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계곡을 찾으려면 영주시 백두대간 마구령(馬驅嶺,820m)을 넘는 길도 있다.
심중한 심장질환 연관으로 두 차례의 큰 수술을 거쳐 힘겹게 생명을 부지하는 처지이면서도, 사주팔자에 든 역마수(驛馬數) 천석고황(泉石膏肓)의 방랑벽만은 종래 고칠 수가 없어 이런 지경 노령으로 젊은아이 꾀어 오랫만에 강원도 영월 김삿갓면 와석리의 김삿갓계곡, 김삿갓유적을 찾아보기 위하여 길을 떠났다. 여행길에 올라 큰맘 먹고 영주시 마구령을 넘어보기로 하였다.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풍기IC를 진출하고 931번 지방도를 주행하여 순흥면사무소, 소수서원 지나면 금방 부석면소재지에 닿는다. 면소재지를 지나 부석사 쪽으로 방향을 잡아 주행하다 보면 『부석사』탐방지원센터 못미쳐 부석면 북지리의 『사과테마파크』가 있는 삼거리에 닿게 된다. 거기 삼거리는 935번 지방도로의 기점이면서 마구령,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 주막거리 지나 단양, 영월 쪽 김삿갓계곡으로 가는 도로표지가 보이는데, 그 초입은 아주 괜찮아 보이는 2차선 포장도로가 계속될 듯 보인다.
한참 동안은 그렇게 2차선 도로가 지속되는 듯하다가 임곡리라는 곳을 지나 이어 주행하면 갑자기 포장도로가 끊어지고 길이 이상해진다. 겨우 소형차 한 대 지나다닐 만한 볼품없는 콘크리트 포장길이 앞을 가로막아 당황할 지경에 이른다. 다음 사진에서 보듯이 거의 길이 끊어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상한 길이 나타나 처음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당황할 처지가 된다는 말이다.
차를 세우고 내려 찬찬히 지도를 검색해 보면 그 길이 분명히 935번 지방도임이 틀림없는데, 그러고 살펴보면 길의 모습이 바뀌는 지점 초입에 방범용 CCTV와 함께 『버스통행불가』라는 안내표지판, 그 길이 남대리, 충북 영춘으로 가는 길임을 알리는 내용,그리고 도로폭이 감소한다는 교통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적이 안심을 하고 용약 운행을 계속하면 다음과 같은 구절양장(九折羊腸)의 소로길을 구비쳐 오르게 되는데, 중간에 내려오는 트럭이나 승용차와 마주치면 부득이 도로가 조금 넓어지는 데를 골라 교행을 해야 된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면 비포장 구간과 함께 드디어 정상에 이르게 된다. 정상에는 등산객들의 주차 차량 몇 대가 눈에 띄어 보였다. 그 지점이 바로 해발 820m의 백두대간(白頭大幹) 마구령 정상인데, 정상부에는 표지석과 함께 백두대간을 찾는 등산객들을 위한 산행 안내 표지판 등이 여럿 준비돼어 있음을 보게 된다.
정상부에서 김삿갓계곡 단양쪽으로 내려가는 길의 모습은 다음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다.
마구령에서 부석사쪽으로 내려가는 콘크리트 포장길이 또 다음과 같은 모습이다.
마구령을 지나 내려가면 경북을 떠나 충북으로 드는 도계의 마지막 마을인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 주막거리에 이른다. 그곳에는 우리 대상 31회 동기생인 정준도 벗의 가족이 지은 사찰인 현정사가 최근에 크게 이름이 나 있다. 여기 영주 부석면의 남대리와 현정사 일원과 영주시 단산면의 마락리 일원은 우리 경북 지역의 고장이면서 그곳에서 발원한 물이 낙동강이 아니고 남한강, 서울, 한강을 거쳐 인천 앞바다로 흘러가는 물이 된다는 것이 아주 특이한 점이다. 과거에 부석북부초등학교 남대분교장이 있던 이 남대리의 현정사 앞을 지나면 금방 충북 도계를 지나는데, 충북쪽의 첫마을은 의풍분교장 온달캠프장의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이다. 의풍리에서 영춘면소재지 쪽 길이 아닌 김삿갓계곡 쪽으로 길을 잡으면 금방 충북과 강원도의 도계를 지나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의 김삿갓 유적에 닿는데 그 의풍리에서 3km, 4-5분 거리에 있다.