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살면서 헬퍼 고용을 6명 하였었다.
제일 먼저 고용했던 헬퍼는 제랄린이라는 아이인데 나이 열 아홉에 키도 크고...대학을 나오질 않았지만, 자신의 언니가 미국인과
살고 있어서 그러한지, 영어 구사 능력이 왠만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 보다 훨씬 더 좋았었다.
우리집에서 두달 정도 일을 하다, 자신의 둘째 언니집에서 일하던 헬퍼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그 시기에 둘째 언니가 아이를 낳는통에 언니 집으로 가야 한다길레 보내었었다.
일 잘하고 싹싹하고, 참으로 마음에 들었던 아이인데...
그 뒤로 한참 헬퍼를 쓰지 않다가...꼬맹이 엄마 꼬맹이를 가지는통에 헬퍼를 고용했었다.
21살 나이인데, 얼굴이 예쁘장하고 날씬한 아이였었는데... 싱글맘 인것이다.
이 헬퍼, 얼굴이 곱상하다보니...동네 온갖 잡놈들이 이 헬퍼를 다 찝쩍 거렸다.
주문하지도 않은 미네날 워터를 가지고 물 시키지 않았냐?고 집을 기웃 거리는 필리피노놈이 있는가 하면, 어떤넘은 달걀을 한
봉지 들고 와서 도어벨을 눌러고 이것 사라고 하면서 집안 헬퍼에게 추근 대는 것이다.
이 헬퍼도 그러하다. 시간만 나면, 거울 들여다 보고...입술에 빨강 립스틱을 칠해댄다.
먼 쥐잡아 먹은 고양이 입술처럼 해 가지고서는...집안일은 뒷전이고, 마음은 엉뚱한곳에 있는 것이다.
이 헬퍼 한달 내집에서 일시키고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여 보내 버렸다.
그 뒤로 꼬맹이 이모가 가끔씩 집에 와서 꼬맹이 생산하고 꼬맹이 모유뗄때까지 꼬맹이 엄마를 돌보아주다가...너무 게을러서
둘째를 가지는 시기에 꼬맹이 이모, 집으로 그만오라하고, 다시 헬퍼를 하나 고용 하였다.
이 헬퍼는 19살이었었는데, 작달막한 키에 한 덩치를 하는 아이였었다.
자신의 언니가 한국 중년 남자와 함께 동거를 하는집에 머물다가 우연찮게 이 아이 친구집에 놀러왔다. 내가 헬퍼 구한다는 말을
듣고서는 우리집에서 일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엄청 부지런하고 싹싹하고 일을 잘 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한 두어달을 지나고난 어느날 ...멕시칸과 결혼 한다고 고향인 사말로 내려갔다.
지금 이 아이는 혼사가 엉클어지는통에 멕시칸과 결혼 하지 못하고...필즈 에비뉴 어느바에서 호스티스로 일하고 있다. 참 안됐다.
꼬맹이와 둘째가 성장해 감에 따라 이 두 녀석이 온통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통에 추가적인 일손이 필요해서 꼬맹이 외삼촌을 불러 집안일을 도우라고 하였다.
꼬맹이 외삼촌 이녀석 빠끌라다 보니...천성이 게을르다.
허구 헌날 꼬맹이와 싸움질을 해대서 그 소리 듣기 싫어서 헬퍼를 하나더 고용했었다. 18살 갓 지난 아이로...
이 헬퍼에게 임무를 주기를 꼬맹이를 잘 돌보다, 꼬맹이가 잠을 자거나 식구와 함께 외출을 하거나 하면 집안 청소도 가끔식 하라고 일러 주었다. 그러한데, 이 헬퍼는 그러한 곳에는 관심이 없고...오직 집안에 있는 냉장고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일주일 동안 관찰을 하다, 도저히 가능성이 없다 싶어 집으로 돌려 보냈었다.
지금 집에서 일하는 헬퍼는 꼬맹이 외할머니 동생분께서 데리고 왔다.
45살의 나이에 남편 일찍 사별하고, 딸둘 시집 다 보내고 혼자서 부동산 부로커로 일하다가..꼬맹이 외할머니 동생분의 이야기를 듣고는 우리집에 온것이다.
이 헬퍼는 천성이 부지런해서...하루 종일 뭣을 한다. 할일이 없으면 심심해서 죽을라 한다.
방바닥이며 화장실이며 온곳을 돌아가면서 닦아대다가, 싱크대에 조그마한 것이 있다치면...그 즉시로 설것이를 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밤10시까지 쓸고 딱고 밥하고 설것이하고 아이들 돌보고...완전 일인 다역을 한다.
이제껏 우리집에 헬퍼로 들어와서, 자의든 타의든 올바르게 두달 채우고 간 사람 한명도 없었는데...이 헬퍼는 특벽한 일 없는한
오랬동안 우리집에서 머물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을 두고, 참한 베이비 시터 하나 더 구하고나서...천성이 게을런 꼬맹이 외삼촌 빠끌라 마닐라 본가로 돌려 보내면, 두 꼬맹이 녀석 좀더 평안한 환경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집 헬퍼가 손이 잘 가지 않는 부엌창을 싱크대를 타고 앉아 청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