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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28[일] 춘천마라톤
나에게 달리기란.?
나는 오늘 춘천을 달린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드디어 오다니 꿈만 같다.
몇 일전 집으로 참가 물품이 왔는데 난 G 그룹에 해당되었다 G 그룹이란 기록이 없는 러너들의 집단이란다..
오늘 마라톤 초보가 풀 코스를 달린다.
달리기를 한지 아직 6개월 채 되지 않았다 2009년에도 잠깐 달리고 마라톤에 몇번 나가 봤지만
그때 하고는 많이 다르다.~ 지난 12월부터 걷기와 등산을 하다 2월부터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했다.
4월에 갑짜기 찾아온 부상으로 달리기 구경만 하다. 5월에나 조금씩 달릴 수 있었다.
5월부터 10월까지 대략 5개월간 참 많이 달리고 뛰었다, 신발과, 반바지, 장갑도 사고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어디를 뛰어야 하는지 몰라 무작정 인터넷을 뒤지고 책을 사서
두 번 세번 다시 보고 읽었다 도움이 되는 건 사진으로 찍어 틈날 때 마나 보고
연습 때면 따라 해 보기를 반복 했다. 아직도 그 책들 속에 담긴
수많은 주옥같은 러너들의 글들은 난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달리라는 메시지는 똑같은 것 같다.
나도 모르겠다 왜 달리고 있는지 시작은 어디고 끝은 어디일지 달리다 보면 알게 될 것인가.?
대단한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몇 분 몇 초를 줄이기 위해서 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난 시계도 없다 집에서 출발한 시간은 있지만 힘들 때 까지 달리고 집으로 온다
달리면 다리가 아프고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지만 언젠가 달리다 보면 아픈 다리는 나을 것이고
숨을 고르게 쉴 수 있을 거다.
난 처음부터 마라톤을 하려고 달린 건 아니다
어느 겨울 일상에서 머리 속을 스치듯 지나가는 뭔가에 끌려 집을 나가 그냥 운동장을 달렸다
내 마음속 어딘가가 늘 비워져 있는 커다란 빈 물통과도 같은 ~~ 커다란 통은 어둡고 컴컴한
채워도 채워도 메꿔지지 않는 공허함 그 공허함은 늘 맘 한구석에서 자꾸만 커져가고 있었고
같은일상에서 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고 어릴 때 꿈은 어디로 갔는지 그림자조차
알 수 없는.., 매아리마져 사라져버린 그 꿈을 다시 찾 을 수 있을까 ~~ ?
알지 못한다 그냥 달리다 보면 알 것인가..? 달려보자 고통이 느껴지지만 공허함을 잊어버릴건가..!
내가 달리는건 누군가 등 떠밀어서도 아닌 ..내 주위에 달리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난 어딘가를 뛰고 싶었을 뿐이다.
런닝용 신발도 없어 예전에 신던 허름한 운동화를 끌고 뛰었다
어느 늦은 한겨울 밤 가로등 불빛아래 동래 인근 운동장에서 10바퀴를 돌고 나니 어찌나 숨이 차던지
차가운 겨울 날씨에 춥고 손, 발은 꽁꽁 얼었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그때부터 난 계속 달렸다.
어디를 달릴지 몰라 집 앞 공터, 들판, 운동장, 산, 골목길 아파트 주변을 달렸다.
퇴근이 늦으면 늦는 데로 주말은 이른 새벽 아침 눈을 뜨면 옷을 갈아입고 아무곳이나 나가 달렸다.
불어오는 바람을 가르고 떨어지는 빗물을 맞으며 달렸다.
그렇게 달리기가 익숙해질 때쯤 마라톤 대회를 나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고
어느 7월에 부상이 지나갈 때쯔음 한강에서 열리는 밤마라톤[나이트런] 10키로 에 도전을 해보기로 한다.
그리고 완주를 한다. 얼마만에 달리기인가. 그토록 달리고 싶었다.
난 그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골인지점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나약한 내 육체를 깊이 있게 볼 수 있었고 계속 달리기로 마음 먹었다.
아니 그냥 계속 달리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고 있었다.
달기를 본격적으로 하기로 하고 훈련을 하고 나면 팔,다리에 힘이 없어 녹초가 되었다.
다리에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악 훈련과 웨이트가 좋다고 해서 산을 달리기로 했다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매번 시간도 빨라지고 거리도 길어지고 다리에 힘이 붙는 것 같아 즐거워했다.
아침 출근시간에 내 허벅지를 매일같이 볼 때면 조금씩 굵어지는 것 같아 절로 웃음이 나왔고
이제 더이상 무례함을 달래주는 친구는 담배가 아니었으므로 모두 없애 버렸다.
버릴려고 하니 너무 아까웠다 자그마치 6보루다 매일 두갑 가까히 엄청나게 피웠으니 많기도 하지
4보루는 동료에게 헐값으로 팔고 1보루만 남겨놓고 있었는데, 언젠가 찾아보려고 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언제 다시 피울일이 없겠지..^ 다시 찾을일이 없으면 좋겠다.~
또 운동장을 달리다 주력이 오르는 것 같아 더 빨리 달려보려고 마라톤 경량화를 샀다.
경량화를 알고 산 것도 아니고 마트에 가서 마라톤화를 달랬더니 매장 아주머니 추천으로 샀다.
아식스 인피니 너무나 가벼웠다 앞 볼이 약간 좁고 쿠션은 없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앞으로 닥쳐올
시련은 난 알지 못했다.
경량화를 신고 트랙을 돌고 주말엔 장거리를 달리고 나니 발가락은 검게 변하고 발바닥은
아파오고 결국에 발톱을 2개나 잃고 뒤꿈치 부상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단언켄데 이글을 읽으신 달림이를 시작하시는 분들은 꼭 신발을 고를때 전문점에 가서
전문가에게 어떤 신발을 신을지 진단을 받고 고르시길 권하고 싶다, 아니면 주위에
고수님들이 계시다면 친절하게 잘 일러 주실거고, 클럽에 가입 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달림이들은 전철을 타거나 자동차로 이동하기가 불편하다면 뭐 발가락이 고생하면 된다.
