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창 밖에는 흰 눈이 펄펄 내리시고 ~
오늘 오전
솔정리 전어샘이신 신무완선생님댁에 다녀 왔읍니다.
생각보단 날이 온화하여 그닥 추운 줄 몰랐고
막상 선생님댁에 도착하니 대문은 안에서 빗장이 잠겨 겨울 볕만 마당가득 한가로웠지요.
옆집 개는 컹컹 짖어대고.
그런데 마침 그 개의 주인이신 옆집 할머니께서 마당에 나오시어 불쏘시게로 쓰실 솔가지를 정리중이시기에
강화산 찰토마토 한 상자를 맡겨됴 되느냐 여쭈니 흔쾌이 그러나시며 어여 대문안에다 가져다 두라셔서 감사
드리며 대문안을 들어서니 뜰안이 어찌나 너르던지... 추녀밑엔 솔가지둥치가 커단 비닐에 담겨 7봉투나 가지런하고
장독대며 이것저것 울안의 소나무까지 정갈하게 제 자릴 지키는데 다시 미닫이 부엌문을 여니 마치 옛집에 돌아온 듯..
넓직한 부엌은 가마솥 셋 큰 솥 가운데 밥솥 왼쪽가장자리엔 옹솥이 반질반질 윤기가 자르를 흐르고 큰 솥 아궁이엔
장작개비하나 활활타고 있고 다락마루 아래론 짚을 가지런이 뭉쳐 6덩이 메주가 대룽대룽 띄워지고 있었고 옛날
나무광하던 뒤쪽은 현대식 가스렌지와 싱크대로 꾸며 작은 격자창 아래론 국지며 여러 음식준비용기들이 줄지어 걸려
있어 주인 할머니의 주름진 손길이 얼마나 바지런하게 움직이셨는지 한 눈에 들어왔답니다. 집이 지어진지는 100년이
채 되지않은 일정때 지어진것이라고.. 메주가 달려있는 모습이며 아궁이에 너울거리는 장작불이며 한 컷 담으려고
디카를 꺼내렷더니 웬걸요 배낭을 다 뒤져도 오리무중 아차~ 집에서 충전해서 나온다는게 그만 깜빡 두고 왔군요
할머니께 맘대로 하라 허락도 떨어졌는데.. 오~ 바부 면할길없으니.. 다음에 또 와도 되느냐 여쭈니 당신 집에 계실땐
언제라도 좋다고.. 다시 찾아뵙겠노라 인사여쭙고 나왔는데 어? 전어샘 마당에 차 한대가? 귀가 하셨는지도?
혹시나 하고 다시 가 보니
목욕 다녀오셨노라시며 아니 어인일이냐고? 오늘도 걷는중이냐고?
지난번에 넘 감사해서 다시 또 왔다 여쭈니 고마울게 뭐 있느냐시며 어여 들어오라십니다.
그래 다시 옆집으로 찾아가 토마토 찾아들고 전어먹던 안마당을 가로질러 들어가니 반색하시며 날도 추운데 왔느냐고.
그간 이런저런 말씀도 드리고 102살 할머니 뵈었던 이야길 여쭈니 호박골에 그런 할머니가 사시느냐시며 몰랐노라셨죠.
지난번 다녀간 일 솔정리 습격 이야기란 소제목으로 선생님댁 이야기 강화나들길 심도기행에 올려져 있는데 혹 보셨느냐
여쭈니 아니 못 보셨다고. 컴퓨터 있으시면 지금 제가 보여드려도 돤다했더니 지금 여긴 없고 아이들에게 보라고 하면
된다고 어떻게 들어가는지 적어달라셔서 메모해드렸더니 궁금하신지 언능 며느님께 보라고 전화넣는데 전활받지 않는다고
전활끊고 신선생님 왈 " 아니 손주녀석들 목소리가 애비인줄 알았어~ 목소리가 똑같네그려.." 하시며
아마 외출했나보다시더니 한참 후 손주가 받아 인터넷 할수있지하고 묻는데 엄마가 컴터를 잠궈놓으셨다고 나중에 엄마
께 여쭙고 해야된다하니 이번엔 작은손주 6학년에게 물으니 잘 못한다고 .. 바쁜 아드님께는 근무중일테니 천상 저녁에
다시 얘길 듣자시며 아직 보지도 못하셨는데도 흐뭇해 하시는걸 뵈니 속으로 찾아뵙길 잘했구나 저리 반겨하시는데..
