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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라딕스 익스프레스를 3주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새삼스럽게 세가지 정도를 다시 한번 곱씹게 되었네요.
첫 번째로는 합판은 합판, 카본은 역시 카본이라는 것입니다.
라딕스 익스프레스가 잘 받쳐주면서 히노끼 표층의 영향으로 생각되는 끌림이 좋은 건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합판과는 그 느낌이 전혀 달랐다는 걸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합판에서 두텁게 맞추면서 큰 폼으로 끌고 나가던 습성은 결정적인 순간, 라딕스 익스프레스에서는 오버되어 나가는 경우가 많았네요.
그 결과, 득점해야 할 순간에 자꾸 기회를 놓치니 게임을 하면 승률이 바닥을 치게 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두 번째로는 굉장한 파워의 강타는 나에게도 데미지를 주더라...는 겁니다.
적은 힘에도 팡팡 강렬하게 튀어나가는 볼을 만들어주던 라딕스 익스프레스.
그러나 탁구가 결국 한방 싸움이 아니라 연타 싸움인데, 강렬하게 쏘아댄 볼이 다시 반구되어 오면, 기존의 합판에서 반구되어 오던 볼보다 파워가 더 실려서 넘어와서 즉각 대응이 안되더군요.
특히, 구장에 유난히 수비가 좋으신 분들이 몇 분 계신데, 이런 분들과 게임을 하면 저는 아주 밥이었습니다...;;
세 번째, 마지막으로 결국 나는 이 블레이드를 원활하게 사용하려면, 좀 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리는 파워는 힘이 좋아서 더 강렬했을지 몰라도, 이 라켓을 들었을 때, 저를 상대하신 분들의 소감을 들어보면, 볼 파워는 늘었는데 다른 의미에서의 파워(?)가 줄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 정리하면, 볼 회전력이 이전보다 약하게 들어와서 방어가 예전보다 수월했다고들 하네요.
그래서 저는 이 카본 블레이드가 반발력을 높여주는 대신, 회전이 잘 걸리지 않는 건 아닐까 해서, 코치님장과 지커 슈퍼 ZLC를 쓰시는 형님꼐 시타를 의뢰했는데, 낮게 깔리면서 쫙 뻗는 받기도 어려운 볼이 들어옵니다.
결국, 제가 아직 임팩트를 주는 연습이 덜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니, 라딕스 익스프레스를 주력 라켓으로 사용할 수가 없어서, 현재는 고이 모셔두고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1. 사용 라켓 및 기존 사용 러버
OFF- 급의 넥시에서 나온 Z 블레이드 + 포핸드 오메가7 프로 + 백핸드 프레스트 스핀으로 구성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켓은 반발력이 그리 높지 않으면서 볼을 쳐낼 때 어느 정도는 진동이 있는 드라이브 전용의 7겹 합판 라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포핸드와 백핸드 러버 역시 드라이브 전형에게 잘 맞는 러버들인데, 융통성과 안정성이 대단히 우수한 러버들로서, 임팩트를 제대로 주지 못해도 러버 능력으로 상당히 강렬한 회전을 멈금은 볼을 상대방에게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대단히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저의 주력채인데, 가끔은 약한 반발력이 좀 아쉬울 때가 있었습니다.
카본을 사용하는 분들을 보면, 가볍게 가져다대도 블록 및 쇼트 등이 상당히 원활하게 잘 되는데, 제꺼는 슬쩍 가져다대는 정도로는 네트행이었던 적이 많았던 지라, 반발력이 조금 아쉬운 상태였습니다~
2. 첫 느낌
위에 이야기한 아쉬움이 상쇄되는 듯한...
슬쩍 쳤는데도 굉장히 강하게 나아가는 공...
그러나 그것이 머무르지도 않고 튕겨나가는 느낌이 아닌, 제대로 블레이드에서 들러붙었다가 튀어나가는 듯한 그 느낌은...
갑자기 그런 저런 상대들만 만나다가 이상형을 만나서 한눈에 반하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그 정도로 이전에 겪어보았던 카본류의 라켓 느낌도 아니었고, 5겹이나 7겹의 합판 느낌도 아닌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3. 드라이브, 스매시
쩍쩍 붙었다가 볼이 직선형으로 튀어나갑니다.
상당히 거칠고 강력하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라딕스 익스프레스로 레슨을 받는데, 초반에는 관장님이 깜짝 놀랍니다.
누가 봐도 볼이 확실히 예전보다 빨라져서 들어가니, 몇 번 리시브 실패를 하시고는 갑자기 긴장을 하시더군요.
레슨이 끝나고 관장님이 하신 말씀은 결국 총무님, 블레이드 또 바꾸셨네~ 하는 이야기였지만, 그만큼 처음 마주치는 분들은 갑자기 달라진 공 파워에 처음에는 다 깜짝 놀라시는 걸 경험했습니다.
작은 힘에도 쉽게 드라이브가 잘 걸리고, 스매시도 아주 시원하게 빵~하고 뚫고 들어갑니다.
뭔가 홀린 것처럼 갑자기 엄청 공격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파워가 세지니, 적당히 달래가면서 게임을 못하겠더군요.
나중에 알았지만, 힘을 좀 빼고 쳤어야 하는데, 라켓에 홀려 넘치는 파워 조절이 어려웠습니다.