게다가 지갑도 계속 배가 고파 올 것이다.~
헬스장에서 근육에 좋다는 웨이트를 잔뜩 하고 다음날 대외에 나갔다 허벅지가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헬스장 런닝 머신 에서 주력을 높이기 위해 10~15킬로를 단숨에 달렸다가 쿨 다운도 없이 내려와
술 취한 사람마냥 "비틀 비틀" 그려보고도 하고, 이상한 눈으로 날 처다 보는 주위의 시선에
아...네 별일 아니예요 오래 달리니 어지럽네요...라는 표정을 애써 표현도 해보고....
앞으로 이런날일 대비해 자연스런 표현력을 길러 봐야겠는걸 음...~
한겨울에 들판을 달리다 너무 추워 허벅지가 꽁꽁 얼어 뛰는걸 멈추고 종종 걸음으로 집에 오기도 하고
눈이 내리고 녹은 들판 진창을 달리다 신발을 다 버리고 옷까지 흙으로 범벅을 해보기도 하고
점퍼가 거추장 스러워서 쿨맥스 긴팔티, 달라붙는 반바지 를 입고 먼 거리를 달리다 땀은 계속 흐르고
힘들어 계속 달리지 못할 때 땀은 차가운 바람에 식고 몸은 계속 얼어 달렸던 길을 추위에 떨면서 걸어올 때
온몸이 경직되어 사시나무 떨듯이 집으로 걸어 와 보기도 하고~
딸 아이을 수영전문 트레이닝 센터에 매번 보내고 난 그시간에 달리기를 할 때
한여름 12시 정오쯤에 달리다 더위를 먹어 땀을 바가지로 흘려 인근 화장실에서 허겁지겁 수돗물을 먹어
고픈배를 채워 보기도 하고
달리면서 논, 코 입으로 돌진하는 벌레들을 수없이 헤딩 하고 날고기 맛을 보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소나기를 만나 옷이 다 젖고 신발안에 물로 발이 퉁퉁 불어 트기도 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마르고
한참을 정신없이 달리다 다리가 너무 아파 다리에 피가 나는 줄 알고 봤더니 그게 땀이어서 안심 한적도 있고.
발에서도 땀이 이렇게 많이 나는구나 신기해 하기도 하고
대회에 나가 조금이라도 빨리 달리려고 기를 쓰고 달리다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이걸 터트려야 하는지 그냥 둬야하는지 몰라 터트렸다가 빨간 약의 따끔한 고통의 효과도 보고
물집이 어느정도 낳아야 훈련을 해야하는지 몰라 다음날 또 달리다가 물집 있는 곳이 뭉개져 더 쓰라리고
LSD[장거리 훈련] 라고 어디서 주어 들어 멀리 뛰면 좋다길래 농로를 달리다 풀어놓은 개를 만나
개들를 피해 개울가, 언덕으로 도망을 가기도 하고 또 가끔은 나뭇가지를 꺾어 덤비지 못하게 들고 뛰고
이때 뛴다는건 뒤로 뒤는거다. 개와 눈을 마주치고 뒤로 뛰는게 쉬워 보이지만 개보단 약간 빨라야 하기에 쉽지 않다는걸
경험해 보신 러니분들은 알것이다. 절대 빨리 뛰지말고 계속 눈싸움을 해 이겨라. 아니면 소시지를 아껴뒀다 나눠 먹어라.
너무 이른 아침에 들판을 달리다 자고있던 고라니를 깨워 나도 놀라고 고라니도 놀랜 적도 있고
달릴 때 에너지 보충을 몰라 한참을 달리다 배가 고파 원래 이런 건 줄 알기도 하고.
주말마다 다리 근육 힘을 키우기 위해 이른 새벽에 일어나 산을 많이도 달렸다.. 한번은
정상을 지나 커브길 모퉁이를 돌다 마주오는 등산객 무리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피하려다
급하게 길 아닌쪽을 지나다 그만 나무뿌리에 걸려 대굴대굴 구르고 급기야
뾰족한 돌무더기에 무릎이 깊게 찢어져 피가 폭포 처럼 쏟아지고 특별하게 지혈하게 없어서
양말을 벗어 대충 싸매고 달렸던 먼 길을 피를 줄줄 흘리면서 내려와 응급실에서 7바늘을 꿔메보기도 하고
"다시 예기 하자면 옆에있던 아까 그 등산객 아주머니들이 놀라 "괜찬으세요" 미안해요" 길을 비켜 드려야 했는데. 라고 ~
창피하기도 하고 그냥 대충 싸매고 가려고 하는데 자꾸 물아봐 어떻게든 답을 드려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 목소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목청이 점점 커져 칠보산에 매이리가 칠 지경이었다 어쩌지.??
덜 창피해야 하기에.~ 아 ~ 아주머니 별로 안다쳤어요. 감사해요.
별거 이니예요 제가 너무 빨리 달렸나 봐요 저도 못봤는걸요 ~~ 근데
"아프네여 피가 안멈춰요" 라고 하자 저만치서 걸어오시건 어떤 할아버지 내외분이 다가오면서
아. 아까 봤던 젊은이구먼 그래 많이 다친건가 괜찮아 하신다.... 네.~ 뭐 조금 다친것 같아요.
피를 멈춰야 할것 같아요.~ 입은 상의 티는 하나밖에 없으니 양말을 벗어 지혈을 해야 겠어요..
그래 조심해서 내려가시게.. ~~ 아이고 조심해서 달리지.. 그래 ~~ 하시면서 위로해주신다 고마운 할아버지.
양말로 지혈하는 도중 달림이 동호회 무리들이 우루루 지나가면서 교통사고나면 그렇듯 혼잡한 차선을 만들고 있다.
모두들 구경하면서 아무말 없이 지나가는걸 난 멋쩍은 모습으로 지켜봐야 했다.
핸드폰이라도 가져왔으면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 덜 창피한 관경을 만들었을텐데 , 선그라스를 이럴때 쓰라고
만든건데 선그라스가 어디뒀더라 호주머니 아니다 차안에 두고왔다 이런 아쉽다. 제법 알이큰 선그라스였는데.~
특별히 숨을곳도 없고 핸드폰도 안가져 왔으니 뭐 구경 난거다.^^
난 속으로 야속한 달림이들이구먼 구경만 하고 지나 가다니.~ 집에서 샤워하고 남은 수건이라도 던져주지..~
음~~ 이해한다 ~ 뭐 힘들어 죽겠고 특별히 들고 온것도 없이 바지 하나랑 티 밖에 없는걸~ 어쩌겠나.
