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廬山高(여산고: 여산은 높다)
- 歐陽修(구양수, 1007-1072) 字는 永叔. 號는 醉翁. 六一居士. 廬陵(여릉: 江西省 吉安) 사람.
北宋 初期의 뛰어난 文學家이며 政治家. 進士가 된 뒤 樞密副使, 參知政事 등을 지내다
太子少師로 致仕하였고, 諡號를 文忠公이라 하였다.
王安石. 曾鞏(증공), 蘇洵, 蘇軾, 蘇轍이 모두 그의 推薦으로 벼슬길에 올랐다.
王安石의 新法엔 反對하면서도 政治改革을 통한 올바른 政治風土를 이룩하려 하였다.
文學에 있어서는 實用的인 槪念을 바탕으로 形式的인 修飾보다는 內容을 重視하였다.
詩에 있어서는 平淡을 爲主로 한 새로운 詩風을 開拓하였고,
散文에 있어서는 韓愈와 柳宗元의 古文運動을 繼承하여 古文을 確定지어
‘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 되었다.
宋代 詞가 盛行하게 된 데에도 그의 功이 크며, 經學에 있어서도 새로운 學風을 여는
많은 著述을 남겼다. [歐陽文忠功集] 153卷이 傳한다.
廬山: 廬山은 江西省 九江縣에 있는 산 이름. 歐陽脩와 같은 해 進士가 된 劉中允이 南康으로 돌아갈 때의 贈詩라
題하고 있다. 劉中允은 이름이 渙, 字는 凝之이며, 그의 높은 節操를 廬山에 비겨 노래한 것이다.
南康은 廬山 아래 고을 이름이며, 그곳 落星渚에 劉渙이 숨어 살았다 한다.
廬山高哉幾千仞兮(여산고재기천인혜)여,
여산의 높음이여, 몇 천 길이나 되는가?
仞: 길이의 단위. 1仞은 한길로 옛 여덟 자.
根盤幾百里(근반기백리)오?
서린 산기슭은 몇 백 리에 걸쳐 있는가?
根盤: 산기슭이 서리어 있는 것.
截然屹立乎長江(절연흘립호장강)하여,
우뚝히 장강 옆에 솟아있어,
截然: 산이 깍아지른듯 높은 모양. 截: 끊을 절.
屹立: 우뚝 서있는 것.
長江西來走基下(장강서래주기하)하고,
장강은 서쪽으로부터 흘러와 그 밑을 지나고 있고,
是爲揚瀾左里兮(시위양란좌리혜)여,
그래서 물결 이는 팽리호도 이루고 있는데,
揚瀾左里: 물결이는 좌리호. 좌리는 左蠡(좌려)라고도 하며, 江西省 都昌縣 서북쪽의 鄱陽湖(파양호)북쪽을 가리킴.
鄱: 고을이름 파.
洪濤巨浪(홍도거랑)이, 日夕相舂撞(일석상용당)이라.
큰 파도와 거센 물결이 밤낮으로 서로 부딪치고 있네.
舂撞: 찧고 부딪치다. 이리저리 부딪치다.
雲消風止水鏡淨(운소풍지수경정)하여,
구름 걷히고 바람 잦아 물이 거울처럼 맑아,
泊舟登岸而遠望兮(박주등안이원망혜)하니,
배를 대고 언덕에 올라 멀리 여산 바라보니,
上摩靑蒼以晻靄(상마청창이엄애)요,
위로는 푸른 하늘 까마득한 곳 만지고 있고,
摩靑蒼: 푸르름을 만지다. 蒼은 霄(소)로 된 판본도 있으니 ‘푸른 하늘을 만지다’로 해석함이 옳을 것이다.
晻靄: 아득하고 가물가물한 모양.
下壓后土之鴻龐(하압후토지홍방)이라.
아래로는 크고 두터운 대지를 누르고 있네.
