도 필기합격을 했던 만큼, 가채점 전까지 영어 점수에 대한 불안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평균 79.5점으로 전국 합격컷 70점을 넘겨 필기합격했습니다. 작년 조원들을 보러 한 번 더 대구 여행을 다녀오는 등 잘 놀다가 올해 면접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07. 다시 얻은 필기합격, 그리고 마지막 면접
필기 준비를 다시 시작하면서부터 저의 목표는 저 혼자만의 합격이 아니라 조원 전원의 최종합격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먼저 겪으며 얻었던 정보와 느꼈던 점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했고, 저와 비슷하게 자소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분께도 제 능력 안에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면접 준비를 이어갔고, 저희 조에서는 3명이 심층면접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같은 상황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합격의 기쁨보다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고, 어떤 결과를 받더라도 마지막까지 후회하지 않도록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세 분 모두 아쉬운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마주했을 때의 마음을 저 역시 겪어봤기에 미안한 마음으로 위로를 전했습니다. 다만 지난 1년간 제가 그랬던 것처럼, 그분들도 힘든 시간을 지나 어떤 길을 선택하시든 지금보다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08. 불확실한 시간을 버텨내는 수험생분들께
끝도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 같은 수험생활을 지나오면서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불확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불확실함 자체는 제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인정하고 무던하게 오늘 해야 할 일에 집중하다 보면 작은 성취가 하나씩 쌓이게 되고, 어느 순간 자신감도 붙게 됩니다.
완벽한 매일을 보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를 포함해 다들 완벽하지 않더라도 꾸준하고 묵묵하게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일 년을, 수 년을 버텨왔기 때문에 그 시간이 결국 합격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옆에 앉은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능한 스스로에게 집중하세요. 때로는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로 대해보세요. 그런 태도가 쌓이고 쌓이면 자존감도 함께 올라가고, 공부하는 동안 어떤 상황이 와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는 그 순간의 감정만으로 상황을 판단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잠시 한 발 떨어져서 제 자신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지금의 상황과 주변의 맥락은 어떠한지를 함께 살펴보려고 했습니다. 감정에 휩쓸려 있을 때에는 모든 일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생각보다 다른 선택지가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법원직 시험은 인내력이 필요한 시험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리해서 하루하루를 불태우기보다, 오래 공부할 수 있는 생활 리듬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6일을 보내고, 토요일 밤에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미리 골라둔 영화를 보았습니다. 일요일에는 미뤄두었던 집안일을 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또한 생각보다 체력을 요구하는 시험입니다. W강의가 시작되면 공부량이 많아져 운동에 시간을 내기 어려울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그 전까지 최대한 체력을 길러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시험 직전까지 버티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바라보세요.
수험생활은 원래 힘듭니다. 하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수험생활 중에도 소소한 행복은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합격의 순서도 결국 의지와 환경, 그리고 운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서가 빠르다고 해서 잘난 사람이 아니고, 조금 늦더라도 부족한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단지 사람마다 때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이 수험생활을 통해 시험공부만 배운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법, 다시 일어서는 법, 힘든 순간에 한 발 떨어져 자신과 상황을 바라보는 법, 혼자 해결하지 않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법, 그리고 제가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법도 함께 배웠습니다.
오늘도 어둡고 긴 터널을 걸어가는 중인 당신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험생활과 면접 준비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교수님들과 실무진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작년 저희 조 면접반 담당교수님이자, 제가 22살에 실강을 다녔을 때부터 지금까지 장난치며 괴롭혀도 받아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항상 응원해주셨던 문쌤, 올해 저희 조 면접반 담당교수님이자 제가 짓궂게 장난쳐도 말 잘 안 듣는 딸이라고 부르시며 챙겨주셨던 유쌤, 작년 면탈 이후 ‘산천어’라는 별명도 만들어주시고 점심도 사주시며 응원해주셨고, 올해 면접 준비 과정에서도 실전면접까지 세심하게 도와주셨던 덕훈쌤께 감사드립니다.
재미있는 수업으로 헌법을 쉽게 가르쳐주시고, 작년에도 올해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피드백을 남겨주신 국령쌤, 많은 수강생 중에서도 제가 두 번째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봐주신 초롱쌤, 면접에서 저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귀한 피드백을 해주신 재현쌤, 한국사가 약했던 저에게 활용도가 좋은 시크릿노트를 만들어주시고 회식 때 제 이야기를 들으신 뒤 응원을 건네주셨던 진석쌤, 면접 준비 기간에는 뵙지 못해 아쉬웠지만 방대한 민법의 부담을 많이 줄여주시려고 항상 노력해주신 동진쌤, 수강생들의 편의를 위해 항상 노력하시고 실전면접에서도 예리한 질문과 귀한 피드백을 주셨던 유대리님을 비롯한 실무진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작년 면접 준비 때부터 올해 필기와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까지 꾸준히 곁에서 응원해주고 많은 도움을 주셨던 작년 A조 조장님, 부조장님, 조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함께 공부하고 면접을 준비하며 나눈 이야기와 응원 덕분에 긴 수험생활을 조금은 덜 외롭게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올해 C조에서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C조의 전원합격과 좋은 분위기를 위해 항상 노력해주신 조장님과 부조장님, 그리고 치열하게 면접을 준비하면서도 서로 응원해주었던 조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함께 준비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던 세 분께도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면탈 후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먼저 휴식과 운동을 권해주시고, 공부를 시작한 이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방향을 잡아주신 진윤환 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옆에서 기다려주시고 이끌어주셨던 그 시간이, 이번 합격에 이르기까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많이 부족한 제가 합격에 이르기까지 동행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내가 합격한거처럼 행복했어.
