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팔도 '명품빵집'
추억의 맛 군산 '이성당'
이름에서부터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이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입니다.
1945년부터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켜 온 이성당의 뿌리는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점으로,
광복 직후 가게를 인수한 주인이 ‘이(李) 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빵집(堂)’이라는 뜻으로
‘이성당(李姓堂)’이라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이성당은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지만, 덜 세련됐고 한결 정겨운곳입니다.
진열대에는 반지르르 윤기가 도는 수십 가지의 빵이 수북이 쌓여있고 집게를 든 사람들은 뭔가에 홀린 듯 돌진해 쟁반 가득 빵을 담습니다.
창가와 가게 안쪽에는 누군가의 첫 데이트 장소였을 법한 테이블이 여럿 놓여 있어 갓 구워진 빵을 식기 전에 맛볼 수 있습니다.
지난 60여 년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빵의 종류는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이성당’ 하면
단팥빵과 야채빵이 최고로 꼽힙니다.
하루 평균 2000개 이상 팔린다는 단팥빵은 얇고 쫄깃한 반죽에 양갱에 가까운 부드러운
팥앙금이 듬뿍 들어있습니다.
야채빵은 말 그대로 야채가 가득 담긴 빵.
하지만 튀긴 빵에 케첩과 마요네즈로 버무린 야채를 넣어 만드는 ‘보통 야채빵’과는 완전히 다른 외모와 맛을 자랑하는데요.
이성당 야채빵은 튀기지 않고 구워 기름기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게 진짜 원조가 아닐까요?
한입 베어 물자 방금 썰어 넣은 듯 아삭아삭한 야채와 고소한 마요네즈 소스가 어우러지는데요.
특히 양배추, 양파, 당근 외에 샐러리가 첨가돼 한결 산뜻하답니다.
여기에 있는 듯 없는 듯 섞인 다진 돼지고기는 깊은 맛을 풍기며 잊지 못할 여운을 남깁니다.
전북 군산시 중앙로1가 12-2. 063-445-2772. 가격 단팥빵 1200원, 야채빵 1400원
미슐랭도 반한 대전 '성심당'
1956년 대전역 앞에 ‘성심당’이라는 상호로 찐빵집을 시작한 성심당 빵집 역시 반세기 가까운 역사를 자랑합니다.
최근에는 세계의 여행지에 별점을 매기는 〈미슐랭 그린 가이드〉 한국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소박한 동네 빵집을 떠올리며 성심당을 찾는다면 으리으리한 외관에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추억을 몽땅 거둬낸 모습에 배신감마저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빵을 만드는데 성심을 다한다’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정성껏 개발하고
구워낸 빵을 마주하는 순간, 그저 감동만 남을 뿐이랍니다.
게다가 단언컨대 이토록 시식에 후한 빵집도 없다.
30분만 서성이면 웬만한 빵은 다 먹어볼 수 있을 정도기때문에 성심당은 마치 뷔페식당처럼 가게를 돌며 빵을 맛보는 사람들로 항상붐빕니다.
진열대는 개성 넘치는 빵으로 가득합니다.
소보로, 바게트처럼 익숙한 빵부터 생전 처음 보는 종류까지 100여 가지가 족히 넘습니다.
이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곱게 땋은 댕기머리를 꼭 닮은 ‘댕기고구마’, 부드러운 호박 찰떡이 빵 안에 숨겨진 ‘씹어야 아는 호박’,
울퉁불퉁한 외모와 달리 달콤 상큼한 맛이 일품인 ‘천생연분 미녀와 야수’ 등 반드시 먹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는 비밀의 빵이 넘쳐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빵은 30년 전통의 ‘튀김 소보로’.
바싹하게 튀긴 소보로 안에 달지 않은 국내산 팥이 가득 들어간 튀김 소보로는 소보로와 도넛, 단팥빵 등 3가지 맛이 하나에 담긴 성심당의 명물입니다.
지금도 찾는 사람이 많아 별도 진열대가 마련돼 있을 정도지만
처음 출시됐을 땐 100m 이상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은 손님에 한해 3개씩만 판매했을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적 고구마를 첨가해 반죽한 빵에 치즈 찰떡을 넣고 달콤한 소보로를 입힌 ‘토요빵’과
견과류를 듬뿍 얹은 ‘월넛브레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전 중구 은행동 145. 문의 042-256-4114 가격 튀김 소보로 1500원, 토요빵 3000원
소박한 장인의 손길 전주 'PNB 풍년제과'
1951년 문을 연 PNB(풍년제과)는 전병으로 이름난 빵집입니다.
이는 일본 점령기 시절 전병 가게에서 일했던 창업주가 광복 후 전병을 주인공 삼아 차린 빵집이기 때문입니다.
60년이 지난 지금 전병 외에도 다양한 빵이 선반 가득 들어섰지만, 여전히 전병의 유명세는 감히 넘보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가장 인기가 좋은 전병은 땅콩 전병입니다. 아낌없이 쏟아 넣은 땅콩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고소함에 반해 한번 먹기 시작하면 한 봉지는 거뜬히 해치울 정도인데요. 김 전병과 생강 전병 역시 놓치기 아까운 맛이랍니다.
풍년제과의 또 다른 명물로는 ‘수제 초코파이’가 꼽힙니다.
견과류를 듬뿍 넣은 초코빵에 딸기쨈과 크림을 발라 만든 초코파이는 그야말로 정(情)이 느껴지는 맛입니다.
차게 해서 흰 우유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좋습니다.
이밖에 쌀과 막걸리를 섞은 반죽에 검은콩을 넣어 만든 ‘쌀술빵’과
밀도 높은 앙금으로 똘똘 뭉친 ‘풍년만주’도 꽤 중독적인 맛을 선사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1가 40-5번지 문의 063-285-6666 가격 땅콩 전병 6000원, 수제 초코파이 1200원
종류뿐만아니라 가격까지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빵집과는 차원이 다른
맛 뿐만아니라 가격까지 성심성의가 넘치는 명품빵집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일부러 가지 않더라도 기억해 두셨다가 혹시라도 이 지역들에 가실일이 생긴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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