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 (꿈꾸는 듯한 표정이 되어) 1922년에서 1957년까지……. 삶이란 건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게 아닐까요. 입구와 출구. 그 사이를 우리가 채우는 거죠. 태어나서, 울고, 웃고, 먹고, 싸고, 움직이고, 자고, 사랑을 나누고, 싸우고, 얘기하고, 듣고, 걷고, 앉고, 눕고, 그러다…… 죽는 거예요. 각자 자신이 특별하고 유일무이하다고 믿지만 실은 누구나 정확히 똑같죠. 카롤린 : 그렇게 말하니까 별 매력이 없네요. 하지만 존재마다 고유한 서정성을 부여해 주는 미세한 결의 차이는 존재하죠. 케이스별로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예요. 카롤린 : 존재마다 고유한 서정성을 부여해 주는 미세한 결의 차이는 존재하죠.
카롤린 : 세상에 태어날 때 당신을 당신 어머니와 이어 주던 탯줄이 잘려 나가는 걸 견뎠잖아요. 이제 당신을 당신의 지난 삶과 이어 주는 심리적 끈이 잘려 나가는 걸 견뎌 내요.
베르트랑 :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그걸 여기서는 아주 좋지 않게 보죠!
가브리엘 : 나한테는 육화(肉化)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요. 고동치는 심장, 송송히 맺히는 땀, 입 안에 고이는 침, 자라나는 머리카락…… 맛있는 것을 먹고 사랑을 나눌 때의 기쁨. 뛸 때 두 다리에 팽팽히 힘이 들어가는 느낌, 선들선들하는 바람, 얼굴에 떨어지는 빗방울, 태양, 젊음, 심지어 노화마저도. 느껴 보고 싶은 것도 많아요. 자동차 핸들의 감촉, 주식 거래의 긴장감, 말 등에 올라 달리는 기분…….
나. 서무결 후기
존재마다 고유한 서정성을 부여해주는 미세한 결의 차이는 존재하죠.
진정한 의미에서 성공적인 죽음은 없다.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쓸 뿐: 삶에 대해 조금은 여유를 가지게 힘을 실어주는 말로 들려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충만한 삶의 끝자락에는 반드시 운명의 순간이 와요. 그때 무대에서 퇴장할 줄 알아야 해요.: 저에게는 언제가 '퇴장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느끼는지 떠올려보았습니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더는 못 할 것 같을 때도 그렇지만, 나아가서 더 이상 내가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주변까지 고통을 끼치게 될 때가 멈춰야 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긍정적인 힘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던 첫 마음도 새길 수 있었습니다.
눈앞에 뻔히 있는 걸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항상 문제라니까요.: '미움 받을 용기'가 부족해서 갈등을 애써 외면했던 제 자신이 떠올랐고, 우리가 갈등하는 대부분의 상황이 결국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럼에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라고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갈등을 지혜롭게 직면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같은 건 없어요.
커플로 산다는 것은 혼자 살면 겪지 않았을 문제들을 함께 해결한다는 의미다.
당신이 그걸 직업으로 삼지 않은 게 바로 잘못이에요.: 유전, 카르마, 자유의지 중 나는 무엇을 따르고 있는가?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은 어떨까? 이야기 나누며 흥미로웠습니다. 또, 책에서 소개된 25, 25, 50의 비율이 과연 맞을까 이야기해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이게 주차장 같은 거군요. 각자 정해진 자리가 있는?: 소위 '천직'이라고 말하는, 각자 뛰어난 두각을 드러내는 영역이 있는데 그를 주차장 자리로 표현한 것이 신선했습니다.
어떤 일이 어려워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겁이 많은 저에게 겁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보다 더 위안이 되는 구절이었습니다.
잘하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선택들이란 뜻입니다.: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큰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힘들게 하는 요인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선물을 잘 고르는 기술을 터득하고 싶어요.: 월평빌라에서 나눔으로 비롯되는 기쁨을 알게 된 이후 저의 새로운 희망사항입니다. 주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은, 실용성도 놓치지 않는 좋은 선물을 잘 고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