아마 그분들 중 나보다 더 무릎 상태가 안좋은 분이 계셨다면 난 합죽이가 되어 쥐구멍을 찾고 있었겠지..^^
아까 러너중 스포츠 고글쓴 분이 혹시 언젠가 넘어져 눈이 밤탱이가 됀 상태일까..^^ 별 상상이 다 해본다.~
부상후 그래도 다음 주말에 대회를 꼭 나가고 싶어 기를 쓰고 아픈 다리를 이끌고 대회에 출전 했다가
대회 끝나고 샤워하면서 샤워장 바닥을 피로 물들여 보기도 하고~
샤워장 이 빨간색을 변하길래 서둘러 씻느라 허둥지둥 전 몰라요 ~ 표정으로 도망가고~
나중에 또 다른 대회장에 갔을 때 그와 비슷한 피의 물들을 봤다...정확히 빗 물이다. 달림이들 참 대단 하다는걸 다시 느꼈다.
아마 물집이 터졌거나 넘어져 갈렸거나 등등 이겠다.~
산악 훈련에 재미가 붙고 훈련 강도를 점점 높여갈 때쯤 몇회전이나 가능할까 궁금하기도 해
어느 날 한번은 칠보산을 2번왕복 뛰고 내려오는 길에 화장실에 들렀다 하혈을 해 깜짝 놀라고
안아프던 배도 아픈 것 같아 병원에 갔다, 정밀하게 봐야 한다기에 큰병원에서 CT 까지 찍고 긴장하기도 하고
검사결과가 나오는 날 의사 선생님이 "참 신기하고 이상하게 아무렇지도 않네요" 한마디에
기분이 날아가기도 하고..
이렇게 피까지 흘리면서 왜 힘든 마라톤을 하냐고 물어보길래 ~~
"그냥 달리고 싶어서요" 지난 주말에는 한라산에서 장거리를 달리는데 산 경치가 그만이더라구요~
라고 요상한 대답을 던지기도 하고~ 그때 의사 선생님의 아무말업는 멍한 표정이 지금도 아련하고~
퇴근이 늦으면 늦는 대로 훈련을 빼 먹을 수 없어 한밤 중에도 몇 번을 달리고
언젠가 핸드폰도 없이 새벽 2시가 넘어서 달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짜기 검은 물체가 다가오더니.~
"야 지금 새벽 2시가 넘었어" 제정신이야.? 뭐하니.?
아 ~~ 어~~ 핸드폰을 두고왔네. 어 ~ 2바퀴만 더 돌고 갈께..먼저가... 뭐....?
신나게 욕도 얻어먹어 보고 , 그래도 끝까지 두 바퀴 더 돌고 가고
그래도 또 다음날 나가 달리고 집사람이 " 이제 응 알았다 조심해서 달려라". 라고
잘한다는건지.? 잘하고 있다라는건지.? 요상한 리듬으로 말을 던지고 ~
다음날 퇴근하고 집에오니 집사람이 파워젤 , 종합 비타민, 오메가3 지방산 등..이 책상위에 한가득 선물로와 있고
이거먹고 정신 차리라는건지 정신줄 챙기라는건지...암튼 말은 없지만 집사람이 챙겨줘서 고맙고
"그때 새벽 2시가 넘어 컴컴한 도로를 혼자 달리는걸 상상해 보자 '정말 미친사람 아니고 서야 그게 가능하랴'
UTMB[산악울트라마라톤] 와 같은 멋진 유니폼에 머리에 후레쉬라도 달고 달려야 음~ 훈련 하는구만 대단해..박수라도 치지
이쁘지도 않는 런닝티에 운동화를 질질끌고 곧 쓰러질것 같은 폼으로 달리고 있으니 저사람 뭔일 있나 하지.~
그 이후로 새벽에 달리는건 프랑스 몽블랑으로 미뤘다 기다려라 몽블랑아 내가 언제 한번 새벽에 달려주마..~^^
[이 말을 집사람이 들으면 "뭐..? 몽블랑" 니 혼자 가냐..? 나는.? 이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 할까...??
구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자..^]
웨이트를 집에서 조금이라도 많이 한답시고 아령을 25kg나 샀다가 1~2달 하고 구석이 쳐 박아 놓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신세로 전락해 아령 한테 미안 하기도 하고, 가끔은 먼지좀 털어주기도 하고
발가락 피멍이 계속 생기고 물집이 생겨 고생하는 발가락을 위해 밑창에 고무가 있는 양말이 좋다 길래
신고 산악 훈련을 했다가 더 아파 한꺼번에 발가락 3개를 더 혹사 시켜 검은색 발가락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피가 나길래 바늘로 찔러야 하나 약만 발라줘야 하나 검은게변한 발가락이 신기해 쳐다 보기만 하고.