后土: 땅. 대지. 鴻龐: 크고 두터운 것. 龐 클 방, 찰 롱
試往造乎其間兮(시왕조호기간혜)여,
시험 삼아 가서 그곳에 이르러,
造: 이르다. 도착하다. 其間은 여산을 가리킴.
攀緣石磴窺空谾(반연석등규공항)하니,
바위 비탈길 부여잡고 올라 텅 빈 골짜기 들여다보니,
石磴: 바위 비탈 길. 산비탈 길. 空谾: 텅 빈 골짜기.
谾: 항? 字典에는 휑뎅그렁할 ‘홍’, 골깊을 ‘롱’으로 되어 있음.
千巖萬壑響松檜(천암만학향송회)요,
수많은 바위에 계곡에는 소나무 전나무에 부는 바람소리 울리고,
響松檜: 소나무, 전나무에 부는 바람소리가 울리다.
懸崖巨石飛流淙(현애거석비류종)이라.
높은 절벽과 큰 바위에는 날듯 흘러 떨어지는 물소리 울리네.
水聲聒聒亂人耳(수성괄괄란인이)하니,
물소리 시끄럽게 사람의 귀 어지럽히는데,
聒聒: 요란한 모양.
六月飛雪灑石矼(육월비설쇄석강)이라.
한여름에 날려 흩어지는 눈 같은 물보라가 돌 징검다리 위에 뿌려지네.
灑石矼: 돌 징검다리 위에 뿌려지다. 矼은 징검다리..
仙翁釋子亦往往而逢兮(선옹석자역왕왕이봉혜)여,
늙은 도사와 중들도 가끔 만나게 되지만,
仙翁釋子: 늙은 도사와 중. 道士는 神仙을 추구하기 때문에 仙翁이라 하였다.
吾嘗惡其學幻而言哤(오상오기학환이언방)이라.
나는 일찍부터 그들의 학문이 환상적이고 말이 잡되어 싫어했네.
學幻而言哤: 학문이 비현실적인 것이고 말이 잡된 것. 哤은 말이 야비하고 잡된 것.
哤: 난잡할 방
短見丹霞翠壁遠近映樓閣(단견단하취벽원근영루각)이오,
다만 보이는 건 붉은 노을과 푸른 절벽이 멀고 가까운 사원 누각에 비추이는 것이요,
丹霞翠壁: 붉은 노을과 푸른 절벽.
晨鐘暮鼓杳靄羅旛幢(신종모고묘애라번당)이라.
아침 종소리 저녁 북소리와 희미한 안개 속에 깃발이 줄지어 있네.
杳靄: 엷은 안개에 가리어 희미한 것.
羅旛幢: 깃대가 벌어져 있는 것. 깃발이 줄지어 있는 것.
幽花野草不知其名兮(유화야초부지기명혜)여,
으슥한 곳에 핀 꽃과 들풀 그 이름은 알 수 없지만,
風吹霧濕香澗谷(풍취무습향간곡)하고,
바람에 불리며 안개에 젖어 골짜기에 향기를 풍기고,
時有白鶴飛來雙(시유백학비래쌍)이라.
때때로 흰 학이 짝지어 날아오네.
幽尋遠去不可極(유심원거불가극)하니,
그윽한 곳 찾아 멀리 가 보아도 끝가는 데 없으니,
便欲絶世遺紛厖(변욕절세유분방)이라.
이젠 세상 관계 끊고 어지러운 일들 버리고 싶네.
遺紛厖: 어지럽고 잡된 것들을 버리다.
羨君買田築室老其下(선군매전축실로기하)하니,
부러운 건 그대가 밭 사고 집 짓고 여산 아래에서 늙음 보내는 것이니,
揷秧盈疇兮釀酒盈缸(삽앙영주혜양주영항)이라.
심어놓은 벼 이랑에 가득하고 빚어놓은 술 독에 가득하네.
揷秧盈疇: 벼를 심어 놓은 것이 이랑에 가득하다. 벼가 논에 가득히 자라 있음을 형용한 말.