제 드라이브 타법에서는 힘을 빼고 치면, 회전이 기존 메인 라켓보다 회전이 덜 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볼 조절을 위해 힘을 빼고 친 드라이브는 상대방의 먹이감이 되기 일쑤더군요.
4. 백핸드
끌림이 좋긴 했지만 역시 카본이었습니다.
블록은 아주 좋습니다.
반면에, 백핸드도 기존보다 딱딱한 느낌이 드니까 백드라이브 범실이 좀 많아지더군요.
두텁게 감아 올렸다가 눌러주는데, 볼이 포핸드 때와 마찬가지로 직선적으로 나아가는 형태를 띠니, 조금만 폼이 어긋나도 네트 상단부에 걸리기 일쑤였습니다.
레슨 때, 관장님이 제 백드라이브에 대해 손목 회전을 여전히 덜 주고 있고 때리는 형태라고 했는데, 그게 합판에서는 어느 정도는 용인되면서 융통성 있게 들어가던 볼도 라딕스 익스프레스에서는 대체로 성공률이 좀더 떨어지네요.
기본적으로 포백을 쳐보면서 이 라켓의 진가를 제대로 뽑아보려면 어느 정도는 폼이 완성되어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상급자용 라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쇼트, 커트
커트와 쇼트는 무난합니다.
특히 포핸드의 헥서 파워그립 러버는 볼을 잘 긁네요.
날카롭게 쭉 깔려가는 볼에 상대방이 당황하여 볼이 떠서 오게 만듭니다.
기회인데, 그 기회를 잘 살리진 못했네요.
치키타 스매싱 실패로 점수는 실점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쇼트는 카본 블레이드답게 제 주력 라켓보다는 확실히 파워 있게 쭉쭉 뻗는 볼을 만들어 보낼 수 있었습니다.
6. 서비스
제일 처음에 1주일은 포핸드에도 프레스토 스핀을 붙여서 사용했었는데, 그때는 러버 특유의 튕기는 성질 때문이었는지 대체로 긴서브 위주로 서비스를 넣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만, 헥서 파워그립으로 바꾼 뒤로는 길고 짧은 커드 서브, 횡회전 등이 모두 원하는 대로 잘 되었습니다.
확실히 서비스를 넣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네요.
7. 총평 및 추천 포인트
만약에...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봅니다.
제가 처음 셰이크 라켓을 접하는 분들이 하는 고민처럼 (중펜도 이 범주에...^^;), 반발력을 위해 카본류를 선택하면서 비싼 ZLC 라켓을 사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는 사람이었다면, 이 라딕스 익스프레스는 탁구를 시작하는 라켓이자, 탁구를 치는 한 평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 라켓을 먼저 접했다면, 함판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손맛도 그렇고 파워 측면에서도 합판 쪽이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합판이 궁금해서 잠시 외도를 했다가도 다시 화려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라딕스 익스프레스로 돌아왔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ZLC류의 라켓 비용에 부담을 느껴 그보다는 저렴한 합판에 먼저 익숙해진 주인장은 이번에 잠시 라딕스 익스프레스에 홀렸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합판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미 익숙해진 합판이 너무나도 편했고 라딕스 익스프레스를 다루기에는 그의 실력이 너무나도 비루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그가 라딕스 익스프레스를 사귀었다면, 그는 라딕스 익스프레스가 이런 능력이 있음을 잘 모르고, 라딕스도 그간 만나온 정으로(?) 자신의 능력을 언젠가는 알아주길 바라면서 기다렸겠습니다만, 주인장은 잘 다루지 못하는 라딕스 익스프레스를 대회에서 과감히 배제하고 버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능력은 조금 모자르지만 조강지처와 함께 힘을 내서 이번 구대회 단체전 우승에 일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위와 같이 적었지만, 요약하면, ZLC는 아니지만 ZLC와 비슷한 성향의 카본을 채용한 라켓으로서, 이러한 성향의 라켓으로 탁구를 처음 시작하려는 초보자 및 임팩트가 좋은 중상급자용의 라켓이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저 같이 어중간한 사람이 사용하면, 독이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구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 관장님이 레슨 후 예전 채로 나가는 게 좋겠다는 말을 하시더군요.
저 같은 경우, 연타로 이어가는 것이 장점인데, 해당 채를 사용하면서 범실이 늘고 장점이 사라졌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따라서, 저는 실력이 더 올라가기 전까지는 눈물을 머금고 이 라켓을 봉인하기로 하였습니다.
끌림이 좋은 라켓인 만큼, 러버는 회전형의 러버들과 아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헥서 파워그립과도 잘 맞았고, 금궁 8도 잠깐 붙여서 쳐보다가 뒷면과 같은 색의 러버라서 다시 떼놓았는데, 회전이 일품이었습니다.
내년에는 좀더 실력을 키워서 주력채로 다시 사용해보고 싶네요.
지금까지는 소프트 카본이 들어갔던 스왓 카본 정도가 카본류 라켓에서도 제가 사용할만한 라켓인줄 알았는데, 라딕스 익스프레스에 이렇게까지 마음을 뺐길 줄은 몰랐습니다~ ^^;
이러한 기회를 주신 빠빠빠님과 업체 관계자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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