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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스의 유다 통치[왕하 16장]
[내용개요]
본장은 유다 왕 아하스의 통치에 대한 평가와 그의 치세하의 정치적 상황, 그리고 그의 죽음을 언급하여 악한 왕의 종말을 나타냄과 동시에 북왕국, 즉 북이스라엘 멸망의 정치적 배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내용을 보면 아하스의 우상 숭배 행위와(1-4절), 아람과 이스라엘 동맹군의 침입(5-6절), 그리고 앗수르의 도움을 청하는 아하스(7-9절), 다메섹 우상 제단 도입(10-16절), 및 아하스의 남은 행적이 기록되어 있다(17-20절). 하나님 섬기기를 멀리하는 자는 더욱 비천한 자리에 이르게 된다. 하나님을 떠난 아하스는 말 못하는 우상 앞에서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뿐만 아니라, 앗수르 왕에게 복종하는 신복이 되어 그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을 개조하기에 이른다. 이는 참으로 우상 숭배와 다름없는 죄악이었다.
[강 해]
다윗 왕조를 계승한 유다의 왕들은 비교적 선한 왕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듯이 아하스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는 이스라엘과 아람의 위협 앞에서 하나님보다는 앗수르를 더욱 의지했습니다. 그 결과로 온 유다는 앗수르가 지워 준 멍에를 메야만 했습니다. 또한 그는 이방의 우상과 제사 의식들을 유다에 널리 보급시킨 장본인으로서, 성전의 기구들과 구조들도 변경시킨 죄악을 범하기도 하였습니다.
1. 아하스의 악한 통치
1) 유다 왕 아하스의 즉위
요담의 아들 아하스가 즉위한 해는 이스라엘의 베가가 17년째 통치하던 때였습니다. 아하스는 20세에 왕위에 올라 16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그런데 불명예스럽게도 아하스는 유다의 왕들 중 가장 사악한 왕으로 꼽힐 정도로 많은 악행들을 일 삼았습니다.
a. 아하스의 즉위(대하28:1)
b. 아하스의 일영표(왕하20:11)
2) 우상 숭배를 장려하는 아하스
아하스는 다윗 왕조의 훌륭한 선왕들보다는 이스라엘 왕조의 사악한 왕들을 본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우상 숭배에 깊이 탐닉하게 되었는데, 심지어 자기 아들을 불태워 번제물로 드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러한 우상 숭배는 암몬족을 비롯한 가나안 족속들이 행하던 의식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큰 나무 밑에 산당을 지어 놓고 백성들에게 경배할 것을 장려했습니다. 이런 산당이 너무 많았기에 본서의 저자는 모든 푸른 나무 밑에는 다 산당이 있고 제사가 행해진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a. 자녀를 제물로 바침(시106:37-38)
b. 몰렉 신(레18:21)
2. 앗수르의 속국이 된 유다
1) 유다를 공격하는 연합군
아람 왕 르신과 이스라엘 왕 베가는 연합군을 형성하여 앗수르에 대항코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르신과 베가는 아하스의 동참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아하스는 앗수르의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였기에 저들의 동참 요구에 거절하였습니다. 그러자 연합군들은 유다를 쳐들어왔습니다. 이때 이사야 선지자는 연합군들이 유다에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아하스로 하여금 여호와께 징조를 구하여 도움을 청하도록 했으나, 아하스는 이를 거절하였습니다(참조, 사7:3-7). 결국 이사야의 예언대로 연합군의 공격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람의 르신이 항구 도시인 엘랏을 탈환했습니다. 유다는 이후로 엘랏을 되찾지 못했고, 에돔 족속이 훗날 이곳을 훼파하였습니다.
a. 르신과 베가의 살육(대하28:5-6)
b. 아사랴가 건축했던 엘랏(왕하14:22)
2) 앗수르에게 도움을 청한 아하스
아하스는 연합군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라는 명령도 거절한 채 앗수르의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는 스스로 앗수르의 지배에 복종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아람과 이스라엘의 연합군을 물리쳐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 대가로 아하스는 성전과 왕궁 안에 있는 은과 금을 예물로 바쳤습니다. 앗수르 왕은 기쁜 마음으로 아하스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앗수르의 디글랏빌레셀은 먼저 아람의 수도인 다메섹을 공격하여 그 곳을 점령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람 왕 르신을 처형하였습니다. 또한 수많은 아람 사람들은 앗수르의 격리 수용 정책에 따라서 '길'이라는 지역으로 옮겨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결국 앗수르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아하스의 책략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유다로부터 연합군들은 물러갔지만 이제부터는 앗수르라는 새로운 멍에가 유다에게 지워졌다는 사실을 아하스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a. 앗수르 왕에게 예물을 바치는 아하스(대하28:21)
b. 다메섹의 공격(암1:5)
3. 아하스의 우상 숭배
1) 이방의 제단을 만들도록 시킴
아하스는 다메섹에 있는 앗수르 왕 디글랏빌레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다메섹에 갔습니다. 거기서 그는 아람의 것인지, 아니면 앗수르가 새롭게 만든 것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제단을 보았습니다. 아하스는 이 제단의 구조와 제도를 똑같이 그려 제사장 우리야에게 보내어, 이것과 똑같은 것을 만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하스가 왜 이 제단을 만들도록 시켰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아람 신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거나(참조, 대하28:23), 또는 앗수르가 만든 제단으로 생각하여 앗수르 신을 의지하기 위해서, 또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보다 화려해서 이렇게 멋있는 제단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서 만들도록 시켰을 것이라 여러 모로 추측만 할 뿐입니다. 제사장 우리야는 아하스의 명대로 제단을 만들었으며, 다메섹에서 돌아온 아하스는 이 제단에서 제물을 바치며 제사를 드렸습니다.