장거리 달리기 하프마라톤 하기 전날 어찌나 설레든지 2시간마다 깨어나 다리를 주무르고 다시
잠자기를 반복 하기도 하고 처음 하프 대회를 마치고 집에 와 많이 힘들었는지 이마에 핏줄이 서 있는 걸 보기도 하고
장거리는 처음인지라 잘 달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고 나갔다 집에 와서 샤워하면서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가슴 과, 젖꼭지랑 어깨가 옷에 쓸려 피가 송송 맺혀 샤워할 때 따끔거려 두어 번을 당하고 그제서야 방법을 알고
장거리 대회가 끝난날 밤에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오질 않아 연속 2일이나 뜬눈으로 지새 보기도 하고
사람이 이렇게 잠이 안오고 멀뚱멀뚱 할 수 도 있구나 잠이 안오니 일어나 다리도 참 많이 주물러 보고
왜 잠이 안오는걸까 뭔가 이상이 있나 이러다 죽을라나~~~ 심각하게 고민되기도 하고
한여름에 대회장에 갔다가 선 크림을 챙겨 바를 줄 몰라 내리 쬐는 땡볕에 달리고 집에 와
허벅지 어깨, 종아리가 얼굴까지 하늘에 떠 있던 동그란 녀석과 색깔이 같아 샤워를 해도 식혀지지가 않아
저녁에 잠이 들 때 팔다리 어깨가 쑤셔 잠을 설치고 제대로 잠을 못 자 보기도 하고
달릴 때 급수 대에서 물을 먹을려다가 그냥 집에서 물 먹듯이 먹다가 달리는 자세로 물컵이 흔들려
못 먹은 경우가 허다했고 이제 물컵을 잡는 법을 알아[눈팅] 잡고 물을 먹다 코로 허파로 밀어 넣어
먹던 물을 다 뱉아버리고 달리다 말고 헛기침을 해보기도 하고 뛰다말고 다시 돌아 물을 먹어 보기도 하고
달리는 속도 타이밍을 잘못 맞춰 컵을 잡지못해 다시 달리다 말고 돌아와 먹기도 하고
훈련이나 대회 때 마다 아픈 다리를 조금이라도 빨리 낳게 해보려고 동전 파스, 를 붙이고 잠이 들었다
온통 방바닥 이불 샤워장에 파스로 도배를 해 보기도 하고 집사람이 우리 집은 이불도 아프고 방바닥도
아프고 샤워 대도 아프고 다 아프다고 하기도 하고
언젠가 딸이랑 일본 여행을 다녀오더니 동전파스를 뭉탱이로 사가지고 와서는
이거 직구 한거야 잘 발라라. 그래~~ 알았다 이건 잘 안떨어지는거야.? 아마도 붙여봐 좋다더라.~
음 직구는 뭔가 다른가 . 똑같군.~
출발 직전에 화장실을 못 가 출발선 귀퉁이 사람들이 잘 안보이는 곳이 볼일을 보러 갔다가
이미 나 아닌 동지가 여럿이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하고, 남,여 가릴것 없이 모두들 멋쩍은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하고
[멀쩡한 남녀가 이래도 되나.? 합법일까.?? 모르겠다.., 난 이미 저질렀는걸...^^]
물병 이랑 핸드폰을 훈련 주로에 숨겨두었다가 한번은 물병을 , 또 한번은 핸드폰을 잊어버린 적도 있고 [누가 가져가고]
혼자 뛰다 보니 자세는 커녕 당장 마실 물이랑 소지품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손에 들고 팩을 짊어지고 수없이 달렸다.
팔은 아프고 팩에 쓸리고 아파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자세를 위해서 손에 들고 뭔가를 짊어지고 달리지 말래서
그냥 참고 달리다 훈련이 끝나면 물을 마시고. 하는 수 없다 그냥 그런 거다 하고 달리고.
대회 전날 챙겨 두었던 소지품을 정작 대회 날 아침에 허둥지둥 서둘다 모두 두고 와
차 트렁크에 싫어두었던 여분의 안이쁜 런닝티와 신발만 신나게 달리고
집에서 여유있게 출발 했는데도 정작 고속도로가 막혀 주차 하는데 이미 대회는 충성이 울리고 시작해
주차하면서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고 달리면서 배번 붙이고 이미 달림이들은 한참을 먼저 출발해
출발부터 전 속력으로 달려가 보지만 이미 아무도 없고 .~ 맨 마지막을 달리는 기분 아실려나 모르겠습니다.^^
집사람에게 예길 했더니 그다음날 런닝을 위한 전용 옷장과 용품 정리함을 사다줘
언제든지 운동 나가면 바로 챙겨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이건 여기 , 이건 저기 요건 이쪽에 넣어야 안잊어버리지... 알았다 그럼 니도 달려볼래......? 아니요~ 저는요.~
감기 몸살로 앓아 누워 탈수 증세가 있어 달리는 내내 물을 엄청나게 먹어보기도 하고
주로에서 출발전 고수 님을 만나 몸살이라고 했더니 대회 끝나면 "다 낳을 거야" 라고 해 달리면서 몸살을 잊어버리고
대회가 끝나니 내가 몸살을 앓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멀쩡해 고수는 정말 뭔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고
그 고수님을 다음대회에 또 만나 반갑게 또 인사를 나누고,그래 이거 한번 먹고 달려봐 좀 덜 힘들거야 고맙습니다.~^^
고수님은 역시 친절하시고 배울게 많다. 나도 저 고수님처럼 언젠가 여유있게 달릴 수 있겠지.~ 마음에 여유 말이다.
그래 고수가 될려면 일단 오늘 바쁜일 부터 끝내보자~
장거리를 달릴 때 주력이 딸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파워 젤 이란 걸 달리면서 먹어줘야 한다기에
들고 뛰다가 잘 먹을 줄을 몰라 반은 흘리고 반은 입술에 발라 달리는 내내 입술이 달라붙어 숨쉬기가 곤란해 보기도 하고
풀 코스는 훈련의 연속 인줄 알고 3일전에 산악 훈련을 엄청나게 했다가. 정작 풀 코스 훈련 때 죽을 똥 살 똥
30키로 지점에서 끝까지 걷지 않으려고 기를 쓰다 결국에는 걸어보기도 하고.
풀코스 훈련 전에는 훈련량을 점차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구것도 모른채
어디선가 본듯한 문구만 기억하고 "훈련은 계속 되어야 한다."
에 심취해 40km 훈련 3일전까지 산악훈련에 웨이트에 .. 다리가 힘들어 하는줄도 모르고
나중에 안거지만 테이퍼링이라고 있단다. 이게 뭔지는 나중에, 정말 나중에 안거지만 골자는 대회를 위해
충분히 달렸으니 쉬라는 거였다. 쉬란다 많이 달렸으니 그만 달리랜다, 선수도 아닌데 쉬어도 돼나 싶지만
쉬란다.~ 알았다 조금만 달릴께.~
어느가을 대회에서 19KM 정도인가 달리는 도중 힘들어 옆에 달리는 러너에게 말을 걸었다가.
그 러너께서 지금 힘들어서 제정신이 아니라는 한마디에
나도 웃고 그분도 웃고 서로 짧은 순간 제정신을 차려 보기도 하고
달리는 주로에 자원봉사자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거나 러너들과 화이팅을 외치면
뒤꿈치에서부터 장딴지 허벅지 등, 머리 끝까지 뭔가가 찡하게 올라와 힘든 것이 순간 사라지기도 했고.
숨이 턱까지 찾을 때 주로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분들과의 화이팅은 나를 가볍게 만들어
앞으로 더 나아가게 해 주었고 너무 힘들 때 비행기 놀이는 기분전환도 되지만 아직 남은 거리를
달리는데 에너지가 되기도 했다.
