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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2014-36)회차
대상지 : 해파랑길 4(포항)구간 16코스 언 제 : 2014.9.15~16(월/화,맑음) 누구와 : 각시 없이 혁시 홀로(가이드 겸 길벗으로 개념도 한장 데리고...) 코오스 : 흥환보건소,해흥환마트--1.3km-->진불사갈림--1.8km-->호미곶갈림 --0.3km-->공원묘원갈림길--2.5km-->동산공원묘원(간식)--1.9km--> 도로합류점--1.8km-->도구해변(1박)--2km-->화신식물원--2km--> 청림동 냉천교앞 << 총15.8km, 7:08 /// 누적(실거리 및 시간) 230.4km, 87시간43분 >>
지난 5월18일에 15코스를 끝내고는 남겨두었던 제주올레를 각시와 함께 마무리를 하였고 한여름에 해변을 혼자 걷기엔 나이가 좀 그렇고... 해서 계룡산 국립공원 수통골지구의 이 코-스 저 코-스를 돌다가 4개월만에 해파랑길을 이어 걷기로하고 나선다. 해파랑길이 어땠었지? 하면서....
포항고속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도구해변까지 이동한 다음 버스 배차간격이 뜸한 흥환해변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15코스를 하면서 하루를 묵고 쉬었던 흥환마트에 들어서니 인기척이 없다. "이리 오너라!" 안에 대고 소리를 하니 주인 아주머니가 나오신다. 기억을 하시느냐 물으니 '그럼요.블로그에도 들어가 보았는걸요." 하고 대답을 하신다. 그러면 댓글이라도 남기시지 그러셨느냐 면서 간담히 점심 요기를 청하여 먹고 16코스의 해파랑길에 든다.
위 사진의 소나무가 15/16코스의 실질적인 분기점이다. 흥환해변이나 보건소까지 나갔다면 되짚어 이곳으로 돌아와야....
마을의 한 농가에서 견공 여섯마리의 인사를 받는다. 우리 아들 뽀동이의 2주기가 엊그제(추석날 저녁이 기일임)였슴을 알고 있기라도 한게냐? "고맙구나. 너희들도 우리 뽀동이 처럼 천수를 누리다 하늘나라로 가기를 빌어주마."
첫번째 갈림길이다. 진불사로 이어지는 왼쪽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왕고들빼기와 으악새에서 설익은 가을의 냄새를 맡아본다. 오름길은 힘이 들지만...
14/15코스의 나들목인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이다. 파란색 화살표를 따라 오른 쪽 길로 든다.
앞으로 나타날 공원묘원으로의 진입로 공사시 만들어진 절개지로 보이는 곳을 지난다. 도로와 접한 면에 소박한 풀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무슨무슨 꽃 축제다' 하는 곳에 들어선 인공적인 화단들이 감히 넘 볼수 없는 그런 꽃길이 아닌가?
갈 길이 먼 나그네이지만 하나하나 일일히 악수를 청해본다. 등골나물,물봉선,구절초, 서양민들레... 습한곳에서 자라는 줄로 알았던 물봉선이 그늘 만나기도 쉽지 아니한 능선에서 이렇게 고운 꽃을 피워내다니.... 코스를 답사하는 소요시간이 좀 늘어나도 좋은 이유다.
'공원묘원 2.5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U-턴하듯 꺽여 내려가는 길을 따른다.
좀작살나무가 도도한 보라빛의 열매를 뽐내고 서있다.
칡꽃은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거나 손에 닿을 만한 곳이면 한두가지가 늘어진 것만 보았는데 이처럼 손이 닿을 곳에서 흐드러지게 핀 줄기들을 보기는 처음이다. 이 칡의 뿌리가 어데 있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엄청나게 굵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을 해본다.
해발고도를 알수는 없지만 그리 높지 않은 야산 수준일 이곳인데 제법 깊은 산골 기분이 든다. 강원도에 이어진 경북이 맞나보다.
흥환해변을 출발하고 처음으로 바다가 바라다보인다. 어렴풋하기는 하지만...
동산공원묘원의 봉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묘원의 모습들은 더 이상 소개를 하지 않기로한다. 관리 사무소가 있는 곳에서 30분여를 쉬면서 간식을 먹고는 다시 길을 이어간다.
뿌연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있는 곡면거을에 부탁해 증명사진 한 컷!
