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돔 왕이 대답하되 너는 우리 가운데로 지나가지 못하리라
민수기 20장 14-21절「모세가 가데스에서 에돔 왕에게 사신을 보내며 이르되 당신의 형제 이스라엘의 말에 우리가 당한 모든 고난을 당신도 아시거니와 우리 조상들이 애굽으로 내려갔으므로 우리가 애굽에 오래 거주하였더니 애굽인이 우리 조상들과 우리를 학대하였으므로 우리가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우리 소리를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나이다 이제 우리가 당신의 변방 모퉁이 한 성읍 가데스에 있사오니 청하건대 우리에게 당신의 땅을 지나가게 하소서 우리가 밭으로나 포도원으로 지나가지 아니하고 우물물도 마시지 아니하고 왕의 큰길로만 지나가고 당신의 지경에서 나가기까지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치우치지 아니하리이다 한다고 하라 하였더니 에돔 왕이 대답하되 너는 우리 가운데로 지나가지 못하리라 내가 칼을 들고 나아가 너를 대적할까 하노라 이스라엘 자손이 이르되 우리가 큰길로만 지나가겠고 우리나 우리 짐승이 당신의 물을 마시면 그 값을 낼 것이라 우리가 도보로 지나갈 뿐인즉 아무 일도 없으리이다 하나 그는 이르되 너는 지나가지 못하리라 하고 에돔 왕이 많은 백성을 거느리고 나와서 강한 손으로 막으니 에돔 왕이 이같이 이스라엘이 그의 영토로 지나감을 용납하지 아니하므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서 돌이키니라」
에돔은 이삭의 아들에서의 후손들이 사는 거주지 또는 그 민족의 이름이다. 에돔의 위치는 그 당시 이스라엘이 진을 치고 있던 가데스의 동북쪽에 있었으며, 사해에서 남쪽으로 홍해 동북면 아카바 만에 미치는 산악 지대였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통과하여 가나안 동편, 곧 요르단에 진격하고자 했다. 그 이유는 가데스에서 곧장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험준하고 가파른 산악지대로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에돔지역은 약속의 땅에 포함되지 않은 곳으로서, 이스라엘에게는 관심 밖의 땅이었다.
“우리 조상들이 애굽으로 내려갔으므로 우리가 애굽에 오래 거주하였더니” 야곱과 그 일행 70명이 가나안의 기근을 피해 요셉의 초청으로 애굽으로 내려갔는데, 이후 이민족이 애굽을 지배하게 되므로, 애굽의 왕 바로가 이스라엘 사람들을 학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학대에 견디지 못해 하나님께 부르짖기 시작한 것이다.
애굽은 세상을 상징하고, 가나안은 하나님 나라를 상징한다. 가나안에 있던 백성들이 기근으로 애굽으로 내려간 것은 하나님 나라에서 벌어진 악한 천사들의 영적 범죄로 그 영을 흙에 가두고 인간이 되게 하여,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인간들 속에 갇힌 영들이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이다. 하나님은 부르짖는 자들에게 천사를 보내주신다.
“우리 소리를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나이다” 여호와는 사람의 모습으로, 천사로 나타나기도 한다. 얍복강 가에서 야곱이 씨름한 하나님이 천사로 나타나기도 하고, 모세가 떨기 나무 불꽃 속에서 나타난 여호와가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천사는 메신저이지만,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내고 전하는 자이기도 하다.
