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3관왕을 영화 ‘코다’가 차지하며 농인의 이야기, 농인 배우가 각광을 받게 되었는데요. 이것은 단숨에 이룬 성과가 아닌 미국 농인 사회가 오랫동안 노력해 온 결과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올해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여자연기상 후보에 농인 배우 사상 첫 연기상 후보로 박지영 배우가 올랐습니다. 박지영 배우는 다큐멘터리 연극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으로 농인과 청인이 함께 소통하며 만드는 연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요. 약 80분간 여러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농인, 청인 배우가 함께 연극을 완성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일종의 실험극입니다. 여자연기상 수상은 못했지만 젊은연극상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박지영 배우는 농인예술단체 핸드스피크 소속으로, 수어 연극, 수어 랩, 수어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고, 뮤지컬 '영웅'의 누가 죄인인가 수어 커버 영상에서 안중근 의사 역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박지영 배우와 더불어 영화 ‘코다’의 농인 배우들이 농인 극단인 데프 웨스트 시어터(Deaf West Theatre)에서 활동했던 것처럼 그동안 농인의 역할을 청인 배우가 수어를 배워서 연기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박지영 배우 같은 농인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농인 극단과 농인 배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인 배우가 수어를 배워 연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어 통역을 제공하거나 농인과 청인이 함께하는 다양한 공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장애인 예술가가 활약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보며 수어뉴스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