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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급격한 지하수 유출, 원인은 무엇인가?
18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2012년 1월 제2롯데월드 타워 건설에 착수한 지 2년7개월 만에 지반이 11mm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열린 서울시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규명 및 대책마련 회의자료에 나오는 내용이다. 11mm는 '이 정도는 침하될 수 있다'고 판단한 수치인 설계기준(35mm)의 3분의 1 수준인데, 문제는 그 지반 밑에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급격히 유출되는 지하수다.
국민일보는 "그동안 제기된 지반 침하 가능성은 싱크홀이 발생한 주변 지역의 문제였다"며 "그러나 서울시 내부 회의에서 건설현장의 급격한 지하수 유출에 따른 부동침하(不同沈下)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다.
2. 서울시, 싱크홀 위험성 알고 있었는데 왜 대비안했나?
1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미 서울시는 잠실 일대 싱크홀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시공사에 사실상 1차 책임을 물은)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은 2012년 8월 서울시에 시공계획서를 제출할 당시 해당 공사구간 지반의 취약성과 공사 기법을 모두 보고했지만 시는 이에 대한 별다른 대책마련을 지시하지 않았다.(한국일보 8월 18일)
해당 공사 관련 자문회의에 참석한 한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회의에서 연약한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그라우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비용과 시간을 이유로 고려되지 않았다"며 "서울시가 사전에 문제를 파악하고도 방관하다 문제가 발생하자 시공사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3. 지반 침하에 가장 취약한 부지…애당초 왜 허가했나?
555m 국내 최고(最高) 빌딩이 들어설 준비 중인 서울 석촌호수 일대의 40여 년 전 모습이 처음 공개됐다.ⓒ연합뉴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부지는 1970년대에 '모래밭'이었다. 연합뉴스가 17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통해 입수한 1972년 항공사진 중 송파구 신천동 일대를 보면 석촌호수가 만들어지기 전 한강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변이 온통 모래와 자갈밭이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1998년 서울시에 제출한 서울 전역 지반 재해도에서도 잠실 지역이나 싱크홀이 발생한 석촌동 배명사거리 인근은 서울에서 지반 침하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 나타난다. 이수곤 교수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는 16년 전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받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며 "서울시에서 문제를 파악했다면 제2롯데월드는 절대로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사저널은 13일자 보도에서 "롯데그룹은 1994년부터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군 당국은 서울공항 이착륙 안전 문제를 이유로 제2롯데월드 건립을 반대했다"며 롯데월드 허가의 역사를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9월 “도시를 옮길 수는 없지만 군부대는 옮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제2롯데월드 건립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중략)
결국 정부는 2009년 3월 제2롯데월드 건립을 최종 승인했다.(시사저널 8월 13일)
4. 왜 35m 빌딩의 수준에서 바람의 영향 평가했나?
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 등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역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잇따라 발생한 이 지역 싱크홀 사고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고층건물을 설계할 때는 반드시 바람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18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2009년 제2롯데월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풍속) 모의실험 간격이 기준의 16배가 넘게 설정돼 555m가 아니라 35m 높이의 빌딩을 짓는 수준에서 바람의 영향을 평가했다"(이규석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
국민일보는 "제2롯데월드 때문에 주변 지역에 돌풍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규석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의 말을 전하며 "보행자 안전성 검증에서도 건물 고도가 300m를 넘어서자 전체 83곳의 풍속 측정 포인트 중 20곳 이상에서 풍속이 안전기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한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4/08/18/story_n_5686654.html?ir=Korea&utm_hp_ref=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