누가 봐도 독립군인 내가 먼 주로를 달려 골인 지점에서 말없이 통과해도 주위에 모르는 러너께서
"수고했습니다" 한마디에 그 힘들던 피로가 한순간 날아가 버리는 행복함을 느껴보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러너들이 나를 추월했고 수없이 많은 러너들을 내가 추월했고.
추월 당하면 기운이 빠지고 힘이 없다가, 내가 추월하면 또 기운이 나기도 하고
춘천에서 마라톤 풀 코스를 달리기 위해 수없이 훈련하고 아파하고 좌절하면서 마음속으로 포기하자고
몇 번이나 고민했다 춘마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조직위 전화번호, 이메일을 적어두고 포기하고 싶을 때
전화 걸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참고 또 참고 조금만 더 해보자고 하고.. 그래 잘했다.
자 이제 달림이 초보가 풀을 달릴 때가 되었다.
그 많던 좌충우돌 우끼고 짠~한건 이제 그만 예기하고 달릴때가 돼지 않았을까.?
시간없다 그만 하자. 곧 출발 총성이 울릴거야~
나중에 운동 끝나고 나머진 책으로 써도 될터이니 신발끈 다시 한번 매듭하고 나가줘.
빨리 안나가면 요즘 구독자 분들은 채널 바로 돌려버린단 말이야....~
그래 뛰어보자~~ 달려봐라
마라톤의 시작이다.
하루 전날 새벽에 알람을 맞춰 일어나는 연습을 해본다 잘 일어났고 컨디션도 좋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경기도 북부에 우박을 동반한 비가 내린 단다...ㅜㅜ 기온도 3도 라는데 우짜지...!!@@
비 맞으면서 달리는 기분 좋지만 쌀쌀해서 어떨지 모르겠다 . 비야 내일 많이 내리지 마라..~
드디어 대회 날 이다
4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 5분전에 자동으로 일어났다. 잠을 잔건지 안잔건지 몽롱하다.
미리 준비해둔 바나나 랑 떡 한 조각을 먹고 물도 한 컵 먹고 집을 5시 전에 나선다. 잠깐 창 밖을 보니 비는 오지 않는다.
대회 복을 속에 입고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 패딩 점퍼를 걸치고 신발을 들고 출발이다.
네비를 춘천시 근화동 공영주차장으로 맞추고 출발한다 예상 시간이 7시 전인걸로 나온다
한참을 달려 6시 30분에 가평휴개소에서 잠깐 쉬고 볼일도 해결한다, 나와 같은 많은 러너들도 보인다.
7시가 되기 전에 춘천 시내로 들어서니 입구부터 대회장 간판이 보인다. 사거리에는 경찰들이
대회장 까지 안내를 해주고 있다. 난 그들의 수신호 지시로 주차장까지 무사히 간다.
벌써 많은 인파들의 행렬이 보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고 공지천 주변에 행사 천막들, 행사요원들이 많이 보인다.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할 곳이 없어 앞차를 따라가니 골목길로 들어가 놓이지 않고 따라가 본다
처음 오시는 분이 아닌 것 같다 다행이 공영 주차장 근처 골목길에 주차를 하고 양말을 신고 신발을 갈아 신고
바나나 랑 떡을 조금 더 먹고 물도 먹으면서 7시 30분까지 있다가 나가기로 한다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고 좀 쌀쌀하다.
7시 30분에 대회장으로 나가본다 비가 조금씩 더 내리고 있고 많은 인파들이 공지천 공원 대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대회장으로 이동하는 길목에 벌써 도착한 동호회 분들의 텐트와 테이블 들이 즐비하다. 비가 오는데도 말이다.
공지천 공원이 상당히 커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작은 것도 아닌 것 같다 그 주변에 수많은 인파들이 벌써 가득 메우고 있다.
공원 안내판. 중앙에 춘마기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대형 포토존이 보인다. 출발 전인데 많은 사람들이 사진도 찍고 있다.
중앙무대 뒤편에 남,녀 탈의장이 보인다 탈의장도 일반 대회보다 2,~3배는 커 보이고
물품 보관소도 배번을 기준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일사분란하게 정리를 하고 있다.
탈의장에 문을 여니 파스냄세가 진동을 한다. 나도 한 구석에서 바세린을 바르고 가슴 젖 꽂지 테이프도 바르고
화장실을 한번 더 가보기로 한다. 화장실은 탈의장 건너편 에 수십 개가 보인다. 수많은 인파들로 줄은 서 있지만
그렇게 긴 줄이 아니어 몇 분 기다리고 볼일을 볼 수 있다. 간의 화장실이 많아 좋긴 하나 시설은 너무 열악하다..ㅜㅜ
아직 1시간의 여유가 있어 여기저기 행사 안내소를 둘러본다 아식스 매장에서 할인을 진행 중 이어 모자 점퍼, 신발 등등
달리기에 필요한 물품들이 종류도 많고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여성용 패딩이 있어 세일을 하는데도 꽤나 가격이 나가
쉽게 살 수 는 없다 양말 이랑 머리띠를 하나 사고 아쉽지만 담 대회를 기약한다.
이제 30분 전이어서 탈의를 하고 대회출발선으로 이동 한다 빗줄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우천 경기를 대비해
비늘 봉투 큰 것을 준비한 게 적중했다 비늘 봉투를 둘러쓰고 출발선이 있자니 너무 춥다 손도 시리고 비는 계속 내린다.
출발선 맞은편 스테프 대기장소에서 비를 좀 피해본다 비를 피하면서 뜀박질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출발
직전에 한번 더 화장실에 들렀다, 출발선 푯말을 들고있는 자원봉사자들 이 너무 안쓰럽다 비도 오고 쌀쌀한 날씬 데도
추운 기색이나 짜증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모두가 다 해맑다.. 난 그들이 대견하고 감사할 뿐이다.~ [중, 고등학교 학생 같다.]
이제 출발선으로 나간다 난 기록 미 보유자라 G 그룹이다 맨 마지막 그룹에서 출발한다. 나도 담 번엔 저 앞에 설 수 있겠지..^^
엘리트 선수부터 화려한 축포와 출발 신호에 맞추어 출발한다 나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함성이 절로 나온다.~
20분쯤 뒤에 우리 그룹도[G 그룹] 출발선에 섰다 출발선에 서니 빗줄기는 소나기로 바뀌는 것 같다 신발은 더 젖어
양말 안에 빗물이 응근하고 팔다리 에 빗줄기가 줄줄 흐른다~ 그래도 기분은 날아갈 것 만 같다
출발도 하기 전에 많은 빗물이 신발에 응근한데 물집이나 뒤꿈치가 더 까지지 않을 라나...^^ 걱정이다.