그래졌어요. 두 분은 목욕 다녀오시면서도 산에서도 나들리본이 나풀거리는것을 보시고는 어떤 아이들이 저리 장난을
했을까 그러셨는데 제 배낭에 달려있는 리본을 보시더니 아 이게 강화나들길 길표시였느냐시며 강화군에서 하는거냐고
이제는 잘 알겠다시며 언제 한 번 걸어보신다셨죠. 지금은 많이 추워서 건강을 조심해야해서 무리할수 없노라시며....
선생님 건강때문에 시간맞춰 점심을 드셔야된다시며
점심 같이하고 가라고.. 커피는 밥을 먹은 후라야 주겠노라고.
늦은 아점을 하고 나가 배고플시간 멀었는데 식탁에 셋이 둘러앉아 엄마표 밥상을 마주하고 어디 살고 어디서 태나고
등등 ...기타등등 오갔지요. 유기농 제주밀감. 김천산 장준에 커피를 후식으로 내어오시고 .. 이번엔 신발을 몇사이즈
신느냐고? 135를 신는다하니 새신을 하나 줄까한다고.. 아니 아니예요. 다른분 주셔요. 꼭 필요한 분이 있을거예요
엄마맘이란 자식이나 길손을 가리시지 않는가 봅니다. 날도 추운데 든든하게 잘 입고 다니라시며 다음에도 지나는길
있거든 저번 일행들과 다시 꼭 들려가라시며 손을 꼭 쥐시고 대문밖 길모퉁이 안보일때까지 배웅해주셨답니다.
바위솔샘도 미감님도 같이오시려고 했는데 일정들이 있으셔서 함께이진 못했지만 양도사는이가 누구였지? 하시는걸
보니 탑재삼거리 가차이 사는 미감님 사는곳을 기억하고 계시던 좀 누워쉬시겠노리시던 신선생님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빌며 저녁에 아들며느리와 전화로 인터넷 검색하며 웃으실 모습 그려보며 읍내로 읍내로 향했답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섬 강화도 심도기행 화남길위에서
단기 4344 신묘년 십이월스므사흘 눈 오시는 밤
춤추는 길의 벗
첫댓글 읽다가 갑자기 큭!! 웃을일은 아닌데, 절묘한 부엌풍경 표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네요.. 혹시 그 옆에 구정물통은 없었나요? ㅎㅎ구구절절 어릴때 생각..ㅎ
구정물통은 전혀.. 어디에도.. 이중 격자창문이었고(안밖이 아니라 아래위로 이층인)
마루로 올라가는 댓돌과 수평높이로 되어 장판이 깔려 있어 외려 부엌바닥이 사각연못 인 듯
신을 신고 들어가면 장판을 건너뛰어 내려야하는 구조였는데 안에서 생활하기엔 최적으로 개량되어
있었답니다. 주인 할머니는 다리가 약간 불편하다셨는데 알록달록 꽃버선에 털신두켤레 가지런했고
전어샘댁처럼 무척 정갈했어요. 마치 작은 성소 예배당같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여 ^^
신선생님댁에 혼자서 다녀 오셨네요, 저도 꼭 찾아가 뵈야 하는데 금년엔 틀린것 같고
내년에 야생님 따라 가야 겠습니다. 참 수고 하셨습니다.
토욜에도 먼 길 오셔야해서 그랬어요.
솔정리 습격 이야기란 소제목을 들으시고는 두분 박장대소셨답니다.
" 사람사는 시골이 그렇지" 하시며.
건강 챙기셔야하는데 신선도 높은 과일 넘 예쁘고 좋으시다고
"그냥오지 날도추운데 무겁게... 다음엔 그러지마라" 라시며.
늘 무례치 않도록 세심하게 아무 말 않고
곁에서 챙겨주시는 선생님계심이 든든키만 합니다.
올해도 귀한 발걸음 함께해주시고 강화도표정들 따뜻하게 담으시는 소탈한 인간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