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것이 무서운 것은 사실이나 천주를 부정하는 것은 천배나 더 무섭습니다." - 성 손자선 토마스 -
"더 기쁜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서 잘 준비하고 사순을 잘 지내자"
본당 신부님께서 사순 기간 내내 강조하셨는데 신부님 보시기에 본당 시니어들의 사순 일상이 이뻐 보이셨나 봅니다.
신부님께서 전폭 지원을 약속하시며 성지 순례든 나드리든 다녀 오라는 말씀에 하루 일정으로 다녀 올 수 있는 곳을 생각해 봤습니다.
충청 지역 성지는 국토의 중간 지점에 있어서인지 본당 차원에서 많이 다녀오는 곳인데요. 이중 순교 성지와 관광지가 근접한 공주지역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공주는 '백제 문화' 중심 도시로 우리가 쉽게 접하는 경주와는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 같고, 순례와 나드리도 겸 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 되었습니다.
'수고한 당신 떠나라!' ^^
기왕 떠나는 것, 어버이날 즈음해서 가고 싶었지만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이름값 때문인지 5월 말까지 관광버스 예약이 끝나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 교통편이 구해 져 4월 30(화) 아침 7시, 37명의 효자 본당 시니어 그룹은 신부님의 강복과 배웅을 받으며 길을 나섰습니다.
보기에도 내부가 관광 버스같지요.
이번 부활 때 출고 된 신차랍니다.
○ 황새 바위 성지 안에서
충남 공주시 왕릉로 118 (교동 1-20)
공주 들머리 언덕 바위 위로 소나무가 늘어져 '황새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 황새바위.
또 다른 이름은 순교자들께서 '항쇄(목에 씌우는 칼, 형구)를 차고 바위 앞에 끌려가 처형'되어 '항쇄바위'라 불렸는데 세월이 흐르며 황새 바위가 되었다는 사연이 전해집니다.
항쇄바위 스토리에 가슴에 아립니다.
금강이 지척인 성지는 성지주차장에서 몇개의 계단을 오르면 좌측으로 언덕길과 함께 예수 성심상이 있고 전면에 성지 성당이 바로 보입니다.
성당 입구에 작지만, 미소 짓게 만드는 환영의 인삿말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지 미사는 대부분 오전 11시 미사입니다.
미사 10분 전까지 미사 지향 예물을 받고 미사 중에는 성지 후원 헌금이 있습니다.
충청도 사투리로 아주 재미있게 강론을 하시는 성지 전담 한 미카엘 신부님께서 순교 성지에 와서는 "하느님을 만나고, 순교자를 만나고, 나(자신)를 만나고 가라" 하셨습니다.
일정 계획 때문에 바삐 움직였지만 조금 여유있는 순례, 머무는 순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점심은 성지에서 준비해 주었는데요
보통 야외에서 식사하는데 전날 비로 인해 바닥이 젖어 성당 입구 로비에 준비를 하였다고 합니다.
호사스럽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맛깔나는, 모두를 만족 시키는 점심이었습니다.
예수 성심상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순교자 광장'으로 이어집니다.
돌계단 끝에 순교자 광장을 드나드는 돌문이 보입니다. 머리를 숙여야 통과하는데 이유가 있겠지요.
계단을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비켜가면 십자가의 길이 있고 끝 지점에는 성모동산이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마치면 순교자 광장 옆으로 들어섭니다.
열두 사도와 순교자를 상징하는 '열두개의 빛돌' 이 있고 '무덤 경당'과 '순교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무덤 경당은 지하로 내려가고, 순교탑에서는 기도와 묵상할 수 있도록 좌대가 준비 되어 있습니다.
순교자 광장에는 야외 미사가 가능하게 제대도 설치 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 공주는 충청 감영(도청)이 있던 곳으로 재판을 받는 우영이 있고 재판을 받고 수감 되는 향옥(도단위 교도소)이 있었다고 합니다.