5,4,3,2,1 출발이다 춘천에서 첫 번째 풀 코스를 달린다 그것도 비가 오는 일요일 이른 아침 약간 춥지만 너무 기분 좋다
다리야 잘 견뎌줘 완주하자 화이팅이다.~ 출 발
주로에 수많은 러너들과 응원 나온 동호회, 팀, 자원봉사자 들의 열렬한 응원 함성을 들으며 출발한다.
비늘을 뒤집어쓰고 팔 토시를 하고 장갑을 끼고 모자를 눌러쓰고 , 치마를 입고 , 아이언 맨 분장, 등등
저마다의 개성으로 무장하고 달린다. 참 이색적이다.~
5키로 지점에 오니 약간의 오르막과 경사로가 보인다. 하프 기록 속도로 달려 보기로 한다.
그런데 너무 많은 러너들로 지그재그로 달린다 속도에 한계가 있다 러너가 너무 많아 어깨 부딪히는 건 예사 같다.
주로의 물웅덩이도 피해야 하고 달리는 러너들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도 피해야 한다.
피하지 못하면 물웅덩이를 밟아 신발에 물이 한바가지씩 들어온다, 오른발에 모래 알맹이가 들어와 뛸 때 약간 아프다.
지난 하프 대회 속도보다 약간 느린 것 같다 너무 많은 러너들로
앞으로 나가기가 만만치 않다. 20분쯤 달리니 빗줄기가 약간 잦아지는 것 같다 소나기처럼 내리던 빗줄기가
부슬부슬 내린다 그래도 아직 비늘 봉투는 벗지 못하겠다 또 소나기처럼 내릴지 모르니
15키로 정도 쯤 오니 터널같은 곳이 보인다 터널에서 모두들 함성을 지르고 화이팅을 외친다
나도 큰소리로 화이팅 외쳐본다 17키로 지점을 통과 하니 경치가 그만이다 해가 쨍하면 정말 단풍이 이쁠것 같다
구름은 산허리에 걸쳐있고 알록달록한 가을 단풍들이 곱게 물들어 있다 그 아래 도로에는 또 다른 알록 달록한
옷을 입은 수많은 러너들의 물결이 물들어 있다 저기 앞에 돌아가는 길에도 수많은 러너들이 보인다.~
19키로 지점에서 약간 내리막이 펼쳐지는 것 같다. 팔을 벌려 불어오는 맞바람을 마음껏 맞아본다
길가의 이름 모를 들풀들이 순간순간 내 손을 스쳐가고 비행기놀이는 늘 신난다~
빗줄기가 약간씩 더해 지지만 피부에 부딪히는 빗줄기의 느낌이 너무 좋다
장갑도 빗물에 다 젖어 물이 손바닥에 응근하다 손가락이 시리다 아니 약간 아린 것 같기도 하다.
20키로 지점에서 파워 젤을 하나 먹는다, 약간의 내리막과 오르막이 펼쳐진다 25키로 지점을 통과 하고
약간의 종아리 랑 허벅지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스프레이존이 있지만 그냥 지나간다.
지난 DMZ 대회에서는 25키로 지점에서도 걸어가는 러너들이 보였으나 아직 걸어가시는 분들은 안보인다.
22키로 하프 지점 다리가 보인다 신매대교 라고 적혀있다 길 한가운데 대형 스피커를 장착한
자량이 보이고 엄청나게 큰 볼륨으로 신나는 음악을 틀어준다 길 가장자리의 응원단이 모르는 사람들도
함성으로 화이팅을 외쳐주고 하이 파이브도 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하이 파이브 마음껏 해보고 다시 달린다.
27키로 지점쯤 오니 길다란 다리가 보인다 약간의 오르막이고 C그룹 4시간 패매가 보인다
이제 달리는 러너 분들 중에 다리가 아파 다리 낭간을 잡고 스트레칭 하시는 분들이 하나 둘 보인다.
따라잡고 쭉 같이 가기로 한다. 전방 50미터쯤 C 그룹 4시간 패매랑 같이 뛴다,
지난번 DMZ 대회 때처럼 가슴 쪽이 찌릿찌릿 아프다. 더 아프지 마~~ 속도를 늦추면서 가슴을 연신 두들겨 본다.~
등뒤에서 바람이 불어오니 안경에 김이 스려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희미한 앞 러너의 몸 동작을 보고 이렇게 몇 분을 달린다.
조금 더 달리니 춘천 댐이 보인다 경치가 그만이다 여기를 돌아 다시 출발선으로 가는 길인가 보다
C 그룹 패매랑 약간 멀어진다 힘을 더 안 내기로 하고 그냥 달린다. 주로는 너무 좋다 춘천 댐 의 의암호 는
북한강의 푸른 강물을 가득 품고 있고 산허리는 구름으로 그득차고 그 사이사이 가을단풍이 너무 이쁘다.
가슴 쪽 통증의 주기가 약간 더 빨라진다 속도를 조금 더 줄이고 달린다. 가슴아 아프지 마~~ 난 계속 달려야 해~
35키로 지점이다 페이스가 떨어지는게 느껴진다 급격하게 힘들어지는게 느껴진다. 속도를 많이 늦추고 달린다.
아직도 가슴 쪽 통증이 아프다가 안 아프기를 반복한다 불안하지만 약간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달린다.~
달리는 주로에 시골집에서 나오신 어머니 아저씨 아이들도 화이팅을 외쳐준다 달리는 주로 중간 중간
자원봉사자 그리고 응급차들이 항시 대기 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가 실감나는 것 같다.
다행이다 가슴 통증은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다 달리자~ 엠블란스 를 공짜로 탈일은 없어 보인다.~
사실 차 안이 궁금하고 안에타면 뭘 해줄 지 궁금도 하지만 참자.... 난 그차를 아직 탈 차표를 귾지 않았어~~요
시내로 접어드는 것 같다 많은 응원단들이 주로 가장자리에서 나와 함성을 외친다
너무 힘들다 허벅지랑 종아리가 비명을 지르고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순간순간 힘들 다해 달린다.