a. 제사장 우리야(사8:2)
b. 민족 신 앞에 제사함(대하28:23)
2) 성전의 기구들을 변조시킴
아하스는 제사장에게 명하여 이제부터는 드리는 모든 제사의 제물을 저 새 제단에서 드리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하스는 물두멍 받침의 옆판을 떼어 없애 버렸고, 놋 바다의 놋 받침을 없애고 돌판으로 대신하였습니다. 또한 안식일 날 왕이 성전을 방문할 때 그늘을 만들어 주던 낭실을 헐었고, 오직 왕만이 성전을 들어가는 데 사용되던 낭실도 제거해 버렸습니다. 이렇게 성전의 모형과 제사 의식을 아하스 임의대로 변조한 이유는 조금이라도 앗수르 왕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아하스의 아부에서 기인된 것입니다. 이는 곧 성전의 주인이 되시는 여호와께 대한 반항이자, 불순종의 극치를 이루는 악행이었습니다. 진실로 유다의 왕들 중에 아하스처럼 하나님께 의도적으로 불순종한 왕은 없었습니다.
a. 놋 받침(왕상7:27-28)
b. 놋 바다(왕상7:23)
3) 아하스의 죽음
때가 이르매 아하스도 죽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본문에는 단순히 그가 죽어서 다윗 성에 그 열조와 함께 장사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하28:27에 보면 아하스가 유다의 다른 경건한 왕들과 같이 열왕의 묘실에 장사되지는 못하고 단지 예루살렘 성에 장사되었다고만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하스의 지난 행적들을 살펴볼 때 그의 악행이 심했기에 당시의 사람들이 열왕의 묘실에 장사하는 것을 막았던 것으로 판단되어집니다.
a. 열왕의 묘실에 장사되지 못한 아하스(대하28:27)
b. 히스기야의 즉위(왕하18:1)
결론
아하스의 악정은 유다에서는 보기 드문 예입니다. 그는 연합군의 침입이라는 민족적인 위기에서 얼마든지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여 작은 악을 물리치기 위해 더 큰 악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아하스가 빠진 깊은 우상 숭배의 늪과 여호와 앞에서의 신전 의식의 결여는 수많은 악행들을 야기시켰습니다. 아하스는 한마디로 여호와를 무시한 패역한 자였습니다. 피조물에 지나지 않은 인간이 창조주인 여호와를 외면한다는 것은, 스스로 멸망을 자초하는 것과 같이 무모하고 어리석은 행동에 불과합니다.
[단어해설]
2절. 아하스. 남왕국 유다를 다스린 제12대 왕. 하나님을 멀리하고 자신의 지략과 우상을 믿고 행동한 패역한 왕임.
3절. 길. 원어 <&r<D<:다레크>는 '길, 방법, 행동, 여행, 삶' 등을 의미. 본문에서는 선대의 왕들이 행하였던 우상 숭배를 가리킴. 가증한. '구역질 나는, 몹시 혐오하는'을 뜻. 즉 하나님의 싫어하시는 우상 숭배를 가리킴.
6절. 엘랏. 홍해 북쪽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무역의 요충지였으므로 다윗의 점령하여 이스라엘 땅으로 만듦.
7절. 손. 원어 <dy::야드>는 '힘, 세력, 능력, 인간' 등을 뜻. 본문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아람의 위협을 나타냄.
9절. 다메섹. 아람의 성읍이었으나 다윗이 정복하여 속국으로 삼음. 바울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난 장소도 이곳임.
11절. 단. 하나님께 제사 드릴 때 재물을 올리고 불사르기 위해서 만든 제단으로 보통 평평한 돌을 여러 개 쌓아서 만듦.
13절. 번제. 구약에서 가장 일반적인 제사로 제단에 소나 양을 잡아서 불로 태워서 드렸음.소제. 구약의 5대 제사 중 피를 흘리지 않는 유일한 제사, 이때는 곡식 제물을 단 위에 드렸음. 전제. 번제나 소제에 함께 드리는 제사. 제물에 독주나 포도주를 뿌렸음.
[신학주제]
산당 예배.
산당은 히브리어로 <바마>이며 '높은 곳'이라는 뜻인데, 이는 산당이 갖는 기능과 산당이 있었던 위치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언급된 산당은 지리적으로 주로 높은 언덕이나 산 위에 위치해 있었지만 산골짜기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와 같은 산당에 대한 열왕기 저자의 태도는 다음 과 같다. 산당은 우상 숭배지이다. 특히 모압의 그모스와 아세라 목상을 푸른 나무 아래 있는 산당과 함께 둠으로써 산당은 우상 숭배 뿐만 아니라 음란 행위를 조성했던 장소이다. 그러나 산당이 직접 우상 숭배나 종교적 매춘과는 상관없이 여호와께 예배 드리는 장소로 사용된 경우에도 본서 저자는 이것을 비판하였다. 그 이유는 이 것이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일 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예배 장소의 단일화를 통해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전체적으로 한 곳에 집중시켜야 하는데, 각지 산당에서 흩어져 제사를 드림으로써 신앙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또 이러한 산당 예배가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소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게 함으로써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기 때문이었다.
[영적교훈]
하나님은 산당들을 훼파하며 멸절시키자고 명령하심과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명령에 불순종할 때는 항상 엄한 벌을 내리셨다. 또한 열왕기 기자는 이러한 율법의 명령을 간과하지 않고 계속해서 산당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을 위반하는 것으로 지적하며, 산당에 대한 열왕의 태도에 따라 '선한 왕' 또는 '악한 왕'으로 규정 지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성도들도 각자의 마음속에 나름대로의 산당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그 산당을 허물어야만 하나님께 보다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