충청 지역에서 체포 된 천주교인이 공주 감영으로 이송 되어 1,500 여명이 처형 순교하였고 이름이 전해지는 순교자만도 337위라고 합니다.
순교자 중에는 103위 성인 중 한분인 손자선 토마스 성인과 이국승 바오로, 김원중 스테파노, 이도기 바오로 세분의 복자분도 계십니다.
시복 추진중인 하느님의 종은 이존창 루도비꼬 곤자가(효자 2대 주임 신부님 조상)외 여섯분이 계십니다.
"이땅의 순교자들이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다시 언덕길을 올라 로사리오 길을 걸어가면 황새 바위 십자가와 부활 경당이 나옵니다
황새 바위 십자가는 십자 고상에 예수님 성상이 음각으로 조각 되어 있고 예수님께서는 지상에 내려와 계십니다. 십자가는 형구인 항쇄(칼) 모양입니다.
부활 경당은 3천여점의 백자 도자기로 벽면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소규모 인원의 미사도 가능합니다.
한 언덕 더 오르면 성지 맨 위쪽인 야외 제대가 나옵니다.
야외 제대는 하나의 큰 자연석이며 제대 뒤쪽으로 또 다른 '열두개의 빛돌'이 배치 되어 있습니다.
다른 일정으로 오래 머무르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단쳬 사진을 끝으로 성지 순례를 마무리합니다.
○ 성지 밖에서
오늘의 백제문화 체험은 무령 왕릉과 왕릉원입니다. 경주 천마총 만큼 유명한 역사 유물입니다. 당연히 세계 문화 유산입니다.
성지 뒤편 1.3 km 정도에 있습니다.
많은 초.중.고 학생들이 체험 학습을 왔는데 많은 초등 학생들이 볼 때마다 모두 배꼽 인사를 했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대전 도솔초라고 합니다. 충효의 고장답습니다.
대부분 백제 고분은 돌로 만든 '굴식 돌방 무덤' 형식인데 무령왕릉은 중국식 '벽돌무덤'이라고 합니다.
오래전에는 직접 무덤에 들어 갈 수 있었으나 문화재 보존 차원에서 지금은 기념관으로 대체하고 들어 가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기념관에서 모조 위품으로 직접 체험하고 느껴보고 문화 해설사를 통하여 자세히 듣고 공부 할 수 있습니다.
유적지구 입구에는 웅진 역사관이 있어 웅진 백제의 역사와 유물에 관하여 듣고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다시 황새바위 성지 맞은 편에 있는 공산성(웅진성)으로 이동합니다.
이곳도 세계 문화 유산입니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쉬엄 쉬엄 가시지요.
공산성은 웅진 백제의 왕성입니다.
현재의 모습은 조선시대 축조한 석성이고요 백제 시대에는 토성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산성에는 주차장이 없었습니다. 참고하십시요.
○ epilogue
이번 성지 순례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서 이구동성으로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모든 면에서 만족한다고 하였습니다. 만족한 만큼 감사할 일도 참 많았습니다.
우선 하느님께 예수님께 찬미 영광 드리고 신부님께도 사회복지위원회에도 또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
시니어 여러분!
핵관(핵심 관계자)이라는 말 아시지요. 우리 모두 하느님 예수님만 믿고 바라보는 하핵관, 예핵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핵관, 라떼스럽다고요.
그럼 인싸(insider) 아싸(outside)라는 젊은이들의 말은 아시나요
인싸는 각종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잘 어울리는 사람을 말하며, 아싸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을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한 우리 안에 양이 된지라밖에서 기웃거리는 아싸가 아닌, 효자 본당의 인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화이팅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수학여행 다녀오신것 같아요~~^^ 무사히. 즐겁게 잘 다녀오셔서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맞아요. 수학여행 다녀온 기분일겁니다.
매번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
시니어들의 이번 순례(?)일정에
크나큰 배려를 해주신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세심하게 신경 쓰신 사회복지
위원회 여러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재무위원장님 글 솜씨 또한 압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