앞으로 길들에 행복한 일들이 무수히 많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정말 정말 고생했다.
넌 미움받지 않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니 듬뿍행복해
진심으로 응원한다.
작년에는 오빠 합격수기에 내가 댓글을 달았었는데, 올해는 오빠가 내 합격수기에 댓글을 다네 ㅎㅎ
바쁜 와중에도 누군가를 꾸준히 응원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작년 면접반에서도, 올해 다시 준비하면서도 항상 응원해줘서 정말 큰 힘이 됐어.
작년에도 올해도 옆에서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도 앞으로 오빠가 가는 길에 좋은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ㅎㅎ
소중한 합격 수기 감사합니다^^ 그간 정말 고생 많았다~ 긴말은 안할께ㅋ
ㄴ쿠바야~ 대구 많다ㅋ 잘 부탁한다^^
네 쌤 ㅋㅋㅋ 잘 지내시죠?
대구 후배들 오면 환영할게요 ㅎㅎㅎ
아유~ 긴 말 안하셔도 알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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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언젠가 법원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포기하지 않고 달려 결국 이뤄내신 그 끈기와 열정에 진심으로 존경의 박수를 보내요,,,
이 합격수기를 쓰기까지 정말 얼마나 수없이 무너진 마음을 다잡았을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네요,,,ㅠㅠ
이번 최종합격을 통해 그동안의 씁쓸함을 모두 만회하셨길 바라요
실패라고 느꼈던, 그래서 비참했던 그 모든 과정들을 결국에는 극복해낸 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아주시면서 마음도 몸도 잘 챙겨주세요
진심으로 너무너무너무 합격 축하드리고,
앞으로의 인생 2막에는 정말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진짜 너무 고생하셨어요!!!ㅠㅠ
누구보다 값진 합격의 기쁨 마구마구 누리시길!!!
따뜻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합격수기를 쓰면서도 여러 생각이 많았는데, 이렇게 마음을 담아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괜히 뭉클해지네요..
조장님도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신 것도 정말 대단하세요!! 작성하신 수강후기도 잘 읽었습니다. 글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네요 ㅎㅎ
올해 준비하면서 조장님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교육원 가서도 재미있게 지내면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요 ㅎㅎ
안녕하세요 수기 댓글은 처음 써보는데 ..
저는 올해 필기 불합격했고,, 고심끝에 다시 재도전 하려고 합니다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불합격하니 힘들었어요. 꼭 올해 붙어야할 이유도 있었고.. 그리 아까운 점수차이도 아니었지만요 ㅎㅎ 제가 하고싶은 말은.. 수기 보고나니 제가 너무 쉽게 포기하려했던것같고, 나만 운이 없다는 마음도 컸던것같네요. 방황은 있을지언정 긴 20대를 이 목표에 내내 중심 두고있었던거보면 합격자분은 결국 될 운명이었나봐요. 너무 축하드리고, 저도 많은 위안과 힘을 얻고갑니다 ㅎㅎ 행복하시길 바래요
올해 붙어야 할 이유도 있고, 나름 열심히 했다고 하셨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서 많이 힘드셨겠어요.. 제가 겪었던 상황과도 비슷한 것 같아 댓글을 읽으면서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돌이켜보면 방황하고 혼자 힘들어했던 시간들이 여러 가지를 깨닫게 해주기도 했지만, 그때의 저에게 지금의 제가 이야기해줄 수 있다면 다시 준비할 수 있는 체력과 의지가 남아있을 때 바로 한 번 더 후회 없이 달려보라고 말해주고 싶을 것 같아요.
시간도 지나면서 공부한 내용도 많이 휘발되고, 처음의 의지도 조금씩 희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재도전하신다고 하셔서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네요 ㅎㅎ
부족했던 부분은 냉정하게 돌아보시되, 스스로에 대한 격려도 해주시면서 후회 없는 한 해를 보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걱정이나 불안, 자책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겠지만, 저도 지나고 보니 그 시간들을 잘 이겨내는 과정이 결국 다음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던 게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결과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고요.
제가 수강후기를 쓰면서 가장 도움을 드리고 싶었던 분들이 vanilac님 같은 분들이었는데, 이렇게 댓글을 남겨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동이고, 도움을 받네요..ㅎㅎ
서로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법원에서 만나서 같이 근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재도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꼭 좋은 결과 있으셔서 합격수기 남겨주세요ㅎㅎ
축하합니다!
자유로운 산천어가 되기를~
인생은 즐겁게~^^
덕훈쌤!! 자유의 몸이 된(?) 산천어랑 한 잔 하셔야졍 ㅋㅋㅋ
교육원 끝나구 한번 찾아갈게영!!!
읽는 내내 몇번이나 울컥하네요 행복하세요 ^^
공감하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언젠가 법원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패밀리님도 항상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