이어져 오던 임도로 부터 개인의 묘로 이어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버리고 두 길 사이로 난 숲길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억새와 수크령 사이로 난 희미한 길을 헤쳐나간 다음 우측으로 꺽여 나가야한다. 삼거리지점에 이정표가 있는데 훼손이 되어있다. 기둥 끝의 등산로 표시가 지면을 향해 90도로 꺽여있다. 땅속으로 들어가란 이야기인가? ㅎㅎ 누가 그랬을까? 어짜피 초행인 사람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이정표다. 이정표를 원래대로 바로 잡는다해도 해파랑길을 가는 이들은 그 반대쪽인 오른 쪽길을 잡아야하니....
이동통신 기지국의 규모가 좀 크다 했더니 포항공항을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의 안전을 위해 세워진 탑이었다. 하늘길의 등대인가보다.
바다가 가까이에서 나타난다. "반가우이." 10km 남짓의 숲길, 산길이 끝나가는 지점이 멀지 않음이니...
도로에서 마을길을 돌아 해변으로 나선다. 산에서와는 달리 하늘에 구름이 많아지고 그 구름사이로 희미하나마 빛내림현상이 나그네를 맞아준다. 내~~~ 해변의 길손이 되리니.... ㅋ
속도 나지 않는 해변 백사장을 을 따라 걸으며 송림에 앉은 백로 무리를 본다. 바다위로 나는 갈매기를 보며 저 백로 녀석들도 나 처럼 나그네일까? 하고 생각해본다.
세월을 낚는지 물고기를 낚는지 알길 없는 태공의 주위에서 한가로이 노닐던 갈매기 무리들이 점점 가까와지는 내 모습에 놀랐는지 그예 모래사장을 박차고 파도 위로 비상을한다.
해수욕장입구에서 하루 묵을 곳을 찿다가 가까이에 있는 식당겸 민박집에서 하루를 신세 지기로한다. 땀에 절은 몸과 옷들을 깨끗이하고 식사를 하기전 휴대폰과 카메라의 받데리를 충전하기위해 충전기를 찿는데 아~뿔싸 !!! 카메라 충전기가 아무리 탈탈 털어 찿아도 없다. 받데리 잔량은 1/3 정도를 표시하고 있는데.... 서둘러 세탁한 옷가지들을 손바닥만큼 남은 햇살을 찿아 널어놓은 다음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으며 포항시내에 전자상가가 있는지를 물으니 주인마나님은 잘 모르시는 듯... 식사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시내로 가면서 택시 기사에게 물어도 전자상가는 없다고... 카메라점은 아는 곳이 있다며 안내해주는데 필요한 믈건을 살 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니었다. 포기하고 되돌아와서 부추전과 소주 한병을 시켜 먹으며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공연히 택시비만 날렸다. 에혀! 내일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포도농장에서 얻은 포도 열과로 포도식초를 담는 다는 주인마나님이시다. 저녁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어데서 왔느냐고 묻기에 대답해드렸더니 말씨를 듣고 알아차렸다면 자신은 옥천이라고 알려주신다. 동향이나 다름없는 이웃분이시다.
식당벽에 달린 사진들에서 두 아드님을 훌륭히 키워내시고 지역사회에서도 발이 넓으신 여걸이심을 짐작한다. 아침에 떠난다는 인사는 하지 못하고 떠났지만 이제라도 잘 쉬었다 간다는 인사드려요. 늘 행복하시기를...
잠자리를 정리하고 여장을 꾸려 일단 길을 나선다. 07:20
석곡도서관과 화신식물원(지도에 표시된 이름을 보고는 큰 식물원인 줄 았았는데 보통의 꽃집이다.)을 지나고 포항공항의 경비를 맡은 부대인지 길게 이어지는 담장만을 따라 걷는 지리한 길을 걸어 냉천이 가로지르는 청림동 상가지역의 해장국 집에서 북어국밥을 한 그릇 먹으니 9시 가까이 되었다. 어제 잠들기 전에 전화로 수소문하여 알아놓은 카메라 메이커의 대리점으로 택시를 타고 찿아갔지만 카메라만의 대리점이 아니라 다리미,면도기등 생활가전을 취급하는 대리점이었는데 내가 가져간 카메라는 처음 접하는 주인이다. 지금 주문하면 2~3일 후에나 받을 수 있단다. 허~~~~~~~~~참 !!!
모두가 내 잘못이니 어쩌랴? 결단을 내려야한다. 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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