“우리가 당신의 변방 모퉁이 한 성읍 가데스에 있사오니 청하건대 우리에게 당신의 땅을 지나가게 하소서” 변방이란 에돔의 서쪽 경계이며, 사해의 남서쪽이다. 이곳은 가데스 바네아의 북동쪽 끝단으로서, 에돔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니 통과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모세는 사해 남쪽에 위치한 에돔 땅을 지나 요단 동편 지역으로 진입하려 했다. 따라서 그들이 들어가려 했던 곳에는 에돔과 더불어 사해 동쪽의 모압 및 요단강 상류 동편의 암몬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모압과 암몬사이에는 아모리 남 왕국이, 그리고 암몬 북쪽 바산 지역에는아모리 북 왕국이 각각 그 세력을 굳히고 있었다. 이들 왕국들은 세력권 다툼에 온 힘을 쏟았으며 아모리 남 왕국이 모압을 쳐 아르논 강에 이르기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모세는 이 같은 정치상황을 이용하여 에돔과 모압으로 통하는 대로로 자신들이 통과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이다. 즉 아모리 왕국이 강해져 가는 것을 에돔과 모압이 우려하던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에돔 왕이 모세의 소청을 들어줄 것으로 생각한 것은 모세가 에돔과 모압을 통과한 후 가나안 땅으로 가려면 두 왕국의 적대국인 아모리와 충돌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아모리 족속을 무너뜨려 주기를 기대하면서 에돔 왕이 모세의 청을 들어줄 것이라는 생각이었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던 것이다.
“우리가 밭으로나 포도원으로 지나가지 아니하고 우물물도 마시지 아니하고 왕의 큰길로만 지나가고” 통과 시 도로만 이용할 뿐 통과 지역에 손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말이다. 약200만명 이상의 백성을 진행시켜야 하는 모세로서는 왕의 큰 길이 행군에 절대적으로 요청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에돔 왕은 오랜 민족적 감정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통과를 불허했다. 더욱이 그는 무력으로 이스라엘의 통과를 저지할 것이라고까지 경고했다.
“에돔 왕이 이같이 이스라엘이 그의 영토로 지나감을 용납하지 아니하므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서 돌이키니라”
이스라엘이 에돔과 접전하지 아니하고 쉽게 행군 방향을 돌린 이유는 하나님께서는 세일 산을 중심으로 한 에돔 땅을 에서의 후손들에게 기업으로 주셨기 때문이며, 하나님께서 형제 민족의 땅을 침범치 말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신명기 2장 4-5절「너는 또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세일에 거주하는 너희 동족 에서의 자손이 사는 지역으로 지날진대 그들이 너희를 두려워하리니 너희는 스스로 깊이 삼가고 그들과 다투지 말라 그들의 땅은 한 발자국도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세일산을 에서에게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창세기 33장 14-17절「청하건대 내 주는 종보다 앞서 가소서 나는 앞에 가는 가축과 자식들의 걸음대로 천천히 인도하여 세일(세이르)로 가서(보) 내 주께 나아가리이다 에서가 이르되 내가 내 종 몇 사람을 네게 머물게 하리라 야곱이 이르되 어찌하여 그리하리이까 나로 내 주께 은혜를 얻게 하소서 하매 이 날에 에서는 세일로 돌아가고 야곱은 숙곳에 이르러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그의 가축을 위하여 우릿간을 지었으므로 그 땅 이름을 숙곳(수카트)이라 부르더라」
세이르는 마귀, 우상, 토착민들의 산의 의미를 갖는다. “에서는 세일로 돌아가고”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를 신뢰하는 탐욕(우상)으로 인해서 은혜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돌아가고(보)” 라는 히브리어 단어 보는 거주한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에서는 원래 세일의 땅에 거주한다는 것이다. 이 땅에 속하는 자들은 여전히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다.
수카트는 수카의 복수형이다. 수카는 임시 오두막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수카의 복수형인 수카트는 덮는다 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성소(장막)를 의미한다. 야곱의 가축은 말씀이 이루어진 자들로서 임시 거처에 머무는데, 우릿간도 역시 수카다. 즉 성소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그 땅이라는 마콤은 다시 일어서야 하는 자들, 말씀으로 사망가운데서, 생명으로 일어나는 자들이 있는 땅이다. 그래서 그 땅 이름이 숙곳(장막)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이 성전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