파스존 에서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파스를 발라준다. 조금만 더 견뎌줘...아직 더 가야해.~~
파스를 발라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허느적 거리면서 시선은 땅만 바라보며 달린다.
순간 순간 내가 여기 왜 있지..? 내가 왜 뛰고 있는 걸까..? 이렇게 힘든데..! 이상한 생각이 든다. 모르겠다. 멍해진다
여긴 어디..? , 난 누구...? ~~ 이런이런 생각을 잠깐 하는 사이 오른쪽 발가락이 엄청나게 쓰라리는게 느껴진다 물집이 걱정된다.
또 이상하게 졸린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리지만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졸리고 힘들다. 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품은 나지 않지만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나른해진다 이상하다.~~ 달리면서 잘 수 도 있는지 궁금해진다.~~
달리면서 별생각이 다 난다
뭐 시간 많고 특별히 손흔들고 뛰는거 외에 할게 없으니 생각도 많을 수 밖에
마라톤의 전설이 기원전 490년이란다 그때 필리피테스가 페르시아의 패전
즉 그리스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흥분한 상태로 먼 거리를 달려 아태네 의회에 뛰어들어와
"우리가 이겼습니다." 라고 외치고 쓰러져 죽었다는 것이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지만 정말 어이가 없어 보인다. 죽었단다, 첫번재 마라토너가 죽었단다
그것도 힘들어서 죽었단다. 내가 그 상태일까, 나도 그만큼 힘든걸까.? 가만히 보니 아직은 아닌것 같다.~
여기서 내가 왜 마라톤을 하고 있는지 두번째 이유가 있다.
우리딸은 수영 선수다 유치원때부터 고등학교때 까지 수영이 재미나서 시작한게 선수까지..
나도 수영을 좋아해 같이 수영을 하고 했던게 시작이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물장구부터 수영을 해서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정말 오랜동안 수영을 한 우리딸 엄청난 훈련량과 정신력과의 싸움 지금봐도 대견하다.
사춘기가 왔는데 우린 잘 몰랐다 생리를 할 때가 되었는데 생리도 못할만큼 훈련량이 많아
우리딸이 어디에 문제가 있는줄만 알았다. 나중에 우리딸이 어른이 되었을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날 꽃다발을 한가득 안겨주고 속으로 울었다.~
항상 2~3인자인 우리딸 많이 아파하고 많이 좌절하고 그래도 해맑은 웃음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우리딸
우리딸을 위해 수기를 써도 책 몇권이 넘을 만큼 지금생각해봐도 아련한 추억들이다.
슬픔, 아픔, 인내, 환희, 종합 선물셋트와도 같은 시간들이 흘러간다.
한번은 토요일 학부모 참관 수업이 매번있는 토요일 아침 훈련날이다
새벽 4시에 기상해 훈련을 하고 아침을 먹고 이른 오전 훈련이 끝나면 집으로 1박 할 수 있는 날
평범한 토요일 훈련날이다 난 평상시와 같이 집에서 출발해 우리아이들이 훈련하고 있는 수영장 2증에서 말없이
훈련을 지켜보고 훈련이 끝나면 의례 가방을 챙겨 차에 싫고 운전을 한다.~
아빠" 눈물을 흘리면서 아무말 없이 나를 지켜본다 "왜"
한참을 말없이 우린 차를 목고 집으로 달린다.
사실 눈물은 오늘만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특별해 보인다. ~ 왜 울어 딸.?
오늘 너무 힘들었어..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오늘 더 힘들었어.~
그래 .. 우리딸 열씸히 잘 하던걸 2층에서 봤어 잘하던걸.~ 자세도 좋고. 턴도 좋았어.~
오른쪽팔이 좀 벌어지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어 사이클 기록도 좋았고.~
오늘 랩타임으로 시간을 재면서 정말 열씸히 했는데 중간에 시간 맞추는걸 잊어버렸어 시계가 안보이더라구
그리고 내팔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서 깜짤 놀랬어 물속에 있는지 물 밖에 있는지 구름위에 있는것 같았어
깜짝 놀래서 정신을 차리니 물속에 있더라구.... 너무 힘들었어 아빠.
그래 집에가서 쉬고 맛난거 먹고 잘 쉬자.~
수영으로 8~10KM 를 전속력으로 달린다고 상상해보자 마라톤 풀코스를 2번 한것과 같은 거리다.
달리는 도중 하늘의 색이 변하는것도 모자라 내 팔다리가 정상인지 조차 모르는 혼미한 상태까지
전속력으로 매일같이 훈련하는 우리딸 난 몰랐다.
나도 이렇게 전속력으로 살아가고 있는걸까. 그래 나도 전속력으로는 아니지만 우리딸만큼 해보자..
라고 한게 지금 내가 주로에 있는 이유다.
마지막 파워 젤을 35키로 지점에서 먹으려고 했으나 그냥 달린다 배가 약간 고픈 것 같지만 견디자
아까 30키로 지점에서 파워 젤을 하나 먹었으니 그냥 달리기로 한다. 시내로 접어들고 저만치 다리가 보인다
다리 중간에 접어드니 어느 아주머니께서 쟁반에 초콜릿을 들고나와 주신다 두개를 들고 뛰면서 먹는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지난 DMZ 에서는 시골 동래 아주머니께서 커다란 물통 다라 에 물을 가득 채우고
바가지에 물을 퍼다 온몸에 땀을 식힐 수 있게 해주셨다 이게 인심이고 마음인가 보다 ~ 또 한번 감사합니다.
다리 끝에쯤 오니 39키로 지점인 것 같다 사진을 찍고 있어 만세를 해본다 사진 잘 나와라 또 힘이 난다 달리자.~
40키로 지점이다 주로에 수많은 응원단을 뒤로하고 달린다 함성과 응원의 열기가 주로 끝까지 들리는 것 같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너무 아프다, 더이상 달리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있는 힘을 다해본다
음료 존이 있어 물을 연거푸 두 컵이나 먹고 출발한다 멈추지 말자 이대로만 달려라~ 속으로 주문을 걸어본다
아 창피한 자세로 달리면 안되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 멋지게 달려야 하는데 .~~^^
작은 런닝화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기우뚱 거리며 달린다 주로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고개를 떨구고 달리다 이젠 머리를 들어 하늘만 바라보고 달린다, 또 멍.~~
조금 못 가서 또 다리에 경련이 날것 만 같이 종아리와 허벅지가 비명을 지른다 더이상 달리지 마
"넌 이미 틀렸어" 라고 악마의 속삭임이 들린다 그리고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힘이 빠진다
수많은 러너들이 나를 추월하고 있다 저만치 작은 테이블에 물병을 들고 계신 응원단이 보인다.