釀酒盈缸: 술 빚어놓은 것이 항아리에 가득하다.
欲令浮嵐曖翠千萬狀(욕령부람애취천만상)으로,
그대는 떠다니는 산 기운과 엷은 푸른빛의 갖가지 모양들을,
浮嵐曖翠: 떠다니는 산기운과 엷은 푸른 빛. 안개 서린 깊은 산 경치를 형용한 말.
坐臥常對乎軒窓(좌와상대호헌창)이라.
앉으나 눕거나 문과 창으로 언제나 대할 수 있게 하려는 뜻이었지.
軒窓: 문과 창.
君懷磊砢有之寶(군회뢰라유지보)하니,
그대 생각 특출하여 지극한 보배 지니게 된 것이니,
磊砢: 본시는 돌무더기 모양. 여기서는 특출한 모양.
砢: 돌 쌓일 라. 磊: 돌무더기 뢰.
世俗不辨珉與玒(세속불변민여강)이라.
속세에서는 돌과 옥을 분별치 못하는 거네.
珉與玒: 돌과 옥. 珉은 돌 중에 아름다운 것. 玒: 옥 이름 강.
策名爲吏二十載(책명위리이십재)에,
관리에 임명된 지 20년이 넘었는데,
策名: 벼슬에 임명되는 것. 옛날에는 신하로서 대쪽(策)에 임명받은 사람의 이름이 쓰여졌다.
靑衫白首困一邦(청삼백수곤일방)이라.
푸른 짧은 옷에 흰머리로 늙어 이 고장에 곤궁히 지내고 있네.
靑衫白首: 청삼은 옛날 천한 사람들이 입던 푸른 짧은 저고리. 백수는 희 머리로 늙는 것.
困一邦: 한 고장에서 곤궁히 지내다. 劉渙이 여산 아래 사는 것이 세상의 눈으로 보면 곤궁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인다.
寵榮聲利不可以苟屈兮(총영성리불가이구굴혜)여,
총애와 영예와 명성과 이익도 그대를 구차히 굽힐 수 없었으니,
苟屈: 구차하게 굽히다.
自非靑雲白石有深趣(자비청운백석유심취)면,
스스로 푸른 구름 흰 돌에 깊은 취미가 없다면,
靑雲白石: 푸른 구름과 흰 돌. 여산의 산수경치를 뜻함.
其意矹硉何由降(기의올률하유강)고?
그의 뜻의 비범함이 어디에서 내려왔겠는가?
矹硉: 본시는 돌 절벽이 위태롭게 보이는 모양. 여기서는 비범한 것. 빼어난 것을 뜻함.
丈夫壯節似君少(장부장절사군소)하니,
대장부의 큰 절조라 해도 그대 같은 이는 적을 것이니,
嗟我欲說安得巨筆如長杠(차아욕설안득거필여장강)고?
아아, 내 그대에 관해 쓰려하나 어찌 긴 깃대 같은 큰 붓을 구할 수가 있겠는가?
巨筆如長杠: 긴 깃대 같은 큰 붓. 여기서는 특출한 문필력을 뜻함.
杠: 외나무다리 강.
解說:
이 詩는 예부터 宋代의 名詩로 評判이 자자했던 作品이다. 廬山은 匡山, 匡慮 등으로 불리우며, 삼면이 물이요 첩첩한 계곡에는 名勝이 많아, ‘廬山의 眞面目을 알 수 없다.’고 예부터 讚嘆해 온 名山이다. 作者는 그러한 廬山의 雄壯함을 描寫하고 나서, 벼슬을 집어치우고 그곳에 숨어사는 친구 劉渙의 節操를 그 산에 비기며 稱頌하고 있다. 文章도 廬山만큼이나 特出함을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는 詩이다.
첫댓글 嗟我欲說安得巨筆如長杠?
라 할 정도로
정말 강호에는
기인이사가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