실례지만 물 한잔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그럼요 많이 드세요 하고 컵에 물을 가득 따뤄 주신다.
단숨에 많은 물을 들이키고 테이블에 다시 컵을 내려 놓는다.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뒤돌아 다시 주로로 달린다 .. 입가에 물 한잔의 행복에 미소가 나도 몰래 절로 나온다 기쁘다..
아까 말을 걸때 제대로 말이 나올지 걱정 했는데 더듬거리지 않고 잘도 말했고 감사 표시도 또박또박 잘 했다.
그래 잘했다 멀쩡 하군.~ 완전히 맛이 간정도는 아닌걸.~~ 하늘이 노랗게 변하지도 않았는걸~~뭐
넓은 주로 가장자리에 비가오는 와중에도 텐트를 치고 삼겹살을 굽고 계신다 ^^ 웃음이 나온다
얼마나 재미나게들 달리기를 하시면 이렇게 비가 오는데 그것도 주로에서 삼겹살을 굽고 계실까..??
분명 저 삼겹살 한덩이 주인공이 곧 지나가겠지..? 그 주인공이 궁금하지만 난 이만 바빠서 가봐야겠다...
조금 더 힘을 내고 달리니 순간 뒤꿈치에서 머리 끝까지 뭐가 휙 하고 빠져 나가는 것 같고, 찡하게 무언가 올라온다~
이런 기분은 지금 까지 겪어보지 않았다 뭔가 찌릿한 기분이 들고 팔 다리는 약한 전기에 감전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다리는 천근만근 같은데 맘속 기분이 가벼워진 것 같다. 참 신기하기도 하다..스피드가 붙는다
나도 모르겠다 속도가 나고 나를 추월했던 사람들을 이제 내가 다시 추월하고 있다.
팔도 앞뒤로 힘차게 흔들어 보고 아픈 종아리와 허벅지를 앞으로 뻗어본다. 자 또 달려보자 정상이겠지..~^^
커다란 직선 대로 저 멀리 음악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결승점도 아련하게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Alesso - Heroes (We Could Be) 가 울려 퍼지고 있다 ~ 신나는 음악 내가 너무 좋아 하는 음악
가끔씩 멀리 있는 대회를 끝내고 집으로 올라올 때 차안에서 크게 틀어놓고 신나게 들으면서 집으로 온 기억이 난다.
자 이제 골인 지점이다 속도를 좀더 내보자 골인 지점에 점프 해보려 하지만 쉽지 않겠다. 러너들이 많다
물 웅덩이를 이리저리 피하다 보니 그새 골인 지점이다 약간의 점프로 골인 지점을 통과한다.~
기분이 참 묘하다.
비가 온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한마디 해본다............ "춥다, 힘들다."
그리고 웃음이 계속 나온다.~ 그냥 웃음이 계속 나온다 미친건가.??^
아직 마라톤 풀코스 달리고 미쳤다는 사람 다행이 못들어 본것 같아 다행이다..^
"딸 달려보니 죽는줄만 알았는데 팔다리는 그자리에 붙어 있더라 최선을 다 안한건가.??"
집사람이 당신이 추천한곳에서 고맙게도 멋지게 잘 달렸다.~ 담에 놀어와보자.
아 ..!
2018년 어느 늦은 가을 나는 춘천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풀 코스를 달렸다
내가 좋아하는 가을비를 신나게 맞으면서 또 먹으면서..
길가의 나뭇가지들 이름모를 들풀과 들꽃들을 만지며 비행기 놀이도 해가며
시골 동래 응원 나온 품에 안은 어린 아이와 행사 스태프 , 많은 동호회 응원단
자원봉사자 수많은 사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숨이 턱까지 차고 허벅지가 비명을 지를 때
이름 모를 동호회 부스에서 얻어먹은 물 한잔은 내가 조금 더 달릴 수 있게 해준 생명수 와도 같았다
그 수많은 날들을 난 혼자 달렸고 그리고 난 오늘 춘천에서 끝도없을 것 같은 거리를 달렸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과 괴뇌 그리고 희열 환희는 주로를 달리는 나의 온몸으로 파고들어
몸새포 하나하나에 새로운 기운을 충전 하는것 같이 또 다른 새계로의 여행으로 가는것 같은
부담스럽도록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앞에 러너가 있었고 내 뒤에 그리고 내 옆에도 수많은 나와 같은 러너들이 있었으며
뛰지 않아도 나와 같은 러너는 주로 가장자리에 샐수 없을만큼 많이 있었다.
춘천의 가을 하늘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내리는 빗방울은 내 마음속 허전한 한구석 응어리를 씻어주기 충분했다.
내 두 다리는 힘을 다했고 아프지만 낳아 더 튼튼해 질거라는걸 안다.
나를 추월한 내가 추월한 러너들과 응원해준 모든 이들과 이 대회를 같이 하고싶다
모두 건강하고 내년에 또 봐요~
3시간 52분
그리고 이글은 2022년 경기마라톤 풀코스를 달리실 정경명형 님에게 올립니다.
형님 신나게 달려요.^^ 화이팅
|
첫댓글 눈물이납니다
👍
캬!~~~~
옛날생각나는 장문에 수기였네요 쏘가리님 ㅋㅋ
나두2007년8월에 시작하면서 H훈련대장을 만나서 칠보산뛰다가 뒈지는줄~~~
춘마또한 아련한추억으로남았지만 쏘가리님 글읽으면서 새록새록 떠오르네여~~
난 중간지점쯤 들깨밭에서나는 고소한들깨향이 기억나고 30킬로지점 에어파스존 바람에날리는
파스냄새가 엮겨워서 파스도 안뿌리고 도망왔는디~~~~
짠~한대목은 역시나 딸래미였군 ㅠㅠㅠ
핑~~~돌긴하군 ㅋㅋ 시간내서 읽어보느라 ~~~ 얼마만에 이렇게 긴글을읽어봤지 기억도없음 ㅋㅋ
쏘가리님 앞으로 "가정의행복과